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 못보는 임차인 지원 필요... 코로나 이후에도 구조적 대책 고민해야”

[법률방송뉴스] 가수 이효리, 그리고 배우 원빈-이나영 부부와 김태희-비 부부가 코로나19 관련 최근 공통점이 생겼다고 합니다.

이효리는 보유하고 있는 건물 임차인들에게 3월 임대료를 전액 면제해주기로 했고, 원빈-이나영 부부와 김태희-비 부부는 3월 임대료를 반만 받기로 했다고 합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이른바 ‘착한 임대인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고 하는데 현장을 신새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낙원악기상가입니다.

오고가는 사람이 없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합니다.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낙원상가 상인] 

“지금 다 전국적으로 다 그렇잖아요. 지금요. 그런데 어떻게 방법이 없잖아요. 지금 손님도 없고 다 그런데 지금 어떻게 할 수도 없고 지금 상태에서는...”

개학을 전후한 2, 3, 4월은 악기상가의 대목이었는데 올해는 다 부질없고 허망한 일일 뿐입니다.

[김병주 / 낙원상가 상인] 

“3월 한 달, 4월 한 달, 5월달까지 악기가 판매가 되어야 하는데 전혀 오고가는 사람이 없으니까. 그냥 나와서 놀고 가는 날이 태반이고...”

보다 못한 낙원상가 번영회와 상인연합회가 나서 2개 건물 중 1개 건물 입주 임차인에 대해선 10일부터 2개월간 임대료를 40% 깎아주기로 합의했습니다.

[정병석 회장 / 낙원상가상인연합회] 

“아주 좋습니다. 물론 장사가 안돼서 힘들긴 하지만 아주 긍정적이고 우리 상인회원들의 반응이 아주 그나마 다행이다, 그것도 뭐 10%, 20%도 아니고 40%를 해주는 거니까 상당히 많이 고마워하고...”

다른 나머지 건물도 임대료를 인하 받을 수 있도록 협의 중인데, 욕심 같아선 2개월이 아니라 한 반년은 인하 받고 싶지만 언감생심 차마 말을 꺼낼 형편은 못 됩니다.

[정병석 회장 / 낙원상가상인연합회] 

“경기침체 기간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이런 경기가 뭐 한 6개월에서 1년 간다면 임대료 인하도 2~3개월 가지고 안 되겠죠. 임대인들도 사실 먹고살아야 되고 임대인이라고 한없이 3개월, 4개월 해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보거든요...”

이처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경기가 곤두박질치면서 임대인들이 세 들어 있는 임차인들을 위해 선의로 임대료를 깎아주는 이른바 ‘착한 임대인 운동’이 등장해 확산하고 있습니다.

착한 임대인 운동은 지난달 12일 전주시와 한옥마을 건물주들이 상생 협약을 맺고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10% 이상 깎아주기로 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SNS를 통해 전주 한옥마을 사례를 언급하며 전주시민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고, 문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경제 관련 장관회의에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지시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경제부처 합동 업무보고(2월 17일)]

“지금 전주시를 비롯한 일부 지역의 착한 임대인 운동에 깊이 감사드리면서, 범정부적인 강력한 지원과 함께...”

중소기업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전통시장과 상점가 등 착한 임대인 운동의 혜택을 받는 점포는 지난달 24일 2천198개에서 지난 5일 기준으로 1만3천973개로 집계됐습니다.

10일 만에 7배 가까이 늘어난 겁니다.

여기에 가맹수수료를 면제해 주거나 손 소독제를 지원하는 등의 방법으로 넓은 의미의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벤처부 관계자]

“현재까지 저희가 파악된 곳은 66곳의 센터에서 본부가 참여했고요. 일단 가맹수수료 자체를 아예 면제하는 곳만 말씀드리면 더본코리아, 이디야, 서가앤쿡이나 이런 곳이 포함된 SNS컴퍼니, 설빙, 리김밥, 커피나무, 경성주막1929...”

나아가 전국 주요 산업단지와 입주기업을 지원하고 있는 산업부 산하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이달부터 6개월간 공단 보유 건물 및 토지의 임대료를 30% 인하하기로 결정하는 등 정부 산하 공공기관들도 착한 임대인 운동에 속속 동참하고 있습니다.

민관이 모두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움직임은 결국 임대인에게도 도움이 되는 ‘상생의 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임차인이 못 버티고 주저앉으면 결국 잇몸이 없으면 이도 망하는 ‘순망치한’의 원리처럼 임대인도 어려워지는 건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안진걸 소장 / 민생경제연구소]

“세입자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에 임대료가 폭락할 가능성도 있고요. 시장경제 원칙에 따라서요. 그럴 바에는 기존에 있는 세입자랑 맘 맞춰서 ‘우리가 좀 낮춰 줄 테니까 계속 해라 장사’ 이게 훨씬 낫다는 거죠.”

안 소장은 다만 제도적 보완은 더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정부는 착한 임대인 운동에 자발적으로 동참한 임대인에게 소득세나 법인세를 깎아주는 방식으로 인하한 금액의 50%를 보전해주기로 했습니다.

쉽게 말해 임대인이 임대료를 100만원을 깎아주면 세금을 덜 받는 식으로 50만원을 보전해주겠다는 겁니다.

관련해서 착한 임대인 운동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임차인들에게 직접 정부가 보전해주는 금액을 지원해야 모든 임차인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을 것이란 게 안 소장의 지적입니다.

[안진걸 소장 / 민생경제연구소]

“그러니까 임대인이 자발적으로 인하 안 한 경우는 도와줄 수가 없는 거죠. 그러니까 그 부분은 반드시 보완이 필요하다. 그 경우는 따로 떼서 임차인한테 직접 지원해주면 됩니다. 임대료 인하분을요.”

그런 차원에서 착한 임대인 운동을 임대인에 강요할 것도 아니고, '일회성 운동'이 아니라 임대료 관련한 구조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심교언 교수 / 건국대 부동산학과]

“아주 단기적으로는 뭐 좀 괜찮을진 몰라도 이게 뭐 하루이틀 된 문제가 아니고 그래서 이번 위기를 넘기는데 잠깐 도움이 될 진 몰라도 중장기적으로는 그렇게 해결책은 되지 못할 것이다, 환원되고 나서는 그 사람들은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런 거죠.”

“임대료 문제를 ‘착한 임대인’들의 선의나 처분에만 맡겨두는 것이 아니라 임차인과 임대인이 공생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정치권이 더 귀를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법률방송 신새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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