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살에 갇힌 외국인 아동, 무엇을 위한 구금인가"... 4번째 헌법소원 제기된 '외국인보호제도'
"창살에 갇힌 외국인 아동, 무엇을 위한 구금인가"... 4번째 헌법소원 제기된 '외국인보호제도'
  • 장한지 기자
  • 승인 2020.02.20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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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임신부까지 법무부 외국인보호소로... 헌법상 영장주의부터 위반"

[법률방송뉴스] 법률방송에서는 지속적으로 외국인보호소 임의 구금제도의 문제점에 대해서 보도해드리고 있는데요.

관련해서 오늘(20일) 헌법재판소 앞에선 '창살에 갇힌 아동, 무엇을 위한 구금입니까?'라는 이름의 외국인보호제도 위헌 결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창살에 갇힌 아동, 어떤 사연일까요.

기자회견 현장을 취재한 장한지 기자가 어떤 사연인지,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무엇이 문제이고 뭘 어떻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 '창살에 갇힌 아동, 무엇을 위한 구금입니까?'라는 현수막을 앞세우고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모여 섰습니다.

사연은 지난 2018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구체적으로 나라와 입국 경위를 밝힐 수는 없지만, 본국의 박해를 피해 우리나라에 어렵사리 들어온 당시 17살 청소년 A가 있습니다.

A는 난민 지위를 신청하려 했지만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신청조차 거부되고 법무부 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됐습니다.

18세 미만은 유엔 아동권리협약상 '아동'에 해당하지만, 출입국 당국의 구금 과정에 이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마한얼 변호사 / 외국인보호소 구금 A 발언문 대독]
"공무원들은 저를 수원 출입국관리사무소로 끌고 갔습니다. 그들은 저에게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어디로 가는지를 나중에서야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제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아랍어 통역사를 만난 적이 없습니다."

'외국인 보호'라는 이름의 '구금 생활'.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곳에서의 구금 생활은 정신적·육체적으로 A를 완전히 무기력하고 피폐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마한얼 변호사 / 외국인보호소 구금 A 발언문 대독]
"수원에서 저는 식사를 거의 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종교적인 이유로 돼지고기를 먹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수원에서 준 음식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었고, 통역을 해줄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제가 물어볼 수 있는 방법도 없었습니다. 그것이 너무 답답했습니다. 특히 제가 수원에 갇혀 있을 때는 운동을 전혀 할 수 없었습니다. 바깥 공기를 쐴 수 없었고, 제가 갇혀 있는 곳에는 햇볕도 들지 않았습니다. 혼자 무기력하게 지내고..."

이게 비단 A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장애인도 예외가 없고,

[김대권 / 난민인권네트워크 구금실무그룹 의장]
"다리가 불편한 분이 있었는데 항상 휠체어를 타고 면회실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은 휠체어 대신 목발을 짚고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몸이 불편한 관계로 여러가지로 직원들을 힘들게 해서 보복을 받고 있다고..."

한국 작업장에서 산업재해를 당해 눈을 다쳐 한쪽 눈을 실명한 경우도, 정신질환 증상이 있어도, 임신한 여성도 예외는 될 수 없습니다.

[김대권 / 난민인권네트워크 구금실무그룹 의장]
"임신한 여성들도 꾸준히 구금되고 있습니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1년에 30~40명 정도의 임신한 여성들이 구금되고 있습니다. 최초 보호심사단계에서 왜 이런 것들이 걸러지지 못하고 외국인보호소까지 오게 되는 건, 이것은 임산부와 태아에게 매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렇게 외국인에 대한 '보호'라는 명목의 법원 영장 없는 사실상의 '구속'과 '구금'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에 따라 그동안 3차례에 걸쳐 해당 조항에 대한 위헌심판이 제기됐는데, 가장 마지막인 지난 2018년 헌재는 해당 조항에 대해 재판관 5명이 '위헌'이라는 의견을 낸 바 있습니다.

하지만 위헌 정족수 6명에 1명이 모자라 헌재 다수 의견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구금제도'는 그대로 존속하게 됐습니다.

[이상현 변호사 / 구금 아동 소송대리인]
"문제는 과반수의 헌법재판관이 위헌이라고 판단했음에도 아직까지도 이 제도가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당사자는 위헌적인 법률에 의해서 구금됐고 지금도 수많은 이주민들이 구금돼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해당 조항에 대해 4번째 헌법소원이 제기돼 다시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엔 특히 아동 구금은 아무리 짧은 기간 동안 이뤄진다고 해도 그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과 발달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는 등 '아동 구금의 위헌성'을 별도로 집중해서 강조할 방침입니다.

이를 통해 아동에 대한 영장 없는 구금이 헌법상 영장주의 위반, 과잉금지원칙 위배, 적법절차원칙 위반임을 적극 부각한다는 방침입니다.

[이상현 변호사 / 구금 아동 소송대리인]
"이제 공은 헌법재판소에 넘어갔습니다. 우리는 인권을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인 헌법재판소에서 그간 이어져 온 이주민에 대한 인권 침해의 현실을 종식시켜 줄 것을 구하며..."

2년 전 헌재의 외국인보호소 장기구금 합헌 결정 당시에도 재판관 5명의 다수의견은 해당 조항이 위헌이라는 것이었고, 헌재는 "입법적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해 관련 법령 정비 필요성을 인정했습니다.

법무부와 국회의 전향적인 제도 개선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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