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 일반 교회인 것처럼 위장... 전국에 산재한 위장교회 통해 신도 모집, 교리 주입

[법률방송뉴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가 27일 서울 서초동 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천지가 전국에 산재한 위장교회에서 무허가 불법교육을 했다며 이만희 총회장 등을 학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반사회적 단체인 신천지가 계획적 위장 포교 활동을 하고 있다"며 신천지의 '새하늘새땅 증거장막성전 예수교선교회'의 설립허가를 취소했습니다.

장한지 기자가 아직 폐쇄조치가 다 끝나지 않은 신천지 위장교회를 직접 다녀와 봤습니다. 인근 주민들은 신천지 위장교회인지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서울 관악구의 한 상가 건물 3층입니다.

창문에 교회 이름이 적혀 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교단은 최대 개신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를 연상시키는 '대한예수교'라는 글자가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기독교 상징 십자가 옆에 성경책과 '비둘기' 그림이 보입니다. 

신천지에서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이자 기독교의 '성령' 자체인 신적인 요소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언뜻 평범한 동네교회처럼 보이는 이곳은 사실은 신천지의 이른바 '위장교회'입니다.

신천지 관계자는 법률방송 취재진을 보자 "목사님"을 부르며 경계합니다.

[A 신천지 위장교회 관계자]
"그것을 본부에다 확인을 해서 오셔야 해요. 어디서 어떻게 나온 거예요? 뭐? 뭐 때문에, 어떤 부분 때문에 촬영하시는 거예요? 가만 있어 봐, 목사님."

신천지 위장교회로 들어가는 출입문에 "본 시설물에 대해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해 방역 완료 했고 폐쇄조치 한다"는 안내문이 눈에 띕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신천지 사태가 터지면서 건물주가 해당 교회가 신천지 위장교회임을 알게 됐고 시설이 폐쇄되고 있는 겁니다.

신천지 관계자 스스로도 "위장교회"라고 말하는 게 이색적입니다.

[A 신천지 위장교회 관계자, 목사 대화]
"이게 지금 폐쇄가 돼서 이 교회를 없애는 거예요. 신천지 위장교회 폐쇄하는 부분들을 이것을 찍으려고 하는데 본부 허락 맡아야 하는 거 아닌가? (목사: 그렇죠.) 과천에 본부가 있잖아요. (목사: 어디서 오신 거죠?) 법률방송에서 왔대."

신천지 위장교회 안으로 더 들어가 봤습니다.

한쪽 방에선 아직 돌아가지 않은 신천지 신도들이 뭔가 얘기를 하고 있고, 예배당엔 수십 개의 의자와 책상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습니다.

'찬양'하는데 쓰인 것으로 보이는 기타 등 악기들도 눈에 띄고 손발 마사지, 성격검사 등 이런저런 이벤트 현수막이 예배당 여기저기 아직 걸려 있습니다.

누가 뭐라고 묻지도 않았는데 신천지 관계자는 불쑥 "여기선 예배만 드렸다"고 말합니다.

[A 신천지 위장교회 관계자]
"완전히 폐쇄를 하는 거예요, 지금. 교회 자체를 없애는 거예요. 여기는 없애는 거예요. 우리도 친절한데 다 그래요. 여기서는 예배만 드렸어요. 과천으로 들어가는 것이죠. 여기가 과천에 소속된 성도님들이 계셨었으니까..."

인근 주민은 "이번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해당 교회가 신천지 위장교회인지 전혀 몰랐다"며 "무섭다"고 말합니다. 

[A 신천지 위장교회 인근 주민]
"나는 그게 진짜 신천지인지 몰랐어. 무서워. 여기가 처음에는 '소망교회'라고 이름을 지었다가 소망교회라고 했는데 소망교회라고 요만큼 간판 하나 붙였어. 여기 간판도 없이 교회라고 한다고. 그래서 간판을 해놨다가 이제는 '사랑교회' 이런 걸로 또 바꿨어. 얼마 전에는 그러다가 지금 코로나가 터진 것이지. 하여간..."

조그만 교회에 뭔가 사람들이 많이 찾는 모습이나, 이벤트도 많이 하고 뭐를 주기도 많이 주는 게 의아하긴 했어도 '신천지'나 '위장교회' 이런 건 전혀 생각도 못 했다는 게 인근 주민의 말입니다.

[A 신천지 위장교회 인근 주민]
"평일 날도 많이 오고 평일 날은 그 행사, 바깥에다가 손 마사지 해주고 막 그런다면서 사람들 데리고 올라가죠. 발 마사지 이런 거 그런 거 해준다고 해서 데리고 올라가요. 젊은 사람 나이 먹은 사람 중국 사람도 많아요. 엄청났었어요, 여기 사람들. 뭐 주기도 많이 주고..."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는 신천지의 이런 위장교회들이 신도를 모으고 교육하는 거점으로 활용됐다며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과과 전국 신천지 교육장, 관리자, 교사 등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초등, 중등, 고급 과정 등으로 나눠 성경공부를 빙자해 이런저런 '학습'을 하며 신천지 교리를 주입했는데 이게 학원법 위반이라는 것이 고발장 내용입니다.

[신천지 피해자]
"강의는 월 화 목 금, 오전에는 10시 반부터 오후에는 7시부터 진행이 됐습니다. 센터 안에는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연령층은 다양했지만 대부분이 20대 청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중 절반 이상이 자신들의 정체를 숨긴 신천지 사람이었고요."

관련해서 신천지가 서울시에 제출한 신천지 교회 등 이런 교육기관은 1천 100여곳에 이르는데, 아직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상당수 위장교회들을 숨기고 있다는 것이 피해자연대의 주장입니다. 

[이병렬 /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고문]
"신천지 위장교회는 목사를 사칭하는 자들의 불법 운영을 하고 있는 곳입니다. 그동안 신천지에서 제출한 해당 시설 중 위장교회는 신도들을 신천지에서는 숨겨왔었고 위장교회도 다 파악됐다고 할 수 없으며 피해자들이 제보하여 그나마 파악되고 있는 것으로..."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신천지를 “반사회적 단체"로 지칭하며 신천지 사단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 지난 26일] 
"서울시는 ‘새하늘 새땅 증거장막성전 예수교선교회'라는 이름으로 서울시에 등록되어 있던 신천지 관련 사단법인이 공익을 현저히 해하고 허가조건을 위반하였다고 판단해서 민법 제38조에 따라서 오늘 설립 허가를 취소합니다."

신천지 관계자는 법률방송과의 통화에서 법무팀과 상의해 추후 대응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신천지 관계자]
"저희 법무팀에서 진행하는 것인데요. 저희 지금 그것보다도 산적한 게 많아서 저희가 급한 일이 더 많아가지고..."

온갖 고소·고발에 법인 설립 취소까지,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는 신천지가 이 국면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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