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명부 1천309명 연락 안돼"... 방대본 "용인 확진자 단일 전파 아냐"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한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에 9일 임시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한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에 9일 임시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방역당국이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일어난 코로나19 집단감염은 용인 확진자 A(29)씨를 단일 감염원으로 한 전파가 아니라 다른 연결고리가 더 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확정 안 된 감염원이 더 있을 수 있다는 뜻으로, 방역 추적이 힘든 이들에 의한 2차, 3차 감염이 더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9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연 정례 브리핑에서 "이태원 클럽과 관련한 집단감염이 초발 환자에 의한 단일한 전파나 확산이 아니라, 산발적인 전파의 연결고리들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초발 환자의 증상 발현일이자 클럽 방문일인 지난 2일에 증상이 나타난 다른 사례들도 있고, 초발 환자가 방문하지 않은 날에도 증상이 나타난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추적조사 과정에서 증상 발현일도 변화할 수 있고, 추가로 발견되는 환자에 따라 발병 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방역당국은 전날에는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은 클럽에서 지난 2일 노출돼 감염된 확진자가 대다수라며 A씨에 의한 2차 전파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 2일부터 고열과 설사 등 코로나19 증상을 보였고, 그날 0시∼오전 3시 30분에 이태원 킹, 오전 1시∼1시 40분에 트렁크, 오전 3시 30∼50분에 퀸 등 클럽들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권 부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서울 이태원 클럽과 관련한 접촉자 조사 결과 이날 오전 9시까지 총 2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27명은 A씨와 그의 직장동료, 이태원 클럽 관련 21명, 이들로 인한 지역사회 감염 4명(가족 2명, 지인 2명)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13명, 경기 7명, 인천 5명, 충북 1명, 부산 1명이다.

그러나 이같은 방대본의 집계는 서울시의 발표와 차이가 크다. 서울시는 이날 낮 12시 기준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으로 인해 서울에서만 27명이 확진됐고,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4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시청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용인 확진자가 다녀간 이태원 클럽들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서울에서 지금까지 27명이 확진됐다"며 "오늘 낮 12시 기준 16명이 추가된 것이며 가족과 지인을 포함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태원 클럽 관련 전체 확진자 수는 서울 27명, 경기 7명, 인천 5명, 부산 1명 등 40명"이라며 "앞으로 추가 확진자가 더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또 "문제가 된 이태원 클럽들에서 작성한 명단을 확인한 결과 상당 부분 정보가 부정확했다"며 "출입자 명부의 1천936명 중 637명만 통화가 됐고 나머지 1천309명은 불통이다. 불통인 사람들은 경찰과 함께 반드시 검사를 받게끔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코로나19와 열심히 싸워 'K방역'이라는 평가를 받고 조심스럽게 개학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몇 사람 때문에 공든 탑이 무너진 것에 허탈함과 분노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대책으로 “지금 즉시 클럽, 감성주점, 콜라텍, 룸살롱 등 모든 유흥시설에 대해 집합금지 명령을 발령한다"며 "위반 시 엄중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합금지 해제는 별도 명령을 통해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조치를 내릴 수밖에 없는 것은 명부의 부정확성, 이태원 클럽 확진자 발생이 여러 날짜에 걸쳐있다는 점, 이태원 클럽 확진자가 신촌 클럽 등에도 다녀간 점 등에 비춰 운영자제 권고만으로는 안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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