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멈춘 차가 과실 더 적어... 70 vs 30

▲한문철 변호사= 우리나라 도로 상황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지금부터 30년 전만 하더라도 비포장도로가 상당히 많이 있었어요. 그러나 지금은 거의 다 대부분 포장도로죠. 그런데 산길은 여전히 비포장입니다. 산길은 비포장에 좁습니다. 그런 곳에서 일어난 사고인데요.

영상 보시겠습니다.

블랙박스차가 산길을 내려가고 있는데요. 내려가다가 ‘어이구!’ 상대차가 보이는 순간 ‘어!’하고 멈췄지만, 상대차 엔진 소리가 들립니다.

결국 블박차는 멈춘 것이죠, 상대 차를 보고. 그런데 상대 차는 계속 달려와서 ‘쾅!’ 엔진소리가 들릴 정도로 박았습니다.

블박차는 “나는 분명히 멈췄어요. 멈춘 차량을 때리고 지나가면 무조건 상대 차량의 100% 과실이에요”라고 주장하고, 상대 측은 “좁은 길 충돌사고이므로 50 대 50입니다” 이렇게 얘기합니다.

블박차 보험사는 “정차하자마자 사고가 났기 때문에 정차는 5초 이상 있어야 한다는 개념도 있습니다. 그것과는 조금 다른 상황입니다. 50 대 50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60 대 40까지 노력해보겠습니다” 이런 입장인데요. 이번 사고 누가 더 많이 잘못했습니까. 그리고 과실비율은 몇 대 몇입니까.

우선 차 두 대가 주행할 수 없는 좁은 길에서 내려가는 차하고 올라가는 차하고 어느 쪽이 우선일까요. 내려가는 차가 우선입니다. 그런데 내려가는 차, 올라가는 차 그것은 따지지 마세요.

만약에 “내려가는 차가 우선이다, 비켜라 비켜” 이러면 올라오는 차가 뒤로 후진해야 해요. 후진해서 좀 넓은 공간이 있어야 그쪽으로 비켜주고 지나가죠. 만약에 뒤쪽으로 100m를 후진해야 합니다. “빨리 가. 후진해. 후진해” 이렇게 하면 되나요.

내려가는 차 입장에서 내 뒤쪽에 5m만 가면 공간 있어요. 그러면 내려가는 차가 후진해서 넓은 공간 만들게 비켜줘야겠죠. 너무 형식적으로 생각하지 마시고요. 합리적으로 생각하세요.

도로교통법 머리 속에 기본적인 것은 들어있지만 그러나 법 조항 하나하나 생각하시면 피곤합니다. 세상은 피곤하지 않게 살아야 해요.

게다가 이번 사고현장은 내리막이 그렇게 가파르지도 않죠. 거의 완만합니다. 여기서는 내려가는 차, 올라가는 차 생각하지 마시고요. 제일 중요한 것은 쭉 뻗은 직선구간이면 상대 차 서로 볼 수 있죠.

나는 상대 차를 보고 속도를 줄이는데 상대 차가 계속 오면 그때 미리 빵 해서 사고를 피할 수 있습니다. 커브길, 고갯길 이런 곳에서는 상대가 안 보입니다. 그래서 서로 조심해야 해요. 조심하는 첫째는 천천히 가야하는 것입니다.

천천히 기다가 상대 차를 보면 서로 누가 어느 쪽으로 빼야할지, 옆으로 조금씩 비켜준다든가 비킬 수 있으면 지나가고 안 되면 조금 후진하고, 그래서 서로 두 대가 교행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곳은 굽은 길입니다. 좁은 길이에요. 안 보여요. 속도를 조금 줄였더라면 그러면서 조금 더 오른쪽으로 갔으면 서로가 잘 보이죠. 가운데로 가면 서로가 안 보입니다. 맞은편을 보려고 조금 피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래도 블박차는 상대 차를 보고 멈췄어요. 그런데 상대 차는 멈추지 않고 그냥 왔습니다. 블박차가 조금 속도를 미리 줄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상대방은 멈추지도 못했고요, 나는 멈췄고요.

누가 더 잘못했습니까. 당연히 멈추지 못한 상대가 잘못한 것이죠. 블박차가 오른쪽으로 더 피했어야 한다? 사진을 보세요. 피할 공간이 없어요. 도로가 원체 좁아서 차가 멈추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한쪽은 멈췄고 한쪽은 멈추지 못하고 와서 박고 계속해서 엔진소리가 ‘쾅~’ 이번 사고 보험사는 잘 해야 60 대 40이다, 어쩌면 50 대 50이라고 하지만 그러나 나쁠 때, 최악의 경우가 60 대 40이죠.

이번 사고 블박차 운전자가 커브길에서 미리 속도를 줄이지 못한 것 그런 아쉬움은 있습니다. 그 아쉬움 얼마나 볼까요. 판사에 따라서 블박차 20~30% 정도로 봅니다.

따라서 이번 사고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브레이크도 제대로 못 잡은 상대차를 70 블박차 30, 또는 80 대 20까지 볼 수 있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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