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미수냐 특수상해냐... '경주 SUV 40대녀' 영상에 들끓는 분노
살인미수냐 특수상해냐... '경주 SUV 40대녀' 영상에 들끓는 분노
  • 유재광 기자, 윤수경 변호사
  • 승인 2020.05.27 17:5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살인의 고의 증명 어려울 가능성... 특수상해 적용 가능
특수상해죄,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 벌금형은 없어
'민식이법'은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 벌금형도 있어

▲유재광 앵커= '경북 경주 스쿨존 교통사고' 논란이 뜨겁습니다. '윤수경 변호사의 이슈 속 법과 생활' 입니다. 

 경주 스쿨존 교통사고, 어떤 사고인가요. 

▲윤수경 변호사= 25일 경주시 동천초등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 스쿨존에서 자전거를 타고 모퉁이를 돌아 앞서 가던 초등학생과 뒤따르던 SUV 승용차가 부딪치는 사고가 났습니다. 이 사고로 9살 A군은 사고로 다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했는데요. 

사고 당시 영상을 보면 양쪽에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는 좁은 도로에서 아이가 탄 자전거가 우회전을 하고, 뒤이어 달려온 SUV 차량이 자전거를 치어 아이가 넘어지는 모습이 나옵니다. 

추돌 당시 SUV 차량은 자전거 뒷바퀴를 친 뒤, 넘어진 자전거를 차량 오른쪽 바퀴로 밟고 지나간 후에 멈추는데, 자칫하면 자전거에 탔던 아이가 차량에 깔릴 뻔한 위험한 상황이였습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운전자는 인근 공원에서 놀던 자기 딸을 괴롭히고 달아난 A군을 붙잡기 위해 쫓아가다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사고는 다친 초등학생의 누나가 해당 동영상을 SNS에 올리며 운전자가 고의로 사고를 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고의로 사고를 냈다고 주장하는 근거가 어떻게 되나요.  

▲윤수경 변호사= 피해 초등학생 가족은 사고를 낸 승용차 운전자가 자신의 아이가 맞은 데 앙심을 품고 인근 놀이터에서 200m가량 쫓아와 일부러 낸 사고라고 주장했습니다. 

사고 전 놀이터에서 A군이 운전자의 딸인 5살 아이와 다툼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A군이 아이의 어깨를 때렸다고 전해지는데요. 

A군의 누나는 SNS에 올린 글에서 "아이가 아파서 절뚝절뚝하는데, 사람을 치게 되면 깜짝 놀라서 헐레벌떡 뛰어나와야 하는 게 보통인데 운전자는 너무나도 태연하게 차에서 내린다. 그리고 아이에게 ‘괜찮냐’는 말이 아니라 ‘니 왜 때렸노?’라고 말한다"고 밝혔습니다. 

운전자는 사고 신고도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고, A군은 인근 주민이 구급차를 불러 병원에 옮겨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앵커= 가해자 입장은 나온 게 있나요. 

▲윤수경 변호사= 가해자인 40대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에게 잠시 이야기하자고 했는데 그냥 가버려 뒤따라가다가 사고를 냈을 뿐 고의로 한 것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관할 경주경찰서는 사안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교통범죄수사팀과 형사팀으로 합동수사팀을 꾸렸습니다. 경찰은 자전거를 뒤에서 들이받은 SUV 운전자가 고의로 사고를 냈는지를 집중 수사하기로 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측이 주장하는 부분뿐만 아니라 사고 전반에 대해 종합적이고 면밀하게 수사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만일 고의로 쫒아와서 사고를 내고 자전거를 타고 넘은 거라면 살인미수 같은 게 성립하나요, 어떤가요. 

▲윤수경 변호사= 경찰은 고의성이 확인되면 도로교통법뿐 아니라 형법 등도 적용해 운전자를 입건할 방침인데요. 고의로 사고를 낸 것이 사실이라면 차량 운전자에게는 형법상 특수상해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각에서 이야기하는 살인미수까지는 적용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사고의 정도로 보아 살인의 고의까지는 증명이 어려워 보이기 때문입니다. 상해의 고의는 있어 보여 특수상해죄가 적용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형법 제258조의2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사람을 다치게 한 사람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는데요. 우리 대법원은 일관되게 자동차를 '위험한 물건'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고의' 입증을 못한다고 하면 처벌 수위가 어느 정도나 될까요. 

▲윤수경 변호사= 우선 고의든 아니든 가해자는 꽤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고의로 낸 사고가 아니라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사고가 난 만큼 운전자는 일명 '민식이법', 개정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피하기 어려울 것 같고요.

처벌 수위를 보면 스쿨존에서 어린이를 다치게 한 경우 적용되는 형량은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 법이 도입된 지 2달 정도밖에 지나지 않아 전례가 부족하고,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도 당연히 마련되어 있지 않아 현재 형량을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앵커= 일각에선 민식이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여론도 상당한데, 개인적으론 이번 사건과 연관지어 어떻게 보시나요. 

▲윤수경 변호사= '민식이법'으로 불리는 개정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은 운전자의 부주의로 스쿨존에서 어린이가 사망할 경우 운전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어린이가 상해를 입으면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부과됩니다.  

과실로 인한 사고임에도 강도 등 중범죄자보다 강한 처벌을 받을 수 있어 '형벌 비례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아왔는데요. 어린이 안전을 지키려는 당초 입법 취지는 살리되 처벌 규정이 합리적으로 조정될 필요는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앵커= 네. 오늘 잘 들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윤수경 변호사 webmaster@ltn.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수정 2020-06-18 14:40:26
민식이법 법정형보다는 형법 법정형을 높여서 개정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