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은 '약속'... 깜빡이 잘못 켠 차가 100% 책임

▲한문철 변호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앞에 가던 차가 왼쪽 깜빡이를 켜요. 그래서 오른쪽으로 지나가려는데 앞차가 갑자기 때리면 피할 수 있을까요? 영상 보시겠습니다.

블랙박스차 앞차를 따라갑니다. 앞차가 왼쪽 깜빡이를 켜서 (자신은) 오른쪽 깜빡이 켜고 (오른쪽으로) 들어가려는 순간에 ‘쾅!’.

이 상황에서 블박차 운전자는 “왼쪽 방향지시등에 오른쪽으로 오면 어떻게 하나요. 내가 바로 옆에 있는데 오려면 나를 봐야죠. 당연히 앞차의 100% 잘못이죠.” 이런 입장인데요.

하지만 앞차 보험사, 블박차 보험사 둘 다 “100 대 0이라뇨? 이번 사고는 50 대 50이에요”라고 합니다. 블박차 측은 “왜요? 내가 뭘 잘못했어요?”라고 합니다. 잘 보세요.

하나의 차로잖아요. 하나의 차로는 앞차가 빠진 다음에 블박차가 갔어야 하는데 왜 거기 오른쪽을 비집고 들어갔으니까 그게 잘못입니다.

물론 앞차도 왼쪽 깜빡이 켜고 옆을 보지않고 들어온 것도 잘못했지만 블박차도 “반은 잘못됐어요” 이렇게 주장하는데요. 이번 사고 과실비율은 과연 몇 대 몇일까요.

이곳 사고 현장은 처음에는 하나의 차로였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가면 길이 넓어져요. 넓어져서 왼쪽은 좌회전 오른쪽은 우회전이 가능합니다.

앞차가 왼쪽으로 붙어요. 그리고 왼쪽 깜빡이까지 켰어요. 그런데 블박차가 조금 먼저 들어간 거예요. 비집고 들어간 게 아니라 공간은 충분히 넓습니다.

아직까지 2개의 차로로 넓어진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차 2대가 지나갈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여러분들은 어떻게 하십니까. 조금 더 가야 차선이 있으니까 차선 나올 때까지는 앞차 다 빠질 때까지 기다리십니까? 안 그러죠.

좌회전 하는 차는 왼쪽으로 붙고 오른쪽으로 가는 차는 오른쪽으로 들어가는 것, 일반적이지 않습니까.

아파트에서 나올 때도 하나의 차로에요. 양쪽으로 나가는 차, 들어오는 차, 나갈 때 좌회전 신호 기다립니다. 그러나 우회전하는 차들은 오른쪽 공간이 되면 그쪽으로 가서 우회전 하죠.

몇 대 몇은 형식적으로 판단하는 게 아닙니다. 실질적으로 판단해야 해요. 보험사에서는 “1개의 차로면 차가 1대씩 가야한다. 앞차를 잘 봤었어야 한다”고 하지만요.

실질적으로 넓어져서 2대의 차가 지나갈 수 있고 블박차가 새치기 한 것도 아니고 앞차는 좌회전 할 거였어요. 왼쪽 깜빡이 키고 그럼 생각이 바뀌었을 때 그때는 혹시 모르니까 오른쪽을 봤어야죠.

여러분들이 생각하실 때 블박차에게 잘못이 있습니까? 차선은 저 앞에 조금 더 가야 벌어지지만 그러나 사고 지점부터 넓어져서 실질적으로는 2개의 차로가 형성돼 있는 곳입니다.

블박차 오른쪽으로 지나가는 데 아무지장 없고요, 평소에도 그렇게 지나가는 곳입니다. 앞차는 왼쪽 깜빡이 키고 좌회전하겠다고 딱 서 있다가 갑자기 들어오면 앞차가 완전히 ‘페인트 모션’ 쓴 것이죠.

교통에서는 속임수를 쓰면 안 됩니다. 좌회전 깜빡이 켰으면 좌회전해야 하고요. 만약에 ‘좌회전이 아니다. 우측으로 가야 되겠다’ 그러면 오른쪽 깜빡이 켜야죠.

블박차는 아까부터 우측 깜빡이 깜빡깜빡 하면서 들어왔습니다. 앞차가 좌회전 하려다가 생각이 바뀌었을 때는 그때는 좌회전 깜빡이 끄고 다시 오른쪽 깜빡이 킨 다음에 오른쪽엔 공간이 있잖아요. 그 오른쪽 공간으로 자동차가 충분히 지나갈 수 있고요.

오토바이도 지나갈 수 있죠. 그리고 원래 자전거는 지나갈 수 있는 공간입니다. 방향 전환 할 때는 반드시 깜빡이 키고 뒤쪽을 직접 살폈어야 합니다. 그러지 못한 상대가 잘못한 것이고요.

블박차가 아직까지는 하나의 차로인데 형식적으로는 왜 미리 들어가, 그것을 잘못이라고 한다는 것은 너무나 형식 논리에 치우친 것으로 여겨집니다.

따라서 이번 사고 일반 운전자들의 상식에 비춰볼 때 블박차에게 잘못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법은 상식의 최소한입니다. 상식적으로 블박차 운전자에게 잘못이 없다면 법적으로도 잘못이 있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고는 100 대 0이어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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