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라니'를 아십니까... 전동킥보드 음주운전에 징역형, 보험은 어떻게 되나
'킥라니'를 아십니까... 전동킥보드 음주운전에 징역형, 보험은 어떻게 되나
  • 유재광 기자, 윤수경 변호사
  • 승인 2020.06.03 1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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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보드'와 '고라니'의 합성어... 전동킥보드도 '자동차의무보험 대상' 첫 판결

▲유재광 앵커= 사람을 친 전동킥보드 음주운전자에 대해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윤수경 변호사의 이슈 속 법과 생활' 입니다. 일단 어떤 사고인지부터 볼까요. 

▲윤수경 변호사= 전동킥보드를 운전하던 49살 A씨는 지난해 10월 서울 금천구의 한 공원 앞 이면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전동킥보드를 운전하다 29살 보행자 B씨와 부딪쳤는데요. 전동킥보드에 치인 B씨는 전치 2주의 타박상을 입었습니다.

사고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80%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는 이 사고로 재판을 받던 지난 3월에도 음주 상태로 무면허 운전을 하다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앵커= 전동킥보드도 도로교통법 적용을 받는 자동차에 해당되는 건가요, 어떤 건가요. 

▲윤수경 변호사=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1단독 박원규 부장판사는 이번 판결에서 전동킥보드가 자동차라는 점을 처음으로 분명히 했습니다. 일단 A씨에 대해선 음주운전치상 혐의와 함께 ‘누구든지 의무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자동차 등을 도로에서 운행해서는 안 된다’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 혐의도 A씨에게 적용이 됐는데요. 전동킥보드도 자동차라며 의무보험 가입 대상으로 인정한 것입니다. 

박 판사는 “전동 킥보드는 손잡이, 발판 및 2개의 바퀴가 장착돼 있다”면서 “전원을 공급받는 모터에 의해 구동돼 육상에서 1인이 운행하는 이륜자동차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전동킥보드가 의무보험 가입대상인지를 두고 관련 업계와 수사당국의 입장이 엇갈렸는데, 이 판결이 확정되면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자동차로 분류되니까 보험을 가입해야 한다는 취지인가 보네요. 

▲윤수경 변호사= 그렇습니다. 이번 판결은 전동 킥보드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8조의 의무보험 가입대상인 자동차에 해당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 검찰은 A씨가 의무보험 미가입 상태에서 전동킥보드를 운행했다며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도 주장했는데요. A씨의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인정되지는 않았습니다. 

▲앵커=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다치게 한 부분에 대한 재판부 판결은 어떻게 됐나요. 

▲윤수경 변호사= 박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A씨에게 징역 1년 2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법원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기각했는데요. 

대부분의 개인 전동킥보드 운행자가 의무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던 점, 이전까지 전동 킥보드가 자동차라는 판결이 없는 등 개인이 운행하는 전동킥보드가 의무보험 가입대상이라는 사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극히 미약했던 점, A씨가 전동킥보드를 운행할 때 가입할 수 있는 의무보험 상품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집행유예긴 하지만 징역 1년2월이면 일반 자동차 음주운전이랑 똑같이 처벌한 거 아닌가요. 처벌 수위가 어떻게 되나요. 

▲윤수경 변호사= 당연히 음주운전을 하게 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이번처럼 음주운전으로 사람이 다치는 교통사고를 야기한 경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부상사고인 경우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되는데요. 

음주운전 처벌기준은 위반 횟수와 혈중알코올 농도 등 여러 처벌 기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자동차 음주운전의 경우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전동킥보드를 자동차로 처음 인정하면서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판결이라고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전동킥보드도 자동차로 분류되는데 보험이 없다는 건 문제 아닌가요. 

▲윤수경 변호사= 그동안 전동킥보드가 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린 가운데 이번에 첫 판결이 나온 것입니다. 주무관청인 국토교통부와 보험업계는 대체로 의무보험 가입 대상이 아니라고 보는 반면, 검찰은 의무보험 가입대상으로 판단하면서도 관련 보험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대부분 기소유예 처분을 해왔는데요. 

일부 보험사에선 전동킥보드 관련 상품을 판매하지만, 개인 이용자가 아닌 공유서비스 업체를 대상으로 합니다. 사실상 개인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 없는 상황인 겁니다. 

▲앵커= 그런데 전동킥보드는 자전거도로로 다닐 수 있는 건가요, 어떤 건가요. 

▲윤수경 변호사= 이와 관련 지난달 20일에 전동킥보드에 ‘자전거 등’의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개정안은 전동킥보드를 비롯한 원동기장치자전거 중 전기자전거와 동일한 최고속도 시속 25km 미만, 총중량 30kg 미만인 것을 새롭게 ‘개인형이동장치’로 규정하고 자전거도로 통행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전동킥보드의 자전거도로 통행이 가능해졌고, 만 13세 이상이면 운전면허 없이도 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지금까지는 제2종 운전면허의 하나인 '원동기 장치 자전거 면허'가 있고 만 16세 이상이어야만 전동킥보드를 운전할 수 있고요. 공유업체도 역시 이러한 조건을 충족한 사람에게만 전동 킥보드를 빌려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 전동킥보드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인데요. 점점 더 일상적으로 타고 있는데도 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자동차라는 건지 자전거라는 건지 살짝 헷갈리기도 하는데, 이거 뭐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요. 

▲윤수경 변호사= 규제 완화로 전동킥보드 관련 사고가 더욱 늘어날 수 있어 우려스럽긴 합니다. 자전거도로가 갖춰져 있는 곳이 많지 않아서 전동킥보드가 종종 차도를 이용해서 차량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고, 또 자전거·보행자겸용도로에서는 보행자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 등 개인용이동장치가 가해자인 교통사고는 지난 2017년 117건에서 2018년 225건으로 1년 사이 92%나 늘었습니다. 이에 전동킥보드 운행자를 '킥라니'라 일컫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고 하는데요. 

관련법 개정으로 전동킥보드 규제가 완화되고 사고도 늘면서 전용 보험 상품 개발 필요성은 더더욱 커진 상황입니다. 이번 판결에 따라 향후 전동 킥보드 관련 업종이나 소유자, 보험업계 등에서 관련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새로운 현상이 나타났으면 새로운 법과 제도가 갖춰져야 할 것 같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윤수경 변호사 webmaster@lt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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