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4번째 '질책'에도 마스크 부족 여전... 불가항력인가 정책능력 한계인가

[법률방송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3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가 전체가 감염병과의 전쟁에 돌입했다"며 "정부의 모든 조직을 24시간 긴급 상황실 체제로 전환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코로나19 마스크 부족 사태와 관련해선 "국민들에게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습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겸해 열린 오늘 국무회의는 정부서울청사와 대구에 있는 정세균 국무총리,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장관들, 15개 시도지사를 영상으로 연결하는 '4원 중계' 형태로 진행됐습니다.

회의 모두발언에서 문 대통령은 "중대한 국면이다. 신천지 이전과 이후가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대구·경북의 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고 엄중한 상황 인식을 나타냈습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현 '마스크 대란' 사태에 대해 모두발언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먼저 "확진자가 폭증하고 지역 감염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늘어난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적 어려움이 분명히 있다. 오랫동안 답답한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답답함을 나타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마스크를 신속하고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불편을 끼치는 점에 국민께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중심으로 관계 부처들이 긴밀히 협력해서 빠른 시일 내 해결해주길 바란다"며 3가지 사항을 지시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3가지 지시 사항은 ▲생산물량 확대 지원 ▲공평한 보급방안 강구 ▲공급 상황 투명한 홍보 등 3가지입니다.

마스크 생산 확대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생산물량을 빠르게 늘리지 못하면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어렵다. 원재료 추가 확보 등 생산업체들이 생산 물량을 늘릴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라"고 독려했습니다.

이어 "정부가 공적 공급 체제로 나선 이상 최대한 합리적이고 공평한 보급방안을 강구해 달라. 어떤 사람은 많이 구입하고, 어떤 사람은 여러 차례 줄을 서도 못 구하거나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사는 등 불평등한 상황을 개선해 달라"라고 지시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공급이 부족하면 그 부족함도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며 "수요만큼 충분히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면 현실을 그대로 알리고 효율적인 마스크 사용 방법에 대해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구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나중에 마스크 수요가 줄어드는 경우 정부가 일정 기간 남는 물량을 구입해 전략물자로 비축하는 방안을 마련해 생산 업체들이 안심하고 마스크 생산 확대에 나설 수 있도록 독려하라"는 말도 했습니다.

'전략물자'라는 단어가 인상적이어서 찾아보니 "정부가 자국의 국가안보, 외교정책, 국내 수급관리를 목적으로 수출입과 공급, 소비 등을 통제하기 위하여 특별히 정한 품목 및 기술을 말한다"는 것이 외교부 설명입니다.

'대외무역법'에는 '국제평화 및 안전의 유지, 국가안보, 기타 국가의 안전을 위하여 필요한 때에 통상산업부 장관이 별도로 정하고 공고하는 물품'으로 규정돼 있습니다.

무슨 군사 무기나 국가핵심기술도 아니고 어떻게 보면 그 자체는 별 거 아닌 것 같은 '마스크'가 코로나19 사태를 만나 '국가안보'나 '국가의 안전'와 연결되는 전략물자가 된 것입니다.

마스크 문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과 27일, 지난 1일에도 3차례에 걸쳐 관계부처 장관들에 "담당자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하라"는 따가운 질책과 채근을 쏟아낸 바 있습니다. 대통령 질책과 지시가 오늘까지 포함하면 4번째입니다.

그런데 복기해 보면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마스크 착용을 코로나19 대응수칙의 기본이라고 강조해왔는데, 정작 코로나19가 확산 일로를 걷자 몇 시간씩 줄을 서서 마스크를 사야 하는, 그래도 못 사는 '마스크 대란' 현상을 빚고 있는 걸 어떻게 봐야 할까요.

정부는 정말 최선을 다해서 잘하고 있는데 정말 불가항력인 걸까요. 아니면 뭔가 구멍이나 문제가 있는 걸까요.

대구에선 오늘 아파트나 빌라 우편함을 이용해 시민들에 배포한 정부 지원 마스크를 가족과 함께 쓰기 위해 223매를 훔쳐 26매를 사용한 사람들 5명이 경찰에 검거됐다고 합니다.

경찰은 "금액으로 따지면 얼마 안 되지만 감염이 확산하는 시기에 사회 불안을 가중한 만큼 엄정히 처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전문 절도범이 아닌 모두 '이웃 주민'들이었다고 합니다.

코로나19와 마스크 부족, 불안이 멀쩡한 이웃 주민들을 엄정히 처벌해야 할 절도범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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