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색 신호에 정지선 넘어 이미 교차로 진입했다면 신호위반 아냐, 그대로 통과해야

▲한문철 변호사= 교차로 녹색신호에요. 교차로 통과하려고 하는데 바로 코앞에서 황색등으로 바뀌면 여러분 어떻게 하시나요. 원래 황색등은 정지선에 멈추라는 신호입니다. 만일 황색등 들어왔을 때 차체 일부가 지나쳤으면 신속하게 교차로를 빠져나가라는 신호인데요.

그런데 몇 미터 앞에서 딱 바뀌었어요. 그때 여러분들 멈추시나요, 아니면 그냥 지나가시나요. 대부분은 그냥 지나가십니다. 왜. 멈출 수 없으니까요. 그와 같은 곳을 ‘딜레마 존’이라고 하는데요. 딜레마 존을 통과한 후에 일어난 교통사고, 영상 보시겠습니다.

블랙박스차 잘 가고 있죠. 황색불 바뀌었어요. 그냥 지나갑니다. 지나가면서 신호가 빨간 불로 바뀌었는데요. 또 지나가면서 ‘으악’ 맞은편에서 갑자기 불법유턴한 차와 부딪혔습니다.

유턴은 원래 유턴구역선에서 돌아야 하죠. 그런데 상대차는 직진차로에서 갑자기 대각선으로 들어오면서 중앙선에서 안전지대로 연결되는 그 부분을 침범해서 사고가 났습니다. 블박차 운전자는 “아니 그렇게 갑자기 들어오면 어떻게 합니까. 불법유턴한 상대차량 100% 잘못입니다.” 이렇게 주장했는데요.

상대편 보험사는 “블랙박스 차량도 신호위반 했습니다. 교차로 진입 3m 정도 앞에서 황색으로 신호등이 바뀌었습니다. 블랙박스에 찍혔어요. 신호위반 vs 불법유턴, 50 vs 50입니다.” 이렇게 얘기하는데요. 이번 사고의 과실비율 과연 몇 대 몇일까요.

여러분들 운전하시면서 어딜 보시나요. 여기 보시나요. 그렇게 하면 운전 못해요. 걸어갈 때도 멀리 보라고 하죠. 자동차는 속도가 빠르니까 더 앞쪽을 봅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는 전조등 비췄을 때 적어도 30~40미터 이상을 보고 운전합니다.

그리고 신호등을 보죠. 블랙박스 랜드보다 사람 눈은 뒤에 있습니다. 그래서 더 저 앞을 보게 돼요. 블박차 운전자는 황색등으로 바뀌었을 때 이미 정지선 지나친 것으로 본 것 맞습니다. 내눈은 저 앞에 있었기 때문에.

녹색불이었어요, 녹색신호였어요. 그 말 맞아요. 그런데 블랙박스 영상 보니까 ‘아 3m...’ 신호위반일까요. 신호위반 아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멈출 수가 없어요. 대한민국 교통사고 조사관 중에 한 80%는 ‘안 넘었네. 신호위반이네’라고 합니다.

그런데 멈출 수 있는 사람 손들어보세요. 사람은 멈출 수가 없습니다. 브레이크가 밟히는 순간 1초 걸리죠. 1초 동안 약 17m 갑니다. 오히려 교차로 중간에 멈추게 되면 오히려 지나가는 차들이 중간에 멈춰있는 차 때문에 방해가 됩니다. 교통에 방해가 됩니다.

황색불 됐다고 급제동 하시나요? 갑자기 사람 달려드는 것처럼 급제동 하시나요? 그게 아니죠. 신호가 바뀌면 부드럽게 브레이크 밟아서 멈추죠. 그렇게 부드럽게 브레이크 잡아서 도저히 멈출 수가 없는 구간, 일반 딜레마 구간도 아니고 슈퍼 딜레마 구간입니다.

어떻게 멈춥니까. 따라서 신호위반이어서는 안 됩니다. 멈출 수 있었는데 왜 못 멈췄느냐, 그게 신호위반이죠. 따라서 블박차는 신호위반이어서는 안 되고요. 상대는 그렇게 유턴하면 안 되죠. 중앙선 안전지대 넘어서 갑자기 대각선 유턴하는 것, 예상할 수 있습니까? 예상할 수 없습니다.

한쪽은 정상, 상대는 비정상입니다. 블박차는 교차로 지나서 자동차를 몇 대 지나가나 보세요. 일곱 번째에요. 차와 차 사이도 멀기 때문에 한 60~70m는 이미 지나갔습니다. 교차로는 이미 지나간 거예요. 황색등이고 뭐고 신호위반이고 뭐고 지나간 것입니다.

난 정상적으로 직진하고 있는데 갑자기 들어왔어요. 게다가 블박차는 신호위반도 아니어야 하고요. 이런 사고, 블박차에게도 잘못이 있다는 것은 못 먹는 감 찔러나 보는 것입니다. 이번 사고, 블박차에게 잘못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불법유턴한 차의 100% 잘못이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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