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로스쿨평가특별위원회 설치, 올해부터 추진... 일본처럼 부적합 로스쿨 퇴출"
"평가 항목, 기준, 평가위 구성 등은 논의 시작해야"... 로스쿨 측 "세부 내용 없어"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연합뉴스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가 올해부터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평가를 거쳐 순위를 공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평가기준 및 평가방법 등에 대한 치열한 논란이 예상되지만 아직 아무런 세부기준이 나오지 않은 상태기 때문이다. 로스쿨 측은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이다.

변협은 22일 "사법시험 종료로 유일한 법조인 양성 기관인 로스쿨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로스쿨평가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올해부터 로스쿨 평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변협은 "로스쿨 입학 기준이 모호하고, 입시 과정의 불공정성에 대한 비판이 계속돼왔다. 또한 교육의 신뢰성, 과도한 비용 지출, 합격률 및 합격자 수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논란이 있었다"며 "입학부터 교육, 이후 변호사시험에 이르기까지 제대로 교육되고 평가되고 있는지 다각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로스쿨 평가 추진 이유를 밝혔다.

변협은 25개 로스쿨을 매년 다양한 항목에 따라 평가하고 이를 수치화, 로스쿨 별로 순위를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부적합 로스쿨을 꾸준히 퇴출시키고 있는 일본처럼 평가 결과를 제도 개혁에 강도높게 반영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로스쿨 평가는 그동안 관련법에 근거해 설립된 로스쿨평가위원회가 맡았다. 하지만 5년에 1차례 '적합' 또는 '부적합'에 대한 평가 결과만을 공시할 수 있는 등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평가위원회의 구성 또한 법에 따라 법무부, 교육부, 교수, 변호사, 시민단체 대표 등으로 제한돼 있었다.

변협은 “언론사가 대학평가를 시작하면서 대학들이 기준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며 “로스쿨도 평가를 받게 되면 실무능력과 로스쿨 교육 강화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로스쿨 평가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또한 “변협이 독단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특별위에는 로스쿨 재학생을 비롯해 로스쿨 출신 변호사와 교수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폭넓게 참여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변협은 “구체적으로 로스쿨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그리고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기준을 어떻게 세워 어떤 방법으로 평가할지, 특별위 구성을 어떻게 할지, 평가기준을 어떻게 활용할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가 시작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을 모아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평가가 시작되면 로스쿨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인만큼 평가 항목이나 기준에 대한 합의 도출에 논란과 함께 상당한 시간 소요가 예상되지만, 계획 추진을 위한 로드맵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에서 실제 올해부터 평가가 이뤄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변협의 이같은 계획과 관련해 로스쿨 측 관계자는 “금시초문”이라며 “급조된 계획이 아니라면 구상을 그냥 발표한 단계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은 학부에 법학과가 있고, 로스쿨도 있고 예비시험 제도도 있다. 사실상 일본에서 로스쿨은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법학부를 없애고 로스쿨을 만든 것이고, 예비시험 제도도 없어 변협이 로스쿨 퇴출권을 행사할 수 없는 구조”라며 의아해했다. 이 관계자는 “로스쿨 교육을 개선시킬 수 있다면 환영”이라면서도 “세부적인 내용이 하나도 나오지 않은 상태라 뭐라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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