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전협, 변협 성명에 맞불 "핵심 비껴가... 변시관리위 구성도 바꿔야"

대한변호사협회 이찬희(왼쪽) 협회장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김순석 이사장. /법률방송
대한변호사협회 이찬희(왼쪽) 협회장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김순석 이사장. /법률방송

[법률방송뉴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가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이사장 김순석)가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법무부가 실시한 '적정 변호사 공급 규모에 관한 연구' 용역보고서 내용이 일부 공개된 데 대해 진상 조사와 유출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서자, 법전협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이 변호사 배출 규모를 놓고 성명서를 주고받으며 대립하는 형국이다.

법전협은 14일 '변호사를 아무리 많이 뽑아도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는 성명서를 냈다.

성명에서 법전협은 "변협이 적정 변호사 규모에 대한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토의 대신 공개·비공개 프레임을 꺼내서 문제의 핵심에서 비껴가는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변협은 전날 먼저 성명서를 내고 "지난 9일 법전협 주최로 열린 ‘변호사시험의 완전 자격시험화 방안’ 심포지엄에서 대외비였던 법무부 연구용역 결과가 법전협에 유리한 부분만 편집돼 공개됐다”며 법무부에 철저한 진상조사와 유출자 형사처벌을 요구했다.(법률방송뉴스 13일 보도: '적정 변호사 수' 법무부 용역보고서 공개에 뿔난 변협... "유출자 형사처벌" 성명 http://www.ltn.kr/news/articleView.html?idxno=27903 참조)

법무부는 지난해 9월 ‘적정 변호사 공급 규모에 관한 연구' 용역을 법학 교수, 경제학자, 사회학자,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에 발주해 지난 2월 결과를 받았다. 하지만 법무부는 '수험 업무의 공정한 수행' 등을 이유로 결과를 지금까지 비공개하고 있다.

법무부는 용역 결과에 기초해 오는 24일 발표되는 제9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변협은 그간 연간 1천500명 수준인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법전협은 합격자 수를 늘려야 한다는 상반된 입장을 견지해 왔다.

법전협은 이날 성명에서 “지난 9일 심포지엄에서는 발제자뿐만 아니라 변협 측 토론자도 법무부 용역보고서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시·평가하였음에도, 유독 발제만을 문제삼는 것은 형평성이 없을 뿐 아니라 연구 본연의 취지를 훼손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무부 용역보고서는 법조계 전체 인력 수급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며 “이제는 보고서의 내용을 검증하면서 대다수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전협은 “바람직한 변호사시험 합격자 결정 방법을 마련하기 위하여 객관적인 통계와 합리적인 논증에 기초한 논쟁은 언제나 환영한다”며 “코로나19로 어려운 지금 국민에게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법조인을 양성하기 위해 정부, 변협, 법전협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김순석 법전협 이사장은 이날 성명서를 발표한 데 대해 “용역 연구를 하는 이유는 결국 적정 변호사 수가 몇 명인가에 대해 공론화해서 그 해답을 찾고자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민감한 시기라 용역 내용 유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법률서비스를 받는 국민 입장에서 제도가 어떻게 개선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가 하는 것"이라며 "심포지엄에 참가한 교수님들이 충실한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셨고, 보고서 내용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김 이사장은 “적정한 수의 변호사가 배출되기 위해서는 매년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정하는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 구성이 재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시관리위는 15명으로 현재 판사 2명, 법무부 3명, 변호사 3명, 법학교수 5명, 시민단체 1명, 교육부 1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김 이사장은 “위원회가 법률서비스 공급자인 법조계 인사 8명, 수요자인 비법조계 인사 7명으로 구성돼 있다”며 “수요자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의견이 다수결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특히 시민대표가 1명뿐이라 수요자의 입장이 반영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제9회 변시 합격자 수 결정을 위한 변시관리위는 아직 소집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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