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같은 간담회 참석 복지부 8명 격리... 코로나19 주무부처 '비상'
이영상 분당제생병원장 오늘 새벽 양성 판정... 16일에 증상 나타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인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지난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상황에 관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인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지난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상황에 관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인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 성남시 분당제생병원 원장과 함께 간담회에 참석한 사실이 확인돼 18일 예방적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김 차관을 포함해 같은 간담회에 참석한 복지부 직원 8명이 모두 자가격리에 들어간 상태다. 이들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는 이날 오후 늦게 나올 예정이다. 코로나19 대응 주무부처인 복지부에 비상이 걸렸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이영상 분당제생병원 원장이 지난 13일 김강립 차관이 주재한 병원장 간담회에 참석했다"며 "김 차관을 포함한 간담회 참석 복지부 관계자들은 예방적 측면에서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반장은 "얼마나 확진자에게 노출됐느냐에 따라 자가격리 조치가 취해지는데, 아직까지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행정적으로 자가격리된 것은 아니다"라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예방적 차원에서 자율적인 자가격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간담회는 지난 13일 오후 서울 중구 콘퍼런스 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렸다. 코로나19 중증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병상 확보를 위해 정부가 병원장들의 협조를 구하는 자리였다. 이 간담회에는 김강립 차관 등 복지부 관계자 8명과 수도권의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병원장 23명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병원장들이 정확히 몇 명이 참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영상 분당제생병원장은 지난 16일부터 기침, 콧물 등 증상이 나타나 17일 오후 2시쯤 검사를 받고 18일 오전 3시38분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간담회에 참석하고 나서 3일 후에 증상이 나타났고, 6일 후에 확진된 것이다.

분당제생병원에서는 지난 5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모두 29명(의사 2명, 간호사 9명, 간호조무사 6명, 간호행정직 1명, 임상병리사 1명, 환자 7명, 보호자 2명, 면회객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병원은 지난 6일부터 외래진료와 응급실 운영을 중단하고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 면회객 등 1천800여명에 대해 1차 코로나19 검사를 했으며 이후에도 유증상자에 대해 추가 검사를 벌이고 있다. 이들 가운데 700여명은 자가격리됐다.

이영상 분당제생병원장은 병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5일 직원들과 함께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당시에는 음성 판정이 나왔다. 지난 6일 병원 출입문 앞에서 의료진과 환자 등 9명의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언론에 알리고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분당제생병원 관계자는 "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직후 이 원장이 직원 1천500여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지시하고 이후 병원에서 숙식하다시피 하며 사태 수습을 진두지휘했다"며 "이 원장이 항상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일했는데 감염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중대본은 지난 12∼17일 병원장들과 4차례 간담회를 열었다. 12일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18곳 원장들이 참석한 간담회는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이 주재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정부 관계자들과 병원장들이 격리되거나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방역체계에 큰 부담이 생길 전망이다. 검사결과 음성이 나온다 해도, 드물기는 하지만 무증상 감염 상태였거나 바이러스 증폭이 미미한 상태에서 검사를 받은 경우 음성 판정을 받았다가 이후 양성 판정을 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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