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3% 데이터 근거해 "31번 확진자 전까지는 내국인 비율 더 많아"
"감염학회도 중국인 입국금지 추천 안 해" 발언... '거짓말' 논란까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코로나19 국내 확산에 대해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었다"는 등 근거없고 무책임한 발언을 잇달아 쏟아내면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박 장관은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해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의 발언은 정갑윤 미래통합당 의원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왔다. 정 의원은 “북한, 러시아 이런 나라는 일찍이 국경을 폐쇄했다”며 “천장이 뚫려 비가 새는데 바닥을 아무리 닦아봤자 무슨 소용이 있느냐. 장관은 무엇을 했느냐”고 박 장관을 몰아세웠다. 정 의원은 박 장관이 “소신을 갖고 최선을 다했다”고 하자 “또 신천지 교회냐, 대구 시민이냐”라며 “숙주는 박쥐도 아니고 문재인 정권과 그 밑에 있는 여러분들이다. 복지부 장관이 복지부의 입장을 주장하고 관철했으면 이런 사태가 왔겠는가”라고 따졌다.

그러자 박 장관은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우리 한국인이었다. 애초부터 중국에서 들어온 우리 한국인이라는 뜻”이라고 맞받았다. "그렇다면 한국인을 격리수용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박 장관은 “하루 2천명씩 들어오는 한국인을 어떻게 다 격리 수용하느냐”고 되물으며 “이 바이러스의 특성 자체가 검역에서 걸러지지 않는 사람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열도 기침도 없는 한국인이 (중국에서) 감염원을 가져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장관의 이 발언은 역학적 근거도 아직 확인되지 않은 무책임한 말이라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확진자 893명(25일 오전 9시 기준) 중 지금까지 감염경로가 밝혀진 환자는 단 30명뿐이다. 전체 확진자의 약 3%에 해당하는 환자의 역학조사 데이터를 근거로, 한국의 보건행정 책임자가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박 장관은 법사위 회의에서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중국에 갔다 온 한국인들이 그 병원균을 가져올 수도 있고 중국에서 직접 올 수도 있는데, 31번 확진자 전까지 보면 그 비율은 내국인이 더 많아서 그렇게 말씀드린 것"이라고 해명 아닌 해명을 했다.

박 장관은 또 정점식 미래통합당 의원이 "대한의사협회가 7차례나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를 건의했는데, 왜 시행하지 않는가"라고 질문하자 "의학적 관점에서 의협보다 대한감염학회가 더 권위 있는 전문가들이 모여 있다. 감염학회는 중국 전역에 대한 입국금지를 추천하지 않았다"고 답해 ‘거짓말 논란’을 일으켰다.

감염학회는 지난 2일 정부가 중국 전역이 아닌 후베이성에서 오는 외국인에 한정한 입국금지 계획을 발표하자 "후베이성 제한만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주변국가의 유행이 적절히 통제되기 전까지는 위험지역에서는 오는 입국자들의 제한이 필요하다"는 대정부 권고안을 발표했다.

감염학회는 당시 "후베이성 외의 중국지역에서 발생하는 사례가 40%를 차지하여 후베이성 제한만으로는 부족한 상황이 됐다"며 "우리 국민이 위험지역을 방문하는 것부터 자제하도록 권고한다"고도 밝혔다.

또한 감염학회 뿐 아니라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 등 3개 학회는 지난 15일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대정부 권고안’을 내고 거듭 "역학적으로 위험지역인 지역사회 유행 추정 국가들로부터 오고 가는 여행객에 대해서 더 엄격한 여행자제 권고와 입국자 검역, 체류기간 동안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박 장관은 이날 발언에 앞서 코로나19 국내 확산이 우려되는 시기에 "지금 겨울이라서 모기가 없다"는 발언으로도 비판을 받았다.

그는 지난 22일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중국인, 중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들의 입국을 상당히 제한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하루에 2만명 정도였던 (중국 발) 입국자 수가 지금 4천명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그 4천명 중 1천명가량이 내국인"이라며 중국인 입국제한 조치가 필요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박 장관은 자신의 발언에 "창문 열고 모기 잡겠다는 것이냐"는 지적이 나오자 "창문을 열어놓고 모기를 잡는 것 같지는 않고, 지금 겨울이라서 모기는 없는 것 같다"고 농담조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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