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시계로 비열한 정치공작" vs "청와대 시계 과시하려는 것"

▲유재광 앵커= 오늘(3일) 정치권은 어제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기자회견장에 차고 나온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금장 손목시계를 두고 하루 종일 설왕설래 시끄러웠습니다. '이슈 플러스' 장한지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제 이만희 총회장이 차고 나온 시계 어떤 시계인가요.

▲기자= 이만희 총회장은 어제 기자회견 도중 갑자기 일어나 큰절을 2번 했습니다. 그런데 절을 할 때와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앉아 있을 때, 손목에 차고 있던 황금색 시계가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오늘 하루 종일 인구에 회자됐습니다.

시계를 보면 상단엔 청와대를 뜻하는 봉황 문양이 새겨져 있고 하단엔 '박근혜'라고 박 전 대통령의 친필 이름 새겨져 있었습니다.

이게 과연 박 전 대통령 기념품 시계가 맞냐를 놓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오늘 하루 종일 갑론을박이 벌어졌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게 정말 진짜인가요, 가짜인가요.

▲기자= '박근혜 시계'가 알려지자 미래통합당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몸담았던 인사들을 중심으로 "가짜 박근혜 시계"라고 강조하며 선 긋기에 나선 상태입니다.

시곗줄이 은장이 아닌 금장으로 돼 있는 건 제작한 적이 없다는 것이 박근혜 정부 청와대 인사들의 설명입니다.

박지원 민생당 의원은 오늘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서 "금시계, 금줄 시계를 만드는 것은 금시초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박 의원은 "청와대 시계를 갖다가 금줄로 바꾼 것 아닌가. 이게 과시욕 아니겠느냐. 사교 교주들은 본인을 과시하려는 면이 있다"라고 말하며 시계 자체는 진짜일 가능성 시사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만희 총회장이 하필 박근혜 전 대통령 이름이 새겨진 시계를 차고 나온 것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정치권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진태 미래통합당 의원은 개인 논평을 통해 이 총회장이 '박근혜 시계'를 차고 나온 것 자체가 저열한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현 정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할 이유가 있을까. 오히려 '나 이렇게 박근혜와 가깝고 야당과 유착돼 있다는 것을 알렸으니 여권에 보내는 나 좀 잘 봐달라'는 메시지 아니었겠느냐"는 게 김 의원의 해석입니다.

지난 정권에서 청와대 부속실 행정관으로 일했던 통합당 이건용 조직팀장은 페이스북에 "정권에 불리한 코로나19 정국을 어떻게든 벗어나 보려는 여권 인사들의 눈물겨운 사투가 보인다"며 "온 나라가 알코올 냄새로 진동하는 데 시계 하나로 위기를 덮을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습니다.

우리공화당과 자유통일당이 합당해 탄생한 자유공화당의 인지연 수석대변인은 "가짜 시계 소동은 신천지 교주가 박 대통령을 모욕하고 명예훼손을 함으로써 문재인 정권에 굴복하고 잘 보이려 기획한 더러운 쇼"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앵커= '가짜 시계' 말고 다른 반응이 나온 건 없었나요.

▲기자= 주권자전국회의 등 시민단체가 추진하는 비례대표 정당 가칭 정치개혁연합 창당 발기인인 황교익씨는 페이스북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만희 총회장만을 위해 금장 박근혜 시계를 제작해 선물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권에서는 대놓고 말은 안 하지만 이만희 총회장이 평소 신천지의 순우리말인 '새누리'를 언급하며 "새누리당 당명을 자신이 지어줬다고 하고 다녔다는데 뭔가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만희 총회장의 '박근혜 손목시계' 논란이 엉뚱하게 정세균 총리한테 불똥이 튀기도 했습니다. 이만희 총회장이 '정세균 손목시계'도 가지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이에 정 총리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허무맹랑한 소리"라며 "이만희씨를 만난 적도 시계를 준 적도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앵커= 신천치 입장이나 반응은 나온 게 있나요.

▲기자= 신천지 입장도 일관되게 나오는 것은 없고요. 여기서 한마디, 저기서 한마디 나와 혼선과 논란을 더 키우고 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신천지 측은 "이 총회장이 기자회견에 차고 나온 시계는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받은 게 아니라 성도(신자)로부터 받은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시계 자체는 진짜라는 뉘앙스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와 인터뷰한 신천지 한 간부는 이만희 총회장이 한국전쟁 참전용사라고 밝히면서 "시계는 정치와 관련이 없다. 그는 다른 것은 가진 게 없어 그것을 찼다"고 말했습니다.

로이터는 "이만희는 박근혜의 선물이라는 것을 자랑하려고 했다. 이만희가 국가적 재앙에 대해 사과했지만, 그가 차고 나온 시계 탓에 분노가 더 거세게 일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시계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왜 차고 나왔는지는 결국 이만희만 알겠네요.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을 사람일 텐데, 왜 차고 나왔는지 진위와 의도가 궁금하긴 합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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