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 3개에 5만원권 현금 다발 가득차
돈 출처 확인 안돼... 검찰 "경위 수사 중"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달 26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수감돼 있던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달 26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수감돼 있던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경찰이 '라임 사태' 몸통으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수사하며 55억원 상당의 현금다발을 발견해 압수했다. 이 거액의 돈은 김 회장이 물품보관소에 맡긴 대형 금고에 들어있던 3개의 캐리어 가방에서 발견됐다.

6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1일 김 회장의 수원여객 횡령 사건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에 송치하면서 지금까지 압수한 현금 총 60억3천만원을 같이 송치했다.

김 회장은 지난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수원여객에서 240억원 규모의 회삿돈 횡령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도주했다. 경찰은 지난달 24일 김 회장과 라임 사태의 또 다른 핵심인물인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을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에서 체포했다. 이 전 부사장은 코스닥 상장사 '리드' 경영진의 800억원대 횡령 혐의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지난해 11월부터 역시 도주한 상태였다.

경찰은 김 회장과 이 전 부사장을 체포하면서 이들이 머물던 빌라에서 현금 5억3천만원을 발견해 압수했다. 이후 김 회장을 구속 수사한 경찰은 김 회장이 빼돌린 돈의 행방을 추궁했고, 김 회장은 서울의 한 물품보관소 주소를 실토했다.

경찰은 지난달 말 이 물품보관소에서 김 회장의 대형 개인금고를 발견했고, 금고 안에서는 5만원권으로 가득찬 캐리어 3개가 나왔다. 캐리어에 담긴 돈의 액수는 무려 55억원.

그러나 이 돈의 출처는 아직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김 회장은 경찰 조사에서 "재향군인회상조회와 관련된 돈"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수원여객 횡령 사건으로 경찰 수사를 받다가 잠적해 도피 행각을 벌이던 올해 초, 1조6천억원대의 피해가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전주(錢主)이자 김모(46·구속)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을 상대로 한 정관계 로비의 핵심 인물로 꼽히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김 전 행정관은 김 회장으로부터 4천9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고 금융감독원의 라임 검사 관련 내부정보를 누설한 혐의 등으로 지난달 18일 구속됐다.

수원여객 횡령 사건도 라임 사태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여객은 김 회장이 회삿돈을 빼돌리기 전 다른 회사에 인수됐는데, 이 회사는 수원여객 인수자금을 라임 측으로부터 빌린 것으로 파악됐다. 수원여객 횡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은 라임 사태 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로부터 사건과 함께 압수된 돈을 넘겨받은 것은 맞지만 자세한 내용은 수사 중이라 밝힐 수 없다"며 "돈의 출처를 비롯해 어떠한 의혹도 남기지 않도록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법률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