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원조' 손정우 미국 송환 결정... 형량 얼마나 나올까
'n번방 원조' 손정우 미국 송환 결정... 형량 얼마나 나올까
  • 유재광 기자, 윤수경 변호사
  • 승인 2020.04.21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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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법원,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운영 손정우에 징역 1년6개월
미국은 아동 성착취물 업로드에 징역 22년... 다운로드만 받아도 징역 15년

▲앵커=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를 운영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24살 손정우가 풀려나면 미국으로 송환돼 다시 처벌을 받게 됐습니다. '윤수경 변호사의 이슈 속 법과 생활'입니다. 일단 '손정우'가 어떤 사람인가요.

▲윤수경 변호사= 손씨는 특수한 브라우저를 사용해야 접속할 수 있는 IP 추적이 불가능한 '다크웹'에서 ‘웰컴투비디오’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 성착취물 유통 사이트를 2015년 6월부터 2018년 3월까지 2년 9개월간 운영했습니다. 

적발 당시 이용자만 128만명에 달했는데 손씨는 비트코인을 통해 4억원 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손씨는 최근 문제가 됐던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 등이 나오기 전부터 청소년은 물론, 영유아가 등장하는 성착취물 22만건을 유통했는데요. 본인이 미성년자였던 시절부터 충남에 있는 자신의 집에 서버를 두고 아동음란물을 유통했다고 합니다. 

압수된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음란물 용량은 총 8TB, 파일은 약 17만개였고요. 청소년 정도가 아니라 대여섯살부터 심지어 생후 6개월 된 영아가 나오는 성착취물도 있다고 하니 경악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손씨는 웰컴투비디오를 운영하면서 "성인 영상물은 올리지 말라"고 공지하는가 하면 새로운 영상을 올리면 포인트를 주는 등의 시스템으로 범행을 부추겼다고 합니다. 

한국·미국·영국 정부는 2017년부터 이뤄진 국제수사 공조로 손씨를 포함해 12개국에 있는 이용자 373명을 붙잡았고요. 국제형사공조로 한국서 체포된 손정우 실명도 미국 법무부에서 공개했습니다. 

▲앵커= 범죄에 비해 징역 1년 6개월이면 형량이 너무 가벼운 것 아닌가요. 

▲윤수경 변호사= 그나마 1심에선 어려운 가정환경 등의 내용을 담은 반성문을 수차례 재판부에 제출한 손씨는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아 풀려났습니다. 

작년 5월 2심 재판부는 집행유예형이 너무 가볍다면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손씨를 법정구속 했는데요. 

그런데 손정우가 2심 선고 전 혼인신고서를 제출해 부양가족이 생긴 점 등이 손씨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감안돼 1심보다 감형됐고, 피고인과 검찰 측 모두 상고하지 않아 그대로 형이 확정됐습니다. 손씨는 오는 27일 만기 출소 예정입니다. 

▲앵커= 영상을 다운받거나 소지한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나요, 우리나라에서. 

▲윤수경 변호사= 손정우의 출소 소식에 공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다크웹 이용자의 처벌 수위도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음란물 전용 사이트에서 33개의 아동 청소년 등장 음란물을 다운받아 소지했던 A씨의 경우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벌금 200만원에 약식기소되자 정식재판을 청구했고, 춘천지법 1심 재판부는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검찰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고, n번방 사건이 불거진 최근에 항소심 재판이 재개되었는데요. 검찰은 A씨에게 벌금 200만원 선고와 수강 명령 이수 및 취업제한을 추가로 명령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고 합니다. 이용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도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손정우가 미국으로 송환돼 다시 처벌을 받게 됐다는 얘기는 뭔가요. 

▲윤수경 변호사= 손씨에 대한 강제송환 절차는 지난해 10월 미국 법무부가 한국 경찰청과 웰컴투비디오 국제공조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뤄졌습니다. 

미국 법무부는 손씨를 아동음란물 광고와 수입, 배포, 자금세탁 등 9가지 혐의로 기소하면서 출소에 맞춰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미국으로 송환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자국에서도 웰컴투비디오를 통해 성 착취 동영상이 유통된 피해자가 있는 만큼 미국 법에 따라 손씨를 처벌하겠다는 것인데요. 

20일 법무부에 따르면 서울고검이 서울고법에 청구한 손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구속영장을 “손정우가 풀려나면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발부했습니다. 이에 따라 손정우의 신병은 미국 사법당국에 넘겨지게 됐습니다. 

▲앵커= 손정우 신병이 미국에 넘겨지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윤수경 변호사= 원론적으로는 '이중처벌 금지' 원칙 때문에 이미 한국 법원에서 처벌을 받은 아동 성착취물 유포·판매 등 혐의는 미국에서 다시 처벌을 받을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법원에서 이미 처벌받은 범죄와 같은 범죄로 다른 나라에서 처벌을 또 다시 받는 건 부당하다는 취지인 건데요. 

그러나 손씨의 범죄는 사이버상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손씨를 통해 배포된 영상을 한국인뿐만 아니라 미국인들도 다운을 받았습니다. 이 경우라면 한국에서 이미 처벌한 범죄와는 별개로 미국법을 어긴 다른 범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미국 검사 출신의 한동대 원재천 교수의 설명입니다. 

또 손씨가 미국에서 기소된 죄명이 우리나라에서보다 훨씬 많습니다. 한국에서는 성착취물 판매·배포·제공 혐의로만 처벌을 받았는데, 미국에서는 아동 성 착취물 모의, 광고, 제작, 그리고 돈세탁 등 9개의 혐의로 기소됐는데 돈세탁 같은 범죄는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처벌받지 않은 죄목입니다. 

더 나아가서 중하고 심각한 범죄인데도 약한 처벌이 내려져 법의 취지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다면 이중처벌금지 원칙의 예외를 둬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앵커= 처벌을 받게 된다면 어느 정도나 될까요. 

▲윤수경 변호사= 만약 미국에서 아동성착취물 유포 등 혐의가 적용되지 않고 자금세탁 관련 범죄만 기소되더라도 형이 가볍지는 않습니다. 미국의 경우 자금세탁 범죄가 테러나 북한 제재 등 국가안보와 직결돼 있어 우리나라보다 자금세탁 범죄를 엄벌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자금세탁 규모가 50만 달러 이상이면 징역 20년 이하, 50만 달러 미만이면 징역 10년 이하가 법정 권고형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혐의만으로도 최대 징역 10년까지 처해질 수 있고, 한국에선 적용하지 않은 아동 성착취물 광고 등 혐의까지 적용되면 징역 20년까지도 나올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유죄를 선고 받은 아동 성착취물 배포나 판매를 새롭게 적용해 처벌할 경우엔 그 이상까지도 나올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반면 범죄인 인도 조약은 국가와 국가 간의 조약으로 우리 법원이 자금세탁 범죄 혐의 관련해서만 손정우에 대해 범죄자 인도를 결정한 만큼 이 외의 다른 혐의로는 처벌이 어렵고 다른 혐의로 더 처벌을 하려면 다시 우리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앵커= 이번 사건 어떻게 보시나요. 

▲윤수경 변호사= 국내법이 성범죄에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가운데 손씨가 미국에서 어떤 판결을 받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손씨의 경우 검사의 항소로 1심 집행유예에서 2심에서 실형이 내려졌지만, 그마저도 징역 1년6개월로 형량이 줄었습니다. 

웰컴투비디오에 아동 성착취물을 업로드한 남성에게 22년형을 선고한 미국과 영국의 사례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처벌 수위입니다. 미국으로 보내진다면 우리나라와는 비교도 안 되게 엄하게 처벌받는데요. 

실제로 손씨의 '웰컴투비디오' 사이트에서 아동 성착취 영상물을 다운로드한 40대가 미국에서는 징역 15년형을 받기도 했습니다. 다운로드만 받아도 15년형을 받게 되는데, 그 사이트의 운영자였던 손씨의 경우라면 최소 20년 이상의 중형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국민 여론을 보더라도 손씨의 미국 송환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의 동의를 넘겼고요. 

전문가들 역시 온라인 성착취의 특성상 강력한 처벌만이 악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로 처벌을 받아도 벌금이나 기소유예 정도로 끝나니까 많은 사람들이 경각심을 잃고 반복적인 범행을 하게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가해자 입장에서 선처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 중심에서 피해자의 일상이 얼마나 침해되었는지, 사회에 미친 해악이 어느 정도인지를 고려해서 양형을 정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어제 아동청소년 음란물 범죄 새 양형기준 마련을 위한 전체회의를 열었다고 하는데 어떤 결과를 내놓는지 지켜봐야겠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윤수경 변호사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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