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 토크콘서트’ 황선 항소심서 국가보안법 무죄... '찬양·고무죄' 계속 유지해야 하나
‘종북 토크콘서트’ 황선 항소심서 국가보안법 무죄... '찬양·고무죄' 계속 유지해야 하나
  • 유재광 기자
  • 승인 2020.02.18 1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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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자작시 낭송, 반국가단체 활동 동조로 단정 어려워"

[법률방송뉴스] 이른바 '종북 토크콘서트'를 열어 북한체제를 찬양·고무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황선 전 희망정치연구포럼 대표가 항소심에서 오늘(18일) 무죄를 선고 받았습니다. ‘판결로 보는 세상’입니다.

올해 46살로 옛 민주노동당 부대변인 출신인 황씨는 2014년 11~12월 두 달 간 재미동포 신은미씨와 함께 3차례에 걸쳐 ‘전국 순회 통일 토크콘서트’를 열었습니다.

2008년 10월에서 2009년 9월 1년 동안은 ‘황선의 통일카페’라는 인터넷방송을 진행하면서 북한이 발표한 담화 등을 여과 없이 전달했습니다.

황씨는 또 대법원이 이적단체로 판시한 ‘6·15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가 개최한 ’2010년 총진군대회‘에 참여해 연설 등을 하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이렇게 인터넷방송이나 토크콘서트 등에서 황씨가 한 발언과 행위들이 북한체제를 고무·찬양한 국가보안법 위반이라고 보고 2015년 2월 황씨를 구속기소했습니다.

국가보안법 제7조는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돼 있습니다. 

벌금형은 없고 그냥 징역형만 있습니다. 그리고 해당 조항 미수범도 처벌합니다.

1심은 황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일부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일단 토크콘서트에서의 발언이나 이적표현물 제작 등에 대해서는 국가보안법 찬양·고무죄를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의 발언에 북한체제나 통치자, 주체사상이나 선군정치 등을 직접적·적극적으로 찬양·옹호하거나 선전·동조하는 내용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재판부 판단입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2010년 총진군대회'에 참가해 강연한 내용을 보면 반국가단체에 적극 호응, 가세한다는 의사가 있었다"며 이 부분은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항소심(서울고법 형사3부 배준현 강성훈 표현덕 부장판사)은 오늘 1심이 유죄로 판단한 부분도 “피고인이 행사에 참석해 자작시를 낭송한 것을 반국가단체 활동에 동조한 걸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전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시 낭송은 북한에 대한 찬양·고무라기보다는 강연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구성됐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행사 기획에 피고인이 관여했다고 볼 증거도 없다”는 것이 2심 재판부 판단입니다.

황씨는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 국가보안법 제7조 1항 등이 “구성요건이 명확하지 않고 표현·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했지만 재판부는 이는 기각했습니다.

항소심 판단을 요약하면 일단 국가보안법 찬양·고무죄 자체는 위헌적 요소가 없고, 실천연대의 총진군대회가 찬양·고무에 해당할 여지는 있지만, 황선씨의 행위가 찬양·고무에 해당한다고 보기엔 증거가 부족해 무죄라는 취지의 판결입니다.

함께 토크콘서트를 연 신은미씨는 ‘재미 종북’ 논란 속에 2015년 강제출국 조치됐습니다.

현 미래통합당, 통합 전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에 따르면 2014년~2018년 9월까지 4년 9개월간 국가보안법 찬양·고무 위반죄로 검거된 사람은 모두 126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과거 북한 경제력이나 군사력이 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더 높았을 때엔, 그야말로 전쟁 치르듯 ‘체제 경쟁’을 했을 땐 백번을 양보해서 찬양·고무죄가 정권 입장에선 필요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이 찬양·고무죄의 존재 이유가 있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북한이 한국보다 100배 낫다, 지상낙원이다” 한다고 해서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훨씬 낫다, 세계 최고의 불세출의 지도자다”라고 한다 해서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이 있을까요. 북한이나 김 위원장 찬양이나 고무가 될까요.

땅에 묻어야 할 과거의 유물은 땅에 묻는 게 어떤가 합니다. 안 묻는 걸까요, 못 묻는 걸까요. 한쪽은 안 묻으려 하고 다른 한 쪽은 못 묻고, 둘 다일까요. ‘판결로 보는 세상’이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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