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를 통해 본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는 요식업계 1위인 장가그룹의 장회장과 악연인 박새로이가 각자의 방식으로 장사를 하고 그 가운데 발생하는 갈등 관계를 그린 것으로, 필자도 굉장히 재미있게 본 드라마입니다.
박새로이는 장가그룹을 무너뜨리기 위해 단밤이라는 포차를 창업하여 조이서의 도움으로 자리를 잡게 됩니다. 하지만 곧이어 장회장은 박새로이가 차린 포차의 건물을 사들이고, 박새로이에게 ‘5%의 월세 인상과 함께 계약기간이 끝나면 내가 장사를 할테니 가게를 비우고 나가달라, 그렇지 않으면 권리금도 챙기지 못할 것이다’라고 요구하는데요. 이에 박새로이는 어쩔 수 없이 기존에 영업하던 건물에서 퇴거하고 자신이 보유한 장가 주식을 매도하여 새로운 건물을 매입합니다.
건물주의 월세 인상과 퇴거 요구. 현실에서도 심심치않게 발견되는 광경인데요. '이태원 클라쓰'에서 발생한 상황을 바탕으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상 임차인의 권리에 대하여 살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먼저 장회장의 임대료 인상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살펴볼까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임대인은 임차인의 월세나 보증금의 증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월세를 증액하는 경우 그 인상률은 5%를 초과할 수 없으며, 임대차계약 또는 약정한 임대료의 증액이 있은 후 1년 이내에는 다시 증액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장회장이 요구한 임대료 5% 인상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장회장이 계약기간 종료 후 무조건적으로 퇴거를 하라고 요구하는 부분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데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의하면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를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이라고 하는데요. 2018년 10월 16일부터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이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임차인은 전체 임대차기간이 10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임대인에게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상 임차인은 권리금 회수 기회를 보장받게 되는데요. 권리금은 영업을 하려는 자가 영업시설·비품, 영업상의 노하우, 위치적 이점 등 유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양도 또는 이용의 대가로 양도인에게 지급하는 금전적 대가이기 때문에, 건물주가 직접 영업을 하게 된다면 기존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할 의무가 발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만약 장회장과 같이 임대인이 직접 상가를 운영하겠다는 이유로 임차인에게 신규 임차인을 주선하지 않고 권리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이는 임차인에 대한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의무를 위반하는 것에 해당하기 때문에,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권리금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박새로이가 건물에서 퇴거하기 이전 법률상담을 받았더라면 계약기간 갱신 및 권리금을 지급받을 수 있었을텐데요. 드라마를 보는 내내 저는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아직까지도 많은 임차인분들께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을 잘 모른 채 건물주가 요구하는 대로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경우가 많으신데요. 만일 유사 상황이 발생한다면 변호사 상담 및 조력을 통해 적절한 대처를 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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