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중 없는 올림픽 상상할 수 없어"... 발언 후 아베와 통화
12일 그리스서 성화 채화... 코로나19 우려로 무관중 행사로 열려

12일(현지시간) 고대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남부 올림피아 헤라 신전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 성화 채화식이 열리고 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일반에 공개되지 않고 무관중 행사로 치러졌다. /A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고대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남부 올림피아 헤라 신전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 성화 채화식이 열리고 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일반에 공개되지 않고 무관중 행사로 치러졌다. /AP=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도쿄 올림픽 1년 연기'를 언급했다. 일본은 충격에 빠진 분위기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예정대로 올림픽을 치르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와 회담하기 전 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의 훌륭한 친구인 아베 신조 총리에게 행운을 빈다"면서 "그들은 완벽한 일을 해냈으며 (개최) 장소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어 "이것은 단순히 내 생각"이라면서 "어쩌면 그들은 1년간 연기할 수도 있다. 가능하다면 그들은 할 수도 있다. 어쩌면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림픽 개최 1년 연기 방안을 아베 총리에게 권하겠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들은 매우 영리하다"며 그들 스스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나는 텅 빈 경기장으로 치르는 것보다는 그렇게 하는 편(1년 연기)이 나을 것 같다"며 "1년 늦게 연다면 무관중으로 치르는 것보다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중 없이 올림픽을 여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NHK와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즉각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보도를 쏟이냈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도쿄올림픽 연기나 취소론이 나올 때마다 예정대로 개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일본 언론은 트럼프의 이날 발언 후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회담은 한국시간으로 13일 오전 9시쯤 시작됐으며, 이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협력과 경제 상황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무엇보다 이들이 도쿄올림픽 연기 여부 등에 관해 의견을 주고 받았는지 주목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는 전날 "(일본) 정부 내에선 예정대로 개최하기 어렵다면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를 살려 미국에도 유리한 1년 연기안을 (미국과) 공동 제안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안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IOC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NHK와 인터뷰에서 "개개인의 발언에 대해서는 코멘트하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IOC 측은 "7월에 안전하게 올림픽이 개최될 수 있도록 일본 및 관계기관과 긴밀히 연계해 성공을 향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 도지사도 전날 아베 총리와 회담한 뒤 "7월 24일 도쿄올림픽이 개막하는 것은 변함없다"며 "취소라는 선택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리스에서는 지난 12일 도쿄올림픽 성화 채화식이 열렸다. 채화식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일반인은 참석하지 않은 채 무관중 행사로 치러졌다. 채화된 성화는 일주일간 그리스 내에서 릴레이 봉송된 후 19일 도쿄올림픽 개최국인 일본에 넘겨진다.

성화 채화식에 참석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도쿄올림픽 연기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바흐 위원장은 "근거 없는 추측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며, 성공적인 올림픽을 위한 노력을 방해하고 싶지 않다"면서 "앞으로의 사태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주의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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