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웅 "검찰 믿어줘야 한다"…불쾌감 드러내기도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를 두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법무부 김현웅 장관 사이 설전이 벌어졌다.
17일 진행된 법사위 법무부 국정감사에서는 우 민정수석 수사에 대한 검찰의 공정성 논란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백혜련 의원(더민주)은 이날 국감장에 출석한 김현웅 법무부 장관에서 검찰의 우 민정수석 사건 수사가 민정수석실에 보고되고 있는지 여부를 물었다.
우리 정부 지휘라인에 따르면 민정수석실은 법무부의 사건 보고를 받게 돼 있다. 법무부는 검찰에서 보고를 받고, 우 수석 사건을 수사 중인 특별수사팀은 검찰 산하에 있다. 사실상 피의자인 우 수석이 자신의 사건 수사 지휘 최상부에 위치한 셈이다.
김 법무장관은 "국민들의 관심과 우려, 중여성이 크기 때문에 대검과 법무부 모두 필요·최소한의 보고를 받고 있으며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보고를 받고 있다"며 "통상적으로는 민정수석실에 보고를 하지만 이 사건의 경우 특수성이 있는 만큼 꼭 필요한 내용만 사후 보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백 의원은 "최소한의 보고를 한다고 하지만 결국은 보고가 되고 있다는 것 아니냐"고 다시 지적했고, 김 법무장관은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긴 어렵지만 수사에 영향을 주는 보고는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백 의원은 "당사자에게 보고가 되는데 어떻게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느냐"고 다시 문제를 제기했고, 김 법무장관은 "수사에 영향을 주느냐 아니냐의 판단은 검찰을 믿어줘야 한다. 검찰을 믿지 못하면 어떻게 (수사가)진행이 되겠느냐"고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백 의원의 문제제기가 계속되자 김 장관은 다시 "이미 언론에 보도되거나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에 대해서만 사후적으로 보고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사안의 특성상 앞으로의 진행상황이나 계획 등에 대한 사전보고는 하지 않고 언론에 나온 내용만 보고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장관의 거듭된 해명에도 의원들의 문제제기는 계속됐다.
백 의원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노회찬 의원(정의당)은 "언론에 나온 내용만 보고를 한다고 했는데 그건 믿을 수 없는 이야기"라며 "결국 민정수석을 통해 대통령에게까지 보고가 되고 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는 민정수석에게 보고를 했는지가 아니라 수사를 함에 있어서 피의자를 그 자리에 뒀다는 것"이라며 "피의자가 민정수석이기 때문에 보고를 해도 문제가 생기고, 보고를 하지 않아도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의원은 "법무부 장관이라면 민정수석이 피의자가 되는 그 순간 대통령에게 해임을 건의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왜 그렇게 하지 않았느냐"고 추궁했다.
김 장관은 "타 공직자의 거취를 법무부 장관이 이야기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수사의 공정성 내지 영향력 때문에 우려를 하시는데 수사에 영향을 주거나 공정성을 훼손하는 보고는 일체 하지 않고 있으니 이를 믿어달라"고 거듭 이야기했다.
그러나 박주민 의원(더민주)은 "현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 국민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