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오토바이 고속도로 통행금지 위헌 아냐"... "입법적 개선 필요" 보충의견
헌재 "오토바이 고속도로 통행금지 위헌 아냐"... "입법적 개선 필요" 보충의견
  • 유재광 기자
  • 승인 2020.03.12 13: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입법 목적의 정당성 인정"... 헌재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
이영진 재판관 "전면적·일률적인 통행금지 문제점 개선해야" 보충의견
/법률방송 자료사진
/법률방송 자료사진

[법률방송뉴스] 법률방송에서는 오토바이 고속도로 진입 금지의 타당성 여부에 대해 여러 차례 보도해 드렸는데 관련해서 오늘 이륜자동차 고속도로 통행금지는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습니다.

법률방송은 이영진 재판관의 보충의견에 주목합니다. ‘판결로 보는 세상’입니다.

2종 소형면허를 가진 A씨는 지난해 2월 “이륜자동차의 고속도로·자동차전용도로 통행을 금지한 도로교통법 제63조가 행복추구권과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도로교통법 제63조는 ‘자동차(이륜자동차는 긴급자동차만 해당) 외의 차마의 운전자 또는 보행자는 고속도로 등을 통행하거나 횡단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실 해당 조항에 대해 2007년부터 여러 차례 위헌심판이 청구돼 왔지만 헌재는 매번 “위헌이 아니다”는 결정을 내려왔고, 이번에도 “선례와 달리 볼 사정 변경이 없다”며 합헌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헌재는 먼저 “이륜자동차는 운전자가 외부에 노출되는 구조로 인해 가벼운 충격만 받아도 운전자가 차체에서 분리되기 쉽고, 급격한 차로변경과 방향전환이 쉬워 사고발생 위험성도 높으며 사고발생시 치사율도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헌재는 그러면서 “고속도로 등에서 이륜자동차의 통행을 허용할 경우 고속으로 주행하는 이륜차의 사고 발생 위험성이 더욱 증가되고 그로 인해 일반자동차의 고속 주행과 안전까지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러한 점에 비춰볼 때 이륜자동차 운전자의 안전 및 고속도로 교통의 신속과 안전을 위해 이륜자동차의 고속도로 통행을 금지할 필요성이 크다. 통행금지 조항은 입법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는 것이 헌재의 판단입니다.

헌재는 이에 “이륜자동차의 고속도로 등 통행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으로 인한 기본권 제한의 정도가 해당 조항이 도모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해 중대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경찰 오토바이 등 긴급자동차는 되고 일반 오토바이는 안 된다는 것은 부당한 차별이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헌재는 “소방차, 구급차, 혈액공급차량 등 급박한 상황에서의 예외를 규정한 것이라 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헌재는 그러면서 “교통사고 발생 건수와 사망자 수 추이를 보면 오토바이의 구조적 특성으로 인한 사고 발생 위험성 등에 변화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이륜자동차 운전문화가 개선됐다고 볼 사정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헌재의 오늘 오토바이 고속도로 통행금지 합헌 결정은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내려졌습니다.

다만 이영진 재판관은 “260cc를 초과하는 대형 오토바이는 사륜자동차와 동등한 주행 성능을 지니고 있다”며 “단계적으로 고속도로 등 통행을 허용하는 입법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보충의견을 냈습니다.

“안전한 교통문화가 정착돼 이륜자동차의 운전 행태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 단계적으로 이륜자동차의 고속도로 통행을 허용하는 등, 전면적·일률적인 통행금지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입법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영진 재판관의 보충의견입니다.

오늘 헌재 결정은 비록 오토바이 고속도로 통행금지가 합헌이라는 기존 판단을 유지했지만 그래도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먼저 헌재가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이륜자동차 운전문화가 개선됐다고 볼 사정도 없다”는 점을 적시한 부분입니다.

이는 뒤집어 보면 오토바이 운전문화가 개선됐다고 볼 만한 사정 변경이 생긴다면 달리 판단할 수도 있다는 여지와 가능성을 심어 놓은 결정입니다.

“이륜자동차의 운전 행태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이라는 전제를 깔고 “전면적·일률적인 통행금지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입법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이영진 재판관의 보충의견은 이런 점을 더욱 구체화한 의견입니다.

선진국 클럽이라는 OECD 국가 가운데 전면적·일률적으로 오토바이 고속도로 진입을 제한하고 있는 유일한 나라인 한국.

법률방송에 출연한 여성 오토바이 운전자의 “내 생명인데 나는 안전하게 타는데, 타 보지도 않고 위험하다고만 한다”는 인터뷰 발언이 인상적이었는데, 결국 오토바이 자동차전용도로·고속도로 진입 허용은 오토바이와 오토자이 운전자에 대한 일반의 편견과 선입견 개선, 인식의 변화가 관건 아닌가 합니다. ‘판결로 보는 세상’입니다.

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