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륜차 고속도로 통행금지 합헌, 허탈하고 화가 난다... 오토바이 운전자 무시"
"이륜차 고속도로 통행금지 합헌, 허탈하고 화가 난다... 오토바이 운전자 무시"
  • 유재광 기자
  • 승인 2020.03.12 14: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헌재 "오토바이 운전문화 개선됐다고 볼 사정 없어"... 다시 '합헌' 결정
2006년 이어 두번째 헌법소원 낸 안성일 변호사 "입법적 방법 찾겠다"
오토바이의 고속도로 통행 금지를 규정한 도로교통법 조항에 대해 2차례 헌법소원을 낸 안성일 변호사. /법률방송
오토바이의 고속도로 통행 금지를 규정한 도로교통법 조항에 대해 2차례 헌법소원을 낸 안성일 변호사. /법률방송

[법률방송뉴스] 오토바이 고속도로 통행금지 도로교통법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12일 또 합헌 결정을 내린데 대해 헌법소원을 청구한 안성일 변호사가 “오토바이 운전자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허탈하고 화가 난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안성일 변호사는 이날 법률방송과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오토바이에 대한 인식과 현실도 후진적이고, 법률문화도 후진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안 변호사는 지난해 2월 오토바이 운전자 A씨를 대리해 “오토바이의 고속도로 또는 자동차전용도로 통행을 금지하는 도로교통법 조항은 행복추구권과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이에 대해 헌재는 이날 “2007년부터 여러 차례 오토바이의 고속도로 통행을 금지하는 도로교통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왔다. 선례와 달리 볼 사정 변경이 없다”며 안 변호사가 낸 헌법소원을 기각했다. 

“오토바이의 구조적 특수성으로 인해 사고 발생의 위험이 높고, 사고가 발생한 경우 치사율도 매우 높다. 통행금지 조항은 입법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행복추구권 침해가 아니다”는 것이 헌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판단이다.    

이에 대해 안성일 변호사는 “시간이 꽤 흘러서 이번엔 위헌 결정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똑같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보나마나 '오토바이는 위험하다' 어쩌고 했을 것이다. 화 나고 기가 막혀서 결정문도 아직 안 읽었다”며 허탈함을 여과 없이 내비쳤다. 

안 변호사가 언급한 “시간이 꽤 흘러서”는 오토바이 고속도로 통행금지 도로교통법 조항에 대한 첫 번째 헌법소원과 관련돼 있다. 안 변호사는 지난 2006년 해당 조항에 대해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는 헌법소원을 낸 당사자다.

하지만 헌재는 이날 “오토바이의 운전문화가 개선됐다고 볼 사정도 없다”며 “오토바이 운전자의 안전 및 고속도로 교통의 신속과 안전을 위해 오토바이의 고속도로 통행을 금지할 필요성이 크다”며 안 변호사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대해 안 변호사는 “교통질서를 지키고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서로 간에 약속만 잘 지키면 특별히 오토바이만 위험할 일이 없다”며 헌재 결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단계적으로 오토바이 고속도로 통행을 허용하는 입법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이영진 재판관의 보충의견에 대해서도 “2007년에도 송두환 당시 재판관이 같은 보충의견을 냈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전혀 달라진 게 없다. 입법적으로 해결될 기미가 없어서 다시 헌법소원을 낸 건데... 아무런 생각이 없다”는 게 안 변호사의 비판이다.

안 변호사는 그러면서 “오토바이가 위험하다고 오토바이 운전자의 안전을 생각해서 자동차전용도로도 들어가면 안 된다고 하는데, 신호도 없고 보행자도 없는 자동차전용도로가 일반도로보다 더 안전하다. 이것은 입증할 필요도 없는 사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변호사는 나아가 “배달이나 퀵 오토바이 때문에 고속도로 진입을 허용하면 안 된다고 하는데 배달이나 퀵은 고속도로를 들어갈 일이 없다. 수원 사는 사람이 서울에 짜장면을 시켜먹겠냐”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왜 벌어지지도 않을 그런 가정들을 하고 그래서 오토바이가 고속도로 들어가면 안 된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안 변호사는 성토했다.

안 변호사는 도로교통을 관할하는 경찰청에 대해서도 “전향적으로 자동차전용도로 오토바이 진입 시범사업 실시 같은 걸 해 보고 정말 위험한지, 통행을 허가해도 되는 건지 판단을 해야 하는데 아무 생각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오토바이 배달종사자들의 안전이나 산업적 측면에서도 최소한 오토바이가 자동차전용도로라도 들어가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 안 변호사의 주장이다. 

이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안성일 변호사는 “그동안은 헌재를 두들겨왔는데 이제는 오토바이 라이더들이 힘을 합해서 입법청원을 통해 국회를 움직이는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법률방송은 앞서 지난 1월 10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사이트 개설 제1호 청원으로 오토바이 자동차전용도로 진입 허용 청원을 냈지만 상임위 심사에 필요한 10만명의 동참을 얻지 못해 청원은 폐기된 바 있다. 

관련해서 일정 배기량 이상 오토바이의 자동차전용도로 진입 허용을 골자로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한 미래통합당 김학용 의원은 법률방송과 인터뷰에서 20대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오는 4·15 총선에서 당선돼 국회로 생환한다면 21대 국회에서 법안을 다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OECD 국가 가운데 오토바이의 고속도로 진입을 일률적·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