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우이동 아파트 경비원 "억울하다" 유서 남기고 사망... 국민청원도 올라와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법률방송뉴스] 서울 한 아파트 경비원이 주차 문제로 주민에게 폭행을 당한 뒤 억울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에 추모 움직임과 함께 '입주민 갑질'에 대한 공분이 일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저희 아파트 경비 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 "아파트 경비원을 죽음으로 내몬 한 입주민의 갑질과 폭행에 대해 엄벌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잇달아 올라왔다.

11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 주민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최모(59)씨는 전날 오전 2시쯤 자신의 집 주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씨는 자신이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이날 최씨가 생전에 근무하던 경비초소에 마련된 분향소에 모여 고인을 추모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달 21일 오전 11시쯤 아파트단지 내 주차 문제로 50대 주민 A씨와 시비가 붙었고, A씨는 최씨를 폭행한 뒤 관리사무소로 끌고 가 경비 일을 그만두라고 요구했다.

최씨의 유족은 A씨가 지난달 27일 CCTV 사각지대인 경비초소 안에 있는 화장실로 최씨를 끌고 가 여러 차례 폭행했다고도 주장했다.

최씨는 이튿날 상해 혐의로 A씨를 경찰에 고소했지만, 고소인 조사를 받기 전에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고소장을 바탕으로 사건의 기초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A씨) 소환조사 일정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자신이 이웃들 앞에서 모욕을 당했다며 지난달 최씨를 모욕죄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린 청원인은 자신을 이 아파트에서 2년째 사는 주민이라고 소개하고 "(최씨는) 자기 가족처럼 항상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희생하는 순수하고 좋은 분이셨다"며 "약자가 강자에게 협박과 폭행을 당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없는 나라가 되게 해달라"고 말했다.

이 청원은 이날 오후 3시30분 현재 1만4천여명이 동의했다.

A씨는 이에 대해 언론에 "일단 사람이 죽은 문제이다보니 되도록 망자와 관련해 대응하지 않았지만, 유족과 주민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억울하다"고 말했다.

A씨는 "최씨가 처음 아파트에 입사했을 때 슬리퍼를 신은 복장에 대해 지적했는데, 그 후로 억하심정이 있는지 아파트단지 주차장에서 유독 제 자동차의 이중주차만 문제삼았다"며 "사건 당일에도 (최씨가) 차를 밀었고, 이를 말리자 위협하는 듯이 제 쪽으로 차를 밀길래 시비가 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랑이가 있었지만, '경비실 화장실에서 코뼈가 부러지도록 폭행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허위사실을 말하는 일부 주민과 유족을 상대로 형사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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