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설명자료'... 이용수 할머니 지적과 비판에 대한 해명 없어

[법률방송뉴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어제(25일) 2번째 기자회견에서 “30년간 위안부 할머니들을 팔아먹었다”며 정의기억연대와 그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을 향한 분노를 직설적으로 표현했습니다.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던 윤 전 이사장은 오늘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정의연은 ‘설명자료’를 언론에 배포해 입장을 밝혔는데요. ‘앵커 브리핑’입니다.

[리포트]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정의연과 윤미향 전 이사장을 향한 첫 문제제기 후 18일 만에, 이용수 할머니는 2번째 기자회견에 나섰습니다.

차분하게 감정을 절제하며 말하던 이용수 할머니는 끝내 격해진 감정에 눈물을 보였습니다.

[이용수 할머니 / 위안부 피해자]

“위안부 할머니들을 팔아먹었습니다. 팔았습니다. 내가 왜 팔려야 됩니까."

윤 전 이사장과 정의연의 전신인 정대협이 할머니들을 이용해 모금을 하고 돈벌이를 했다는, 이용수 할머니의 발언이 나온 후 정의연은 ‘설명자료’를 통해 입장을 내놨습니다.

그러나 설명자료의 내용은 할머니가 이미 기자회견에서 말한 정신대와 위안부의 정의, 증언집과 관련한 것밖엔 없었습니다.

정의연은 "30년 운동을 함께 해왔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기자회견에 대해 입장을 내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면서도 “다만 몇 가지 부분에서 기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자료를 내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기자회견을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봤다. 마음 아프다”는 말로 시작한 정의연의 이 설명자료에는 이용수 할머니의 일부 발언에 대한 해명이 들어있습니다.

정의연은 그러면서 “할머니를 앉혀서 증언을 한 번 받은 적이 없다”, “1993년부터 책을 6천500원에 파는 것을 봤다. 그래도 몰랐다"는 이 할머니의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여기서 책은 정대협 등이 발간한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 군 위안부들: 증언집'을 가리킨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정신대연구회 연구원들이 참여해 증언 채록을 진행했고, 정대협과 한국정신대연구소 공동저작물로 증언집을 출간했다"며 "당시 증언집은 피해자의 존재를 알리고, '증거 문서 부재'를 이유로 불법성을 부인하는 일본 정부에 대한 가장 강력한 증거자료였다"고 정의연은 증언집 발간 경위를 설명했습니다. 

이어 "피해자의 증언을 부정하려는 일본 우익과 역사부정주의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공격받았던 분이 바로 이용수 할머니였다. 그래서 오늘 기자회견이 특히 더 마음이 아프게 다가왔다"며 "가해자에 맞서며 피해자의 증언 일부가 변화하기도 했지만, 일본군 '위안부'로서 겪어야 했던 피해의 본질적 내용은 결코 변한 적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정의연의 설명자료에는 윤 전 이사장과 정의연에 대해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며 그것은 “검찰에서 할 일"이라고 냉철하게 말한 이용수 할머니의 지적에 대한 답변은 없었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일본의 범죄사실 인정’, ‘법적 책임 이행’, ‘위안부의 인권과 명예’를 강조했습니다. 당연한 말입니다.

그것을 위해 30년간 활동해온 이용수 할머니가, 일본 우익과 역사를 부정하는 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공격 받은 분이라고 하면서도, 정작 이 할머니가 왜 윤 전 이사장과 정의연을 비판하는지 돌아보고 반성하고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지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용수 할머니의 2번째 기자회견은 사실상 마지막 회견이라는 할머니의 입장이 나왔다보니 그 어느때보다 국민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92살 할머니, 하지만 꼿꼿하고 절절한 그 발언을 보고 있는 기자의 마음은 더 이상 무거울 수 없었습니다.

이런 이목에 개의치 않는 듯한 정의연의 ‘설명자료’라는 것.

유체이탈 화법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이용수 할머니의 울분은 새삼 ‘위안부’나 ‘정신대’ 단어를 이해시켜 달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할머니들을 위해 설립된 단체라면 그 운영의 투명성부터 확보하라는 호소입니다.

그 단체가 불투명하고 온갖 의혹에 휘말려 있다면, 어떻게 바깥에 대고 '범죄사실'과 '법적 책임'을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까.

하루빨리 모든 의혹이 분명하게 해소되어야 합니다. ‘앵커브리핑’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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