코로나가 천재지변이어도 감면은 안 된다?... 등록금 반환 집단소송 법적 쟁점과 전망
코로나가 천재지변이어도 감면은 안 된다?... 등록금 반환 집단소송 법적 쟁점과 전망
  • 유재광 기자, 윤수경 변호사
  • 승인 2020.07.02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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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령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에 등록금 감면 사유 규정"
"사유에 해당해도 감면 결정은 총장 재량... 법리 다툼 치열할 듯"
미국도 50개 이상 대학 상대 소송 제기... 수십만명 집단소송 추진

▲유재광 앵커= 대학 등록금 반환 집단소송 얘기 더 해보겠습니다. '윤수경 변호사의 이슈 속 법과 생활'입니다.

대학생들이 사립대의 경우 100만원씩, 국공립대는 50만원씩을 돌려달라는 집단소송을 냈는데, 현재 대학 등록금이 얼마나 되나요.

▲윤수경 변호사=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 등 대학생 단체로 이뤄진 '등록금반환운동본부'는 어제(1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46개 대학 소속 3천500여명의 학생들이 대학과 국가를 상대로 등록금 반환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습니다.

운동본부가 5, 6월 온라인으로 모집한 대학생들이 소송인단에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돼 학습권을 침해받았다"며 교육부와 대학을 상대로 등록금 반환 소송에 나섰습니다. 대학들이 비대면 위주 강의를 진행하면서 학생들은 학교시설도 이용하지 못했고, 대면 수업에 비해 질 낮은 강의를 제공 받았다는 게 소송 이유입니다.

이들은 교육부와 대학이 사립대 학생에게 1인당 100만원, 국공립대학 학생에게는 50만원씩 일괄적으로 반환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운동본부는 소송 제기 후 각 학생이 실제 납부한 등록금에 따라 반환 청구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학 등록금은 대학에 따라 그리고 전공에 따라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전국 대학 한 학기 등록금 평균은 약 671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100만원이면 6분의 1에서 7분의 1 수준으로 반환 청구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그렇게 많이 요구하는 건 아니네요.

▲윤수경 변호사= 네, 최근 전대넷이 대학생 1만여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99%가 등록금을 반환받아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얼마를 돌려받아야 하는지 응답자 평균값은 등록금의 59%로 나타났습니다. 평균 등록금 671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59%에 해당하는 금액은 약 396만원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민변 변호사는 어제 기자회견에서 "오늘 소송은 일차적으로 소장을 접수하는 것"이라면서 "소송 과정에서 각 대학으로부터 예결산 자료 등을 제출받아 반환 요구 금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건국대가 그제 국내 대학들 가운데엔 처음으로 등록금 일부를 돌려주겠다고 발표했는데 얼마나 준다고 한 건가요.

▲윤수경 변호사= 건국대학교는 총학생회와 협의해서 전체 44억원의 재원을 '특별장학' 형식으로 재학생들에게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납부한 수업료에서 8.3%를 감면하거나 지원해주는 조처로, 재학생 1인당 29만~39만원이 지원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 건국대 관계자는 "학생들 입장에선 매우 부족하겠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한 손해와 비용을 전부 평가해 최선을 다했고, 총학도 받아들여서 타결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번 집단소송 대상에 건국대도 포함돼 있어 어떻게 보면 건국대 경우는 학교와 학생 간에 반환받아야 함 금액에 대한 인식 차를 보여주는 사례 아닌가 합니다.

▲앵커= 등록금 감면에 대한 법조항 같은 거는 어떻게 되어 있나요.

▲윤수경 변호사= 일단 대학 등록금은 교육부령인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의 적용을 받습니다. 해당 규칙 제3조 1항 '등록금의 면제·감액' 조항은 "학교의 장은 다음 각 호에 따라 등록금을 면제하거나 감액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즉, 등록금 감면은 총장 재량이고, 총장 전권입니다.

규칙은 감면 사유로 '학교 실정', '학생의 경제적 사정', '장학상 필요', '천재지변' 등을 열거하고 있습니다.

다만 해당 사유가 발생해도 규칙은 "등록금을 면제하거나 감액할 수 있다"고 하고 있어서 강제나 의무 조항이 아니고 앞서 말한 대로 총장 재량, 총장 결정에 달린 것입니다.

다만 제3조 5항은 "학교의 수업을 전학기(前學期) 또는 전월(前月)의 전기간(全期間)에 걸쳐 휴업한 경우에는 해당 학기 또는 해당 월의 등록금을 면제한다"고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즉, 한 달 이상 수업을 안 한 경우엔 대학이 의무적으로 해당하는 등록금을 반환해야 하지만 대부분 대학들이 개강 초기 2~3주 휴업하고 온라인 수업을 재개해 제3조 5항엔 해당하지 않습니다.

규칙만 놓고 보면 등록금을 감면해줄지 말지는 결국 총장 재량에 달린 것입니다.

▲앵커= 총장 재량이더라도 수업의 질이 떨어졌으니 등록금 일부를 반환해 달라는 학생들 주장이 경우에 어긋나 보이지는 않는데, 법적으로는 이게 어떻게 되나요.

▲윤수경 변호사= 등록금을 민사상 채무로 볼 수 있는데, 이를 제대로 쓰지 않았다면 채무불이행으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진행된 '인강'에 등록금이 제대로 쓰였는지 확인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부실한 비대면 강의로 학습권을 침해받은 학생들이 이번 소송을 통해 대학교가 관리 의무를 다했는지 따져보겠다는 의미입니다.

▲앵커= 앞서 등록금 감면 사유로 천재지변도 있었는데 코로나 사태, 이거 천재지변에 준하는 거 아닌가요. 그럼 감면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윤수경 변호사= 코로나가 천재지변에 해당하는지는 대학 등록금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회사 간의 계약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 코로나 사태는 사상 초유인 만큼 명확한 판단이 없었습니다. 이번 소송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추후 조정하겠지만 일단 100만원을 돌려달라고 했는데, 금액 산정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윤수경 변호사= 소송을 제기하고 청구취지를 확장하는 방법이 있으므로 일단 소송을 제기하는데 의미를 두고 인지대 등을 고려해 금액을 청구한 것 같습니다.

▲앵커= 소장에 교육부 관리감독과 대책마련 부작위에 대한 위자료 10만원 청구도 있던데 이거는 성립하는 건가요, 어떤가요. 

▲윤수경 변호사= 이번 등록금 반환 요구에 대한 교육부의 입장을 보게 되면, 교육부는 "대학이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렇지만 교육부의 일반적인 관리감독 외에 등록금 반환과 관련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 조항이 명확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이와 관련 지난 3월 인하대 재학생 이다훈(25)씨는 등록금과 관련된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대학이 적정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경우 등록금을 감액하도록 한다'는 입법이 필요하다는 이유였습니다.

현재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 제3조 제1항 제3호는 천재지변 등으로 인하여 등록금의 납입이 곤란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등록금을 면제하거나 감액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 규칙은 강제성이 없고 감액 결정 주체도 대학으로 돼 있습니다.

▲앵커= 헌법소원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 같고, 이렇게 대학 등록금을 돌려달라고 한 소송이 전례가 있나요.

▲윤수경 변호사= 지난 2018년 대법원은 교육여건 부실을 이유로 등록금 환불소송을 제기한 수원대 학생 42명의 손을 들어준 바 있습니다. 당시 대법원은 수원대에게 학생 1인당 30만~90만원씩 총 2천58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수원대의 경우, 당시 적립금에 비해 교육비 환원율, 전임교원 확보율, 실험실습비 및 학생지원비가 모두 대학평가 기준해 미달한 경우였기 때문에 이번 등록금 반환 청구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앵커= 미국 같은 데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윤수경 변호사= 미국 대학들은 한 학기 등록금과 기숙사비, 식비, 교재비 등까지 일괄해서 받는데, 하버드대와 브라운대 등 상당수 유명 대학들이 이 가운데 기숙사비와 식비에 해당하는 금액은 학생들에 돌려줬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건 엄밀히 따지면 우리 등록금과는 개념이 달라 단순하게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 미국에서도 50개 이상 대학에 대해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이 제기된 상태이고, 학생 개인 단위가 아니라 수십만 명에 달하는 미국 대학생을 대리하는 집단소송도 추진하고 있어 대규모 소송전으로 번질 가능성도 다분합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전인미답의 소송을 하게 되는 건데, 전망해 보시면 어떤가요.

▲윤수경 변호사= 코로나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 속에서 법원의 판단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판단은 다른 많은 계약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이번 소송을 통해 등록금 반환 여부뿐 아니라 등록금 반환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는 고등교육법과 대학등록금에 관한 규칙 등 법 제도의 문제까지 고민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말씀하신대로 재판 과정과 결과를 꼼꼼이 지켜봐야겠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윤수경 변호사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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