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털기' 당한 상인, 비난과 협박 시달리자 가해자들 경찰 고소
심재철 "적반하장, 문빠들 이성 상실"... 진중권 "개인숭배 모드"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해... 맹목적 지지·비난 文에도 도움 안돼"

[법률방송뉴스]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기가 거지 같다”는 직설적인 발언을 한 전통시장 상인이 쏟아지는 악성 댓글과 협박을 견디다 못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지나친 소비 심리 위축을 좀 누그러뜨리기 위해 지난 9일 충남 아산의 전통시장을 찾은 문 대통령은 한 반찬가게 상인에게 다가가 인사한 뒤 “좀 어떠세요?”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상인 A씨는 “(경기가) 거지 같아요. 너무 장사 안 돼요. 진짜 어떻게 된 거예요. 점점 경기가 너무 안 좋아요. 울게 생겼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건데 너무 직설적이었는지 당시 화면을 보면 문 대통령은 살짝 당황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해당 영상이 유튜브 등에 공개되면서 이 상인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의 분노를 샀고 곧바로 이른바 ‘신상털기’ 표적이 됐습니다.

이 상인의 가게 상호명과 주소, 휴대폰 번호 등이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개됐고 삽시간에 퍼 날라졌습니다.

그리고 인신공격성 글들과 함께 비난과 사실상 협박 전화들이 상인에 쇄도했습니다.

이를 견디다 못한 이 상인은 결국 다수의 성명불상자를 모욕과 업무방해 혐의로 충남 아산경찰서에 고소했다고 시민단체 ‘시민과 함께’가 오늘 밝혔습니다.

A씨는 경찰에 신변 보호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씨를 향한 악플에는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이나 소상공인 비하 발언, 위치를 알려주면 찾아가겠다는 등 사실상 협박에 해당하는 표현들도 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걸려오는 전화와 폭언, 음성메시지 녹음으로 A씨는 극심한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 ‘시민과 함께’의 설명입니다.

이 시민단체는 그러면서 "이로 인해 휴대전화로 걸려오는 모든 전화를 받지 못하게 되면서 주문 접수 등 반찬가게 운영에도 큰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상인에 대한 이런 과도한 비난, 비하는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됐습니다.

심재철 미래통삽당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 골수 지지 ‘문빠’들의 행태가 가관이다. 장사가 안 돼 어렵다고 한 게 무슨 잘못이냐.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 문빠들이 이성을 상실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예전 이른바 ‘운동권 용어’까지 소환하며 문 대통령 지지자들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같이 엮어 비판했습니다.

“이거 전형적인 NL 코드다. 걔들에게는 시민사회에는 낯설게 느껴지는 개인숭배 모드가 있다. 옛날 임종석도 ‘의장’이 아니라 ‘의장님’이라 불렸다. 행사장엔 가마 타고 입장하고. 사이비종교 교주라고 할까나”라는 게 진 전 교수의 말입니다.

'기생충’ 전문가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같은 사람은 한 종편방송에 출연해 이런 현상에 대해 “친문 지지자들이 보기에 문 대통령은 하늘이다“며 “반찬가게 사장님이 잘못한 게 맞다”고 비꼬았습니다.

“경기가 나쁘다는 건 문 대통령 지지자들에게엔 비밀이다. 그들은 늘 경기가 좋다고 얘기를 했고, 문 대통령도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했는데, 반찬가게 주인이 그 비밀을 밝혀버린 거다. 이건 죄가 맞다”는 게 서민 교수의 일침입니다.

“거지 같아요” 라는 상인 발언을 둘러싼 논란을 보면서 ‘홍길동’이 떠올랐습니다. 아비를 아비라 부르지 못하는.

일부 문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거지 같아요”라는 상인 발언이 대통령에 대한 ‘불경’(不敬)이나 무도함으로 비쳐졌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런 식의 반응이 그토록 지지해마지 않은 문 대통령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이 이를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언제나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한 것 같습니다.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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