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진 통합당 후보 "어떻게 자식 죽음 앞에서 그런 문란한 짓을 해"
김종인 위원장 "모두 포기해야 하나 생각도...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것"

[법률방송뉴스] ‘세월호 텐트‘ 막말을 한 차명진 미래통합당 경기 부천병 후보에 대해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오늘 “공당의 국회의원 후보가 입에 올려서는 결코 안 되는 수준의 단어를 내뱉은 것”이라며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김종인 위원장은 오늘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당의 국회의원 후보자가 말을 함부로 해서 국민 여러분을 실망하고 화나게 한 것 정말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사실 제가 이 당에 온 지 열하루째다. 이 당의 행태가 여러번 실망스러웠고 모두 포기해야 하는 건지 잠시 생각도 해봤다”며 “각별히 언행을 조심하도록 지시했다. 그런 일이 다시는 없을 거라고 약속드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차명진 후보는 앞서 지난 6일 녹화된 경기 부천병 국회의원 후보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후보가 차 후보의 과거 '세월호 막말' 논란을 지적하자 대뜸 집단 성관계를 뜻하는 단어인 “OOO 사건을 아느냐”고 맞받았습니다.

차 후보는 세월호 천막 내에서 유가족과 자원봉사자 등이 집단 성관계를 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인터넷매체 보도를 사실인 양 인용하며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차 후보는 같은 날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에 출연해 “어떻게 자식 죽음 앞에서 OOO을 해”라는 발언을 하는 등 차 후보의 막말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차 후보는 세월호 5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해 4월 15일에도 자신의 SNS에 세월호 유족들을 향해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쳐먹고, 찜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쳐먹는다”는 독설을 퍼부었습니다.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자 차 후보는 SNS 글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리긴 했지만 사과문을 올리기 한 시간 전 유튜브 ‘김문수 TV’에 나와 “차명진이 막말했다고 난리가 났는데 저 혼자 외로우니까 지켜달라. 페북에 쓴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세월호 텐트’ 막말 하루 전인 지난 5일에도 차 후보는 페이스북에 “우리 마나님은 초인입니다”라며 “어제 나란히 서서 인사를 하는데 어떤 인간이 지나가면서 ‘세월호 막말이나 하지 마’라고 야지를 놓자 정색한 아내가 ‘OOO이나 해명하시죠’라고 되물었다”고 적었습니다.   

"국민 성금, 국민 세금을 수억씩 받고 스스로 국민 성지라며 신성시한 세월호 천막 속에서 그딴 문란한 행동이나 하니 국민이 이제 지겹다고 하는 것 아네요. 그 사람들 편드는 건 희생 당한 아이들을 두 번 죽이는 짓“이라는 게 차 후보가 전한 자신의 아내의 말입니다.

자신의 아내 발언에 대해 차 후보는 “그 인간이 꽥꽥 소리를 지르고 달아났다. 꽉 막힌 제 속이 마치 활명수 마신 것처럼 뻥 뚫리는 순간이었다. 나더러 팔불출이라 해도 괜찮다”고 흡족해했습니다. 

가히 ‘부창부수’의 전형이라 할 만합니다. 

‘세월호 텐트’ 발언이 알려지며 비난이 쇄도하던 어제도 차 후보는 페이스북에 "저를 눈엣가시처럼 생각하는 자들이 사실을 제대로 파악도 않고 또 다시 막말 프레임을 씌워서 저를 매도하고 있다“고 항변했습니다.

“세월호 사고를 이용해 죄없는 박근혜 전 대통령, 황교안 대표를 주범으로 몰아 권력을 누리려는 자들과 국민의 동병상련 덕분에 세금과 성금을 받아놓고서 스스로 성역시하는 세월호 텐트 안에서 불미스러운 일을 벌인 자들은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 차 후보의 거듭된 주장입니다. 

차 후보는 그러면서 "당 지도부가 저의 바른 말을 막말로 매도하는 자들의 준동에 놀아나지 않을 것이라 믿고 유권자,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을 믿고 뚜벅뚜벅 앞으로 가겠다“는 희망과 각오를 다졌습니다.

차 후보의 글엔 “국민은 당신 편”이라는 등의 응원 댓글도 줄줄이 달리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차 후보의 세월호 독설과 막말은 ‘실수’가 아니고 가슴속에 꽉 들어차 있는 ‘신념’이 어느 순간 어떤 계기만 있으면 툭툭 튀어나오는 일종의 ‘확신범’처럼 보입니다. 

세월호 막말 외에도 차명진 후보는 현 정부를 “기생충 좌파”라고 하거나 문재인 대통령을 “지진아 문재인”이라고 표현해 장애인과 대통령을 싸잡아 비하하는 등 ‘기행’ 수준의 숱한 막말로 질타를 받아왔습니다.

그럼에도 “세월호 징하게 해쳐먹는다” 발언으로 당원권 3개월 정지 징계를 받은 걸 제외하곤 꿋꿋하게 미래통합당 당적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번엔 분위기가 좀 달라 보입니다.  

‘당 지도부가 자신을 막말로 매도하는 자들의 준동에 놀아나지 않을 것’이라는 차 후보의 희망과 달리 황교안 대표와 김종인 위원장 모두 강도높은 대국민 사과를 하며 선 긋기에 나섰고 당 최고위는 윤리위 소집을 결정하며 사실상 제명 절차에 착수한 겁니다. 

앞서 어제 미래통합당 이진복 선거대책총괄본부장이 "후보 입장에서 억울한 일이 안 생기게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하는 '징계 신중론'도 있었는데, 세월호나 현 정부, 문 대통령 등에 대한 차 후보의 독설에 일정부분 공감하는 분위기가 미래통합당 안에 있는지, 있다면 얼마나 있는지 궁금합니다.

꼭 차명진 후보나 그 지지자들을 지칭해서 하는 말은 아니고 어떤 나무도 홀로 자라는 나무는 없고, 흙과 물, 자양분 없이 자라는 나무는 없는 게 세상의 이치 아닌가 합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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