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열매 "도의적·법적으로 민감한 상황, 정상적 사업진행 어렵다"
권영진 대구시장 "신천지교회 돈 안 받겠다, 먼저 방역에 협조해야"
신천지 "국민여론 부담 이유 반환... 다른 기부처 찾아 전달하겠다"

신천지대구교회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입금한 코로나19 기부금 100억원을 받지 않겠다고 밝힌 권영진 대구시장. /법률방송
신천지교회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입금한 코로나19 기부금 100억원을 받지 않겠다고 밝힌 권영진 대구시장. /법률방송

[법률방송뉴스] 신천지교회가 ‘코로나19 극복에 써달라’며 입금한 120억원에 대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가 “최종적으로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동모금회는 6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5일 오전 입금된 신천지 120억 기부금을 최종 반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동모금회는 "사전 협의 과정이 없었던 거액의 기부금에 대한 기부 의사를 원칙과 절차에 따라 확인했다"며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도의적·법적으로 민감한 상황 등을 고려해 신천지 측과 최종 협의를 거쳐 기부금을 전액 반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120억 반환 결정 배경에 대해 “신천지 측의 기부행위에 대해 많은 관심과 논란이 지속됐다"며 "그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기보다, 그런 상황 때문에 정상적 사업 진행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신천지 측은 공동모금회의 120억 최종 반환 결정이 나오자 "오늘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측으로부터 신천지에 대한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 것에 대한 부담 등의 이유로 반환 요청이 왔다"면서 "국민께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을 전하며, 이른 시일 내에 기부처를 찾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전달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최종 반환 결정까지, 신천지 120억원을 놓고 이틀째 논란이 일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공동모금회 측은 권영진 대구시장이 “신천지교회가 기부한 120억원 중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입금된 100억원을 받지 않겠다. 먼저 방역에 협조해달라”고 한 발언에 대해 “우리가 받은 기금인데, 대구시가 왜 이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권 시장은 앞서 이날 코로나19 관련 정례브리핑에서 "신천지예수교 대구교회 측 기부금 100억원을 받지 않기로 했다"며 "전국 단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입금된 신천지예수교 총회 성금 20억원도 거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모금회 측은 또 전날 일부 매체의 '신천지 성금 반환 결정' 보도에 대해서도 “누구와 인터뷰했는지 모르겠는데 그런 결정을 내린 적이 없다.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다”라며 “(기부금과 관련해) 신천지 측와 외부적으로도 협의 중이고, 우리 내부적으로도 포괄적으로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공동모금회는 다시 몇 시간 만에 최종적으로 120억 반환 결정을 한 셈이다.

사회복지단체인 공동모금회는 사회복지가 기부의 주된 목적일 경우만 성금을 받는다. 출마를 앞둔 후보자의 기부금처럼 공직선거법에 명백히 위반되는 경우나, 종교나 정치적인 목적이 주된 경우라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기부금을 받지 않는다.

신천지교회는 전날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써달라며 공동모금회에 120억원을 기부했다고 주장, 그 배경 등을 놓고 논란을 일으켰다.

신천지 측은 공동모금회에 사전 연락 없이 기자들에게 먼저 문자메시지와 이메일 등을 보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20억원을 기부했다”며 “기부금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구·경북지역 및 전국의 재난활동과 구호물품 지원 등에 쓰일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우선 신천지 측이 거액을 기부한 것은 코로나19의 ‘슈퍼 전파자’라는 비난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또 검찰 압수수색 요구와 서울시의 사단법인 취소 방침 등 신천지 책임론이 커지자 거액의 기부금으로 검찰의 수사나 법인 취소 등을 모면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고의는 아니었지만 많은 감염자가 나왔다”며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정부에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인적·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신천지가 120억원의 거액을 현금 이체했다는 점에서 자금동원력에 대한 관심도 집중됐다. 이에 대해 신천지 측은 "다대오지파 대구교회가 100억원을 냈고, 나머지 20억원은 총회 본부에서 냈다"고 밝혔다. 신천지 교단 차원에서 기금을 출연했다는 것으로, 기부금 마련을 위해 별도로 교인들로부터 헌금을 걷지는 않았다는 해명이다. 신천지교회는 총회 본부와 12개 지파로 구성돼 있는데 지파별로 별도 재정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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