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현지 경찰 "고무농장 들어오는 야생동물 막기 위해 코코넛 안에 폭탄 설치"

'코코넛 폭탄'에 입을 다친 뒤 강물에 입을 담그고 죽음을 맞이한 인도코끼리. /AP=연합뉴스.
'코코넛 폭탄'에 입을 다친 뒤 강물에 입을 담그고 죽음을 맞이한 인도코끼리. /AP=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새끼를 밴 암컷 인도코끼리가 과일 안에 폭발물이 든 ‘코코넛 폭탄’을 먹다가 입 안에서 폭탄이 터져 2주 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못해 죽은 사건 관련 현지 경찰이 코코넛 폭탄을 만든 고무농장 일꾼을 체포했다. 

7일 인디안익스프레스, AFP통신에 따르면 인도 남부 케랄라 팔라카드 지역 경찰이 "고무농장 일꾼 윌슨(38)을 체포하고, 농장 주인과 아들을 쫓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피의자들은 고무농장에 들어오려는 야생동물을 막겠다고 코코넛 안에 폭발물을 숨겼다"고 발표하며 “농장 헛간에서 '코코넛 폭탄' 재료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에 체포된 윌슨은 "5월 둘째 주에 코코넛 폭탄 여러 개를 만들어 농장 경계선에 뒀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새끼를 밴 암컷 코끼리가 지난 5월 12일쯤 폭탄이 든 코코넛을 씹다가 폭탄이 입 안에서 터져 깊은 상처를 입고, 2주 동안 음식물과 물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돌아다녔다.

이 코끼리는 이런 상태로 같은 달 25일 강에 몸을 담근 채 산림 감시원에게 발견됐고, 산림 당국은 코끼리를 물 밖으로 데려 나와 치료하려 했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코끼리는 이를 거부하고 물속에 서서 27일 죽음을 맞았다.

산림 당국 관계자 모한 크리슈난은 "코끼리는 상처로 인한 고통과 배고픔에 시달리며 마을의 거리를 뛰어다닐 때도 인가나 사람에게 전혀 피해를 주지 않았다"며 “이 코끼리는 선량함으로 가득 찬 동물이었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새끼를 임신한 채 코코넛 폭탄에 입을 다쳐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는 코끼리의 사진과 동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인도 네티즌들은 누가, 무슨 이유에서 이런 짓을 저질렀는지 공분과 함께 비난이 쇄도했고, 현지 경찰은 범인 검거에 총력을 기울였다.

애초 이 암컷 코끼리는 폭죽으로 채워진 파인애플을 먹었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체포된 피의자는 멧돼지 등 야생동물의 농장 침입을 막기 위해 '코코넛 폭탄'을 제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야생동물 법에 따르면 보호종인 코끼리를 죽인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징역 7년까지 처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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