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는 왜 '살해 협박' 조주빈을 신고하지 않고 돈을 줬을까... '살인미수' 성립하나
손석희는 왜 '살해 협박' 조주빈을 신고하지 않고 돈을 줬을까... '살인미수' 성립하나
  • 유재광 기자, 윤수경 변호사
  • 승인 2020.03.25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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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살인교사 증거 있는지 확보 위해 어쩔 수 없이 금품 요구에 응해"
법조계 "애초 살인 고의 없고 실행의 착수도 없어 살인미수 처벌 어려워"

▲유재광 앵커= '윤수경 변호사의 이슈 속 법과 생활', 조주빈 얘기 더 해보겠습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는데 조주빈이 느닷없이 포토라인에서 손석희 사장을 언급했는데 손 사장이 조주빈에 협박을 당했다는 보도가 있었죠. 

▲윤수경 변호사=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수많은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경찰서를 나서며 사건과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인물들을 언급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조 씨는 오늘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서며 '피해자들한테 할 말 없냐'라는 취재진 질문에 "손석희 사장님, 윤장현 시장님, 김웅 기자님을 비롯해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조주빈 발언 직후 기자들과 만남에서 "거론된 분들이 아동 성착취물 관련 사안은 아니고 다른 피해 사실로 조사를 진행 중인 게 있는데 완료가 안 됐다"고 밝히면서 "세 명이 현 상태에서는 사기 피해자"라고 전했습니다.

손석희·윤장현 등을 거론한 바로 다음 발언은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주셔서 감사한다”였습니다.

“음란물 유포를 인정하나”, “살인 모의 혐의를 인정하나”, “범행은 왜 했나”, “걸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나”, “죄책감 안 느끼나”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조씨가 말하는 손석희는 JTBC 사장으로, 윤장현 시장은 전 광주광역시장으로 추정되고, 김웅 기자는 손석희 JTBC 사장과 법적 분쟁을 벌이는 프리랜서 기자로 추정됩니다.

관련해서 조주빈이 손석희 JTBC 대표이사를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미디어오늘이 보도했습니다.

▲앵커= 손 사장이 조주빈한테 협박을 당할 일이 뭐가 있나요.

▲윤수경 변호사= 조주빈은 지난해 김웅씨와 일부 언론이 제기했으나 사실무근으로 밝혀진 소위 손석희 사장의 '뺑소니' 논란에 대해 손 사장에게 불리한 증거가 있다고 하면서 손 사장과 소송 중인 김웅씨의 사주를 받아 가족을 테러하겠다고 사기를 쳤다고 합니다.

손 사장 가족의 사진·주민등록번호 등을 손 사장에게 보내고 "언제든 벽돌 하나면 된다", "연변에서 사람을 쓰겠다"는 식으로 손 사장과 그의 가족을 위협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상대와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교묘하게 조작해 보여주는 방식으로 손 사장으로부터 금품 갈취를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손 사장은 일상생활에서 적지 않은 불안을 느꼈고 지속적인 협박에 결국 일부 송금을 했고, 그 후 조주빈은 잠적했다는 것이 미디어오늘 보도 내용입니다.

▲앵커= 황당한데, 조씨가 평소에도 손 사장을 언급했다고 하는데 이거는 또 무슨 말인가요.

▲윤수경 변호사= 조주빈은 텔레그램에서 평소에 손 사장을 언급하면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했다고 합니다. 그는 텔레그램에서 자신을 마치 현실 세계의 거물인 양 소개했는데 이 과정에서 그는 손 사장을 언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주빈은 텔레그램에서 '손 사장과 평소 형동생으로 지낸다' '통화도 자주한다' '서로 손 사장, 박 사장이라고 부른다'고 했다고 하고 박사방 회원들에게는 손 사장과 대화를 나눈 녹음 파일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손석희 사장이나 JTBC 반응은 나온 게 있나요.

▲윤수경 변호사= JTBC는 오늘 조 씨가 손 사장과 차량 접촉사고로 분쟁 중인 프리랜서 기자 김 씨의 사주를 받은 흥신소 사장인 것처럼 텔레그램을 통해 접근해왔다는 손 사장의 입장을 전했습니다.

JTBC는 "조주빈이 '손 사장과 분쟁 중인 김씨가 손 사장 및 그의 가족들을 상대로 위해를 가하기 위해 행동책을 찾고 있고 이를 위해 본인에게 접근했다'고 속였다"며 "경찰도 진본인 줄 알 정도로 정교하게 조작된 김씨와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손 사장과 가족들은 불안감에 떨었다"면서도 "손 사장은 아무리 김 씨가 자신과 분쟁 중이라도 그가 그런 일을 할 사람이라고는 믿기 어려워 '사실이라면 계좌내역 등 증거를 제시하라'고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조씨는 증거에 대한 금품을 요구했고, 손 사장은 "증거 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응한 사실이 있다"고 했다. 이후 조주빈은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잠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손 사장이나 JTBC는 손 사장이 조주빈한테 건넨 금액의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손 사장은 수사기관에 신고를 하지 않고 조 씨의 협박에 응한 이유에 대해선 "위해를 가하려 마음먹은 사람이 실제로 있다면 설사 조주빈을 신고해도 또 다른 행동책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에 매우 조심스러웠고, 그래서 신고를 미루던 참이었다"며 "정말 혹여라도 그 누군가가 가족을 해치려 하고 있다면 그건 조주빈 하나만 신고해선 안 될 일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흥신소 사장이라고 접근한 사람이 조주빈이라는 것은 검거 후 경찰을 통해 알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JTBC는 "손석희 사장과 그 가족의 입장을 이해하고 지지하며 향후 대응 역시 적극 지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법적인 문제를 좀 볼까요. 조주빈은 손 사장이나 손 사장 가족 살해 협박 외에도 보복범죄 의뢰를 받고 어린이집 아이를 살해하기로 공모한 의혹도 받고 있는데 살인미수 같은 게 성립하나요, 어떤가요.

▲윤수경 변호사= 조씨는 보복범죄를 의뢰한 사람의 요청에 따라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를 살해하겠다며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의 주소도 파악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SBS는 조씨가 청부 대가로 강씨로부터 400만원을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범행은 계획 단계에서 그쳤지만 경찰은 이들에게 살인음모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 형법은 살인죄에 대해서는 실행에 착수하지 않더라도 예비하거나 음모한 자에 대해서도 처벌하고 있는데, 여기서 음모란 2명 이상이 살인을 모의한 것을 의미합니다.

조씨가 청부살인의 대가도 받고, 어린이집 주소를 알아본 것이 사실이라면 살인 음모죄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손 사장 살해 협박에 대해선 애초 살해의 고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실제 실행에 착수한 정황도 없어 손 사장 살인미수 적용은 어려워 보이고 협박이나 사기 등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앵커= 조주빈 수사, 경찰이나 검찰 입장은 어떤가요.

▲윤수경 변호사= 경찰은 조씨의 범행이 악질적·반복적이라고 판단해서 지난 24일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조씨의 이름과 나이, 얼굴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날 종로경찰서 정문 밖에서는 민중당·n번방 강력처벌 촉구시위팀 등 정당과 시민단체 소속 100여 명이 모여 “법정최고형을 구형하라”, “공범자도 처벌하라” 등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는데요.

대검찰청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에 따라 조씨 같은 성착취 범죄자에 대해 법정 최고형을 구형할 방침으로 알려졌습니다.

추미애 장관도 지난 24일 서울고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런 세상에 우리 딸들의 미래가 있겠느냐는 심각한 우려에 대해 법무부 장관으로서 대단히 송구한 마음"이라며 검찰에 '형법상' 범죄단체 조직죄 등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미성년자 성착취 동영상에서 살해 협박까지 뭐 저지른 것들이 많은데 전체적으로 조주빈 어느 정도까지 처벌이 가능할까요.

▲윤수경 변호사= 형법 114조에 명시된 '범죄단체조직죄'는 '사형이나 무기징역·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를 조직한 경우'에 성립하는데 유죄가 인정되면 조직 내 지위와 상관없이 조직원 모두 목적한 범죄의 형량과 같은 형량으로 처벌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살인을 목적으로 단체를 조직했다면 실제 살인 범행을 저질렀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조직원 모두를 살인죄의 최대 형량인 사형으로 처벌할 수 있는 건데요. 범죄단체 조직 혐의 적용 여부는 조씨 일당이 징역 4년 이상으로 처벌되는 범죄를 목적으로 삼았는지와 '조직'으로 인정될 만큼의 체계를 갖췄는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경찰이 파악하고 있는 범죄사실을 살펴보면 적어도 박사방 운영자인 조주빈과 그 핵심 일당은 범죄단체조직죄의 대상이 되는 범죄를 목적으로 결성됐다고 인정할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조씨 일당에게 조직폭력배들에게 적용되는 '폭력행위처벌법상' 범죄단체조직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폭력행위처벌법 4조는 공동폭행이나 공동상해, 공동협박, 공동공갈 등을 목적으로 단체를 조직한 경우 수괴에게는 최고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한다. 간부는 7년 이상의 징역, 일반 조직원은 2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형법상 범죄단체조직죄보다 처벌을 강화한 특별규정입니다.

▲앵커= 네, 말씀하신대로 수사와 재판을 지켜봐야겠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윤수경 변호사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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