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정당 출현에 복잡해진 투표용지... 헌재 "의석 수 따른 총선 기호 배분 합헌"
비례정당 출현에 복잡해진 투표용지... 헌재 "의석 수 따른 총선 기호 배분 합헌"
  • 유재광 기자, 윤수경 변호사
  • 승인 2020.03.1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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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정당 후보자에 표 몰아주는 '순서 효과'로 평등권 침해" 헌법소원
헌재 "유권자 혼동 방지, 선거 원활한 운영... 합리적 기준과 목적 정당"

▲유재광 앵커= ‘윤수경 변호사의 이슈 속 법과 생활’ 오늘(11일)은 총선 투표 얘기 해보겠습니다. 윤 변호사님, 선거기간에 투표용지의 후보자 번호는 어떻게 배분이 되고 있는 건가요.

▲윤수경 변호사= 공직선거법상에 투표용지의 게재되는 순위는 후보자 등록 마감일 기준 정당 추천 후보자, 무소속 후보자 순으로 정해집니다. 그중 정당 후보자의 경우 국회 의석 수 순서에 따르고요.

동수라고 하면 비례대표 득표 수에 따르게 돼 있습니다. 그리고 의석이 없으면 당명 가나다순, 무소속 후보자의 경우 선관위 추첨에 따르도록 돼 있습니다.

▲앵커= 공직선거법이라고 말씀을 해주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돼 있나요.

▲윤수경 변호사= 공직선거법은 제150조 제3항에서 투표용지에 표시할 정당 또는 후보자의 기호를 후보자 등록 마감일 기준 국회에서 다수 의석 순서에 따르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조항 제2항에서는 후보자의 순위를 ‘1, 2, 3’ 등 숫자로 표기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게 잘못됐다고 헌법소원을 냈다는 건데, 뭐가 문제라는 건가요.

▲윤수경 변호사= 2018년 6월 ‘제7회 지방선거’ 당시 부산 지역에서 지자체장 후보로 출마했던 이성권 당시 바른미래당 예비후보 등 3명이 선거 한 달 전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습니다.

그 내용은 투표용지에 표시할 정당 또는 후보자의 기호를 국회에서의 다수 의석 순서에 의해서 아라비아 숫자로 표기하도록 하는 공직선거법에 따라서 이들이 기호 3번이 됐는데, 이 기호 순서 때문에 불이익을 받았기 때문에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바른미래당 소속 후보자들이 배분받은 기호가 상대적으로 뒷 번호여서 불리해졌다는 취지인데, 이들은 “다수 의석 정당 후보자에게 득표를 몰아주는 이른바 ‘순서 효과’를 발생시키고, 소수 의석 정당 후보자나 무소속 후보자가 불리한 출발선에서 선거를 시작하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이 사람들이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대안 같은 것을 낸 게 있나요. 헌법재판소에선 뭐가 쟁점이 됐나요.

▲윤수경 변호사= 헌법재판소에서는 청구인들의 주장대로 공직선거법 제150조 제3항이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지가 쟁점이 됐는데요.

앞서 헌재는 1996년 결정인 96헌마9 등의 결정에서 “정당·의석 수를 기준으로 한 기호 배정이 소수 의석 정당, 의석이 없는 정당, 무소속 후보자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하지만, 정당제도의 존재 의의 등에 비춰서 그 목적이 정당할 뿐만 아니라 합리적 기준에 의하고 있다”고 판시한 바가 있습니다.

해당 조항에 대한 헌재의 합헌 결정은 이미 수차례에 걸쳐 이루어져 왔습니다.

▲앵커= 이번에도 똑같은 결정이 난 건가요.

▲윤수경 변호사= 네. 헌재는 이성권 전 의원 등이 투표용지에 후보자를 다수 의석 정당 순으로 나열하고 후보자 기호를 숫자로 표시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제150조 3항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고 11일 밝혔습니다.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보게 되면 “1995년 헌재는 해당 조항이 소수 의석을 가진 정당이나 무소속 후보자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해 차별을 두었다고 할 수 있으나, 이는 정당의 존재 의의 등에 볼 때 목적이 정당하고, 정당·의석을 우선할 때 당적 유무, 의석 순, 정당명 또는 후보자 성명 순 등 합리적 기준에 의하고 있어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결정한 바 있다”라고 하면서요.

“이후에도 다수의 헌재 결정에서 이 조항이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판시를 그대로 유지해왔고 여전히 종전 선례와 결정을 달리 판단할 필요성이 없다”라고 판단했습니다.
 
아울러 “기호로 ‘1, 2, 3’ 등 숫자를 부여한 것도 가독성 높은 기호를 사용하도록 해 유권자의 혼동을 방지하고 선거의 원활한 운영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며 “목적이 정당해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 볼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앵커= 이번 총선에서는 이른바 비례 위성정당이 많이 나올 것 같은데 여기는 번호 배분이 어떻게 되나요.

▲윤수경 변호사= 선거법이 개정돼서 기존보다 복잡한 연동형 산식으로 변경이 됐습니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복잡한 수 계산을 해야 지지 정당을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볼 수 있는데요.
 
위성정당들이 대거 나타나면서 투표용지도 길어지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전자개표가 아닌 수작업으로 개표를 해야 하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총선에 혼란과 불편이 있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앵커= 그나저나 이번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무력화할 거면 왜 이렇게 난리를 쳐서 패스트트랙은 했는지 잘 모르겠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윤수경 변호사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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