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논리 빠져 참·거짓, 선악 기준까지 바꿔"... 21일 '법률방송 초대석' 출연

[법률방송뉴스] 거침없는 직설로 한국사회 가장 첨예한 현안들에 대해 날카로운 목소리를 내고 있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법률방송에 전격 출연해 자신을 둘러싼 논란 등에 대한 입장과 속마음을 털어 놓습니다.

토론이나 교양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진 전 교수가 TV에 출연해 한국사회를 보는 시각, 미학자로서 자신의 삶, 예술과 이념에 대한 진솔한 생각을 털어놓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 전 교수의 솔직하고도 격정적인 토로를 윤현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시대의 논객'인가, '좌충우돌 돈키호테인가'.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진중권 전 교수는 '잠수함의 토끼' 역할을 하는 평론가로 자신을 규정합니다.

사람들은 잘 느끼지 못하는 산소량 감소를 '몸부림'을 통해 전달하는 잠수함의 토끼처럼, 자신은 한국사회의 위기 징후를 '언어'로 전달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진중권 / 전 동양대 교수]
"'잠수함의 토끼'라고 그러죠. 잠수함의 토끼인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제가. 많은 분들은, 아마도 저쪽 분(진보)들은 이해를 못할 거예요. '저 놈이 지금 왜 저렇게 몸부림을 치나. 아무 이유 없이 왜 몸부림을 치나' 그럴 텐데. 제가 몸부림을 친다는 것은 뭔가 우리 사회의 상태가 긍정적이지 못하고 부정적인 상태에 있다는 어떤 경고음을 보내는 거죠."

무엇이 그렇게 위기이고 무엇을 그렇게 경고하려는 걸까.

현 한국사회는 1930년대 나치가 정권을 잡아가던 시기처럼 비이성적 진영논리가 국민들의 마음을 잡아먹어 가고 있다는 것이 진 전 교수의 진단입니다.

그리고 이런 진영논리가 참과 거짓, 선악의 기준까지 바꿔버리는 혼돈 상태로 한국사회를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 진 전 교수의 일갈입니다.

[진중권 / 전 동양대 교수]
"우리 사회가 너무 진영논리에 빠져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마치 1930년대 독일사회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좌익, 우익. 그런데 한국사회는 자기가 속할 진영부터 정한 다음에 거기에 입각해서 참·거짓의 기준과 선악의 기준을 다 바꿔버리니까 흔히 말하는 '내로남불'이라고 하나요, 내가 하면 로맨스고 너희들이 하면 불륜이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이런 ‘내로남불’은 대중의 우민화와 상식과 원칙, 정의의 붕괴를 초래한다는 것이 진 전 교수의 지적입니다.

[진중권 / 전 동양대 교수]
"그럼 한 개인으로 볼 땐 한 사람이 한 입으로 두 얘길 한 거잖아요. 그러면 바보 아닙니까, 그거. 정치에 사람들이 너무 열중하다보니까 자기 스스로를 정말 비논리적인 바보로 만들어버리는 이런 현실이 너무 안타깝고요. 또 사회의 정의를 지금 다 무너뜨렸잖아요. 그게 너무 안타깝고 그런 생각입니다, 요즘..."

"피아를 가리지 않고 방향도 없이 좌충우돌한다", "진중권이 변했다"는 일각의 지적과 비판에 대해선 "변한 건 그들"이라고 응수합니다.  

[진중권 / 전 동양대 교수]
"지금 진보가 어느덧 기득권 세력이 된 것이잖아요. 그래서 진보의 이념 자체가 지금 무너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가만히 있어요. 저는 항상 제 위치에 있었고요. 그 사람들이 이상해진 것이죠. 그래서 '변했다' 그러는데, 그들이 변했죠, 그렇잖아요. 보이잖아요. 진보를 얘기하던 사람들이 지금 보수주의자랑 똑같이 행동하고 있잖아요. 그것도 가장 질 나쁜 보수주의자..."

'진보 논객'에서 '진보 저격수'로의 변신, 자신에 대한 극단적인 비판과 비난, 환호와 지지에 대해 진 전 교수는 자신은 그런 이른바 ‘진중권 현상’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라며 "이 또한 언젠가는 변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진중권 / 전 동양대 교수]
"저는 제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진 않고요. 수많은 사람들이 지금 뭔가 불만을 갖고 있고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느낌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그 답답함이 저를 통해서 표출이 되고 있는 것 뿐이고요. 제가 늘 얘길 하지만 저는 이 사태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에 불과하다, 이미 그런 정서들이 있고 그 결과가 나 같은 사람들이 나와서 발언을 할 때 이게 폭발적 호응을 받는 것이다, 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보수 쪽에서 저를 갑자기 좋아하시는데 저는 그다지 기쁘거나 그러지 않아요. 왜냐면 언젠가 그분들의 환호가 얼마든지 또 비난으로 변하리라는 것을 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어느 아일랜드 비행사가 자기의 죽음을 예언하다’는 제목의 예이츠 시를 좋아한다는 진 전 교수는 그 시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자신은 앞으로도 ‘잠수함의 토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진중권 / 전 동양대 교수]
"거기에 그런 말이 나와요. '나는 내가 위해서 싸우는 그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고, 내가 대항해서 싸우는 그 사람들을 증오하지 않는다' 저도 그런 심정이에요. 다만 그냥 제가 볼 때 '이건 상식이 아니다, 원칙에서 벗어났다' 그렇게 내 눈에 보이는 것들을 비판하고 사람들에게..."

진중권 전 교수의 격정 토로는 21일(금) 오후 8시 첫 방송되는 '법률방송 초대석' 제1부 '예술, 법과 충돌하다', 28일(금) 제2부 '예술, 진짜와 가짜', 3월 6일(금) 제3부 '한국사회, 진영을 넘어서' 편을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IPTV는 KT 올레 213번, SK BTV 280번, LG유플러스 250번, 그리고 각 지역 케이블TV를 통해서도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법률방송 윤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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