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툭튀'를 어찌 피하라고... 민식이법 과잉처벌 논란, '선진국 스쿨존'은 어떻게 운영
'갑툭튀'를 어찌 피하라고... 민식이법 과잉처벌 논란, '선진국 스쿨존'은 어떻게 운영
  • 장한지 기자
  • 승인 2020.05.07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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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적 논쟁보다 스쿨존 교통사고 방지 시설과 시스템 마련에 중지 모아야"

[법률방송뉴스] 스쿨존 어린아이 교통사고 처벌을 강화한 민식이법 시행을 두고 논란이 끊이질 않습니다.

일각에선 과잉처벌 주장과 함께 법 재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고친다면 어떻게 고쳐야 할까요. 선진국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장한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 올라온 사고 영상입니다.

규정 속도를 지키며 파란불에 직진신호를 받아 가는데, 반대 차선 차량 사이에서 갑자기 아이가 튀어나옵니다.

[한문철 교통전문 변호사 / 유튜브 채널 '한문철TV']
"저것을 어떻게 피해요. 못 피하죠."

해당 차량 운전자에 과실을 묻기 어려운 피할 수 없는 사고.

하지만 경찰의 '교통사고 사실 확인원'에는 운전자가 '가해자'로 적시돼 있습니다.

교통사고 조사 경찰은 "차대 사람 사고는 무조건 차를 가해자로 본다"고 답했다는 것이 영상 제보자의 말입니다.

이같은 사고가 스쿨존에서 발생했다면 운전자는 강화된 민식이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문철 교통전문 변호사 / 유튜브 채널 '한문철TV']
"민식이법 조심하면 된다고요? 속도 30km/h 이하로 가고 운전자가 조심해서 가면 된다고요?"

이런 과잉 처벌 논란 때문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민식이법을 다시 개정하라는 청원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습니다.

일단 스쿨존 안에서 교통사고가 나면 모두 징역을 산다는 식의 말은 오해이거나 잘못된 주장입니다.

[김익태 미국 변호사 / 법무법인 도담]
"무조건 그 안에서 과속을 안 했는데 아이를 치면 무조건 다 징역형을 사는 것은 아니잖아요. 만약 과속이 인정이 됐을 경우에 그리고 사망사고로 이어질 경우에 가중처벌이 될 텐데..."

관련해서 미국의 경우 주마다 다르긴 하지만 스쿨존 제한속도는 우리나라와 같은 시속 30km입니다.

스쿨버스가 정차했을 경우엔 일반 차량은 추월할 수 없습니다. 차량 앞뒤로 아이가 지나가거나 길을 건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쿨존에서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벌금을 2배 이상 물리는 등 기본적으로 일반 법규 위반보다 훨씬 강하게 처벌하는 것도 민식이법과 비슷합니다.

[김익태 미국 변호사 / 법무법인 도담]
"미국에서도 일정한 정도 과속이 있었으면 그것은 난폭운전으로 간주하고 이미 법을 하나 어긴 상태에서 그것이 또 다른 과실치사나 인명피해로 이어질 경우에는 엄중하게 다스리죠."

스쿨존엔 아예 일반 차량들은 들어가지 못하게 제한하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스웨덴이 대표적입니다.

학교 입구 등 이른바 '홈존'이라고 불리는 곳에선 차량 통행이 전면 금지되고, 학교 주변 도로엔 20cm 높이 방지턱을 설치해 속도 감소를 유도합니다.

이웃한 일본의 경우도 스쿨존 제한 속도는 우리나라와 같은 시속 30km이고 등하교 시간엔 차량 진입이 제한됩니다.

[이탁규 일본 변호사 / 일본 변호사 법인 J&T파트너즈]
"예를 들어서 시간을 지정해서 통학시간에 통행금지를 시킨다든지요, 이게 일반적이고요. 아니면 일방통행으로 만든다든지요, 그 도로 자체를. 그리고 또 하나는 속도제한..."

다만 일본의 경우엔 스쿨존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다양한 규제를 설치해 놓긴 했지만, 민식이법과 같은 가중처벌 규정은 없다는 것이 이탁규 변호사의 설명입니다.

[이탁규 일본 변호사 / 일본변호사 법인 J&T파트너즈]
"속도제한을 어기면 도로교통법에 따라서 처벌받게 되죠. 가중처벌이라기보다는 처벌 자체를 가중한다고 하기보다는 처벌이 되는 제한들을 만들어 놓은, 규제를 만들어 놓은, 설정해 놓은 것이죠."

그 외 영국 등 상당수 선진국에선 구간별 차량 출입 금지와 함께 과속방지턱과 감속 유도를 위한 차선 곡선처리 등 사고 방지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엔 스쿨존에선 운전자 신호등이 보행자 신호가 꺼진 후 3~4초 후에 들어오도록 설계돼 있고, 기본적으로 인도와 차도를 분리하는 펜스가 잘 설치돼 있습니다. 

그밖에 아예 스쿨존에 '사고발생 시 무조건 운전자 과실'이라는 표지판을 세워놓고 운전자의 경각심을 강하게 자극하기도 합니다.

처벌 강화 여부를 두고 소모적 논쟁을 벌일 게 아니라 이런 제도를 우리나라에도 들여와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입니다.

[이성렬 수석연구원 /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교통안전 시설물을 통해서 감속을 유도할 수 있도록 이렇게 유도하는 게 맞겠다, 과속을 할 수 없는, 예를 들면 과속방지턱이라든가 보행자-차량 분리를 위한 펜스를 설치한다든가 불법 주정차를 단속한다든가 이런 부분들이 훨씬 더 실효성 있는..."

마찬가지로 민식이법을 개정한다면 처벌 자체가 아닌 스쿨존 내 사고를 미연에 막을 수 있는 시설과 제도, 시스템 마련을 강제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특히 유럽에 보면 주택가라든지 학교 앞은 돌멩이, 용어 어렵지만 박스포장을 해서 차가 빨리 달릴 수 없게끔 구조가 돼 있거든요. 그리고 신호등도 높이는 낮게 있기 때문에 멀리에서 신호등을 볼 수 없어요. 스쿨존, 생명존으로 오면 차가 천천히 갈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실질적으로 처벌도 안 받고 또 학생들도 안전하고..."

'민식이법 피하기' 같은 게임까지 출시되는 등 민식이법이 희화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부정확한 정보에 기반한 소모적 논쟁보다는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이라는 민식이법 취지를 충실히 구현할 수 있는 후속대책 마련에 중지를 모으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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