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안 주면 운전도 못한다... 의원 158명 만장일치 법안 통과, 남은 과제는
양육비 안 주면 운전도 못한다... 의원 158명 만장일치 법안 통과, 남은 과제는
  • 장한지 기자
  • 승인 2020.05.21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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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긴급지원 후 징수, 자산조회 등 방안 포함... "100만 아동에 희망의 문"

[법률방송뉴스]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어제(20일) 오후 '양육비 이행 법안'이 재석 158명 전원의 찬성으로 통과됐습니다.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해 운전면허를 정지할 수 있도록 하고, 국가가 한시적으로 양육비를 긴급 지원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법안인데 20대 국회 마지막날까지 조마조마 지켜봤던 관계자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개정안이 일단 통과되긴 했지만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할 과제들도 남아 있는데, 장한지 기자가 관계자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어제 오후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앞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

여야가 '한명숙 전 총리 정치자금법 사건'을 재조사할지 여부, 21대 국회에서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권을 폐지해야 하는지 여부를 두고 설전과 입씨름을 벌이는 가운데, 법사위원들에게 일제히 문자가 날아들기 시작하는 게 법률방송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살고 싶어요. 매일 한번씩 '죽고 싶다. 힘들다. 양육비를 이렇게 받기 힘드나. 아들과 죽을까?' 생각이 들다가 '아니야, 열심히 살아보자' 마음을 다짐하며 하루를 보냅니다. 누가 또 죽어야 법을 만들어 주실 건가요. 부탁드립니다"는 절절하고도 절박한 호소입니다.

여야의 입씨름을 보다 못한 양육비해결총연합회 관계자들이 불안하고 조마조마한 마음에 법사위 의원들에게 양육비 이행법안 처리를 읍소하는 단체문자를 보낸 겁니다.

우여곡절 끝에 양육비 이행 법안은 법사위를 통과해 본회의로 넘어갔고 재석 158석에 찬성 158표, 반대와 기권은 0표, 투표 의원 '만장일치'로 본회의를 통과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양육비 이행 법안을 발의한 국회 여가위 여당 간사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법률방송과의 통화에서 소리 내 웃으며 후련함을 그대로 나타냈습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여당 간사]
"(혹시 어떠신지 듣고 싶어서요.) 너무 다행이죠. 너무 좋죠. (이거 2년 넘게 계류했지 않아요?) 맞아요. 예. 애썼습니다. 진짜. 고생했어요."

법안의 정식 명칭은 '양육비 이행 확보 및 지원에 관한 개정법률안'입니다.

내용은 우선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경우 지방경찰청장을 통해 운전면허를 정지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놨습니다. 

이와 함께 국가가 한시적으로 양육비를 긴급 지원 후 양육비 채무자에게 국세체납 처분의 예를 따라 징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한시적 양육비 긴급 지원시 양육비 채무자 동의 없이도 신용보험 정보를 관계기관에서 받아볼 수 있는 방안도 열어놨습니다.

월급이나 부동산 압류 등 실효적으로 양육비를 받아낼 수 있는 합법적인 길을 열어놓은 겁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여당 간사]
"그 다음에 운전면허 정지라고 하는 강제조항이 들어오고 또 본인의 동의 없이 금융자산 조회할 수 있고, 이래서 저는 실효성을 담보했다고 보고 강제성도 일정하게 있기 때문에 성과가 있었다 생각을 하고..."

그동안 법안 통과를 촉구하며 노심초사하던 양육비해결총연합회는 법안 통과 직후 "양육비 피해 100만 아동에게 희망의 문을 열어줬다"는 보도자료를 내고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손민희 / 양육비해결총연합회 부대표]
"회원들도 어제도 그렇게 법안 통과되고 나서 굉장히 많이 (양해연) 가입자들이 늘었어요. 포기하고 계셨던 분들이 '아, 나도 이제는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셨다는 글들이 올라오더라고요."

이게 단순히 법 하나 통과되고 말고 문제가 아닌, 관련 법이 있고 없고가 양육비에 대한 인식 자체를 좌우한다는 것이 손민희 부대표의 말입니다.

[손민희 / 양육비해결총연합회 부대표]
"'법으로 안 되니까 그냥 포기해야지'라고 포기하셨던 분들이 많았는데 '다시 받아야겠다. 이것은 당연히 지켜줘야 하는 권리구나'라는 그런 인식들이, 양육자들도 변화가 찾아온 거 같아요."

양육비를 안 주는 '나쁜 아빠들' 신상을 공개하는 '배드파더스' 사이트 운영자 명예훼손 사건을 맡아 1심 승소를 이끌어낸 양소영 변호사도 "뿌듯하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양소영 변호사(법무법인 숭인) / 배드파더스 소송 공동변호인단]
"저는 이게 배드파더스 사이트가 만들어지고 어쨌든 양육비 미지급 이런 문제를 알려서 인식의 전환도 가져오고 하여간 그 부분이 대법원이든 국회든 문제점을 인식하게 된 결과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배드파더스 사이트 공익성이 어쨌든 이로써 증명이 됐다고 할까요. 그런 점에서 뿌듯하게 생각을 하고..."

양 변호사는 다만 양육비 미지급자 신상공개가 빠진 데 대해선 아쉬워하며 추후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양소영 변호사(법무법인 숭인) / 배드파더스 소송 공동변호인단]
"법안에는 신상공개가 안 들어가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배드파더스 사이트가 아직 해야 할 역할이 남아있는 것이죠. 미지급자 관련해서 공개할 수 있는 법안이 근거가 마련돼야 할 것 같고요, 향후에."

이번 개정안을 통해 양육비 국가 대지급 제도가 발을 떼긴 했지만, 대지급 대상과 기간, 범위를 확대하는 것과 상습적·악질적 양육비 미지급자 형사처벌 등의 과제는 21대 국회 몫으로 남게 됐습니다.

경기도 용인병에서 당선돼 21대 국회로 생환한 정춘숙 의원은 국회가 열리면 관련 법안을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여당 간사]
"형사처벌 저는 해야 한다고 봅니다. 외국에서도 하고 있고요. 사실 이것은 아동으로 보면 아동인권의 문제, 아동학대까지도 볼 수 있어서 그것은 형사처벌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20대 국회 마지막 날 양육비 지급 이행 강제를 위한 의미 있는 첫걸음은 뗐습니다. 동시에 양육비 미지급자 신상공개와 형사처벌 등의 과제는 21대 국회 몫으로 남게 됐습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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