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7급 공무원' 시대 열리나... 서울시 채용 계획에 변호사업계 '부글부글'
변호사 '7급 공무원' 시대 열리나... 서울시 채용 계획에 변호사업계 '부글부글'
  • 장한지 기자
  • 승인 2020.02.10 1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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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급 채용은 처음, 서울시 "채용 확대, 정년 보장"... 변호사단체도 '속앓이'만

[법률방송뉴스] 서울시가 올해부터 변호사를 채용할 때 기존 임기제 6급과는 달리 일반직은 7급으로 채용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논란과 함께 변호사 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변호사 7급 공무원 채용, 논란과 쟁점을 장한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법률방송]

서울시가 올해부터 변호사를 7급 일반직 공무원으로 채용합니다.

서울시는 기존 변호사의 경우엔 6급으로 채용해 왔는데, 임기제와 일반직을 떠나 변호사를 7급 공무원으로 뽑는 건 중앙부처를 포함해 이번이 처음입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7급 공무원 공채와 별도로 변호사만을 대상으로 뽑는 것일 뿐, 하는 일은 일반 공무원과 크게 다른 게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
"일반직 공무원처럼 계속 돌면서 이렇게 순환하면서 근무를 하시는 것이거든요. 꼭 법률적인 법률 업무에 국한되는 게 아니고 법률적인 지식을 가졌는데 전체 일반직 공무원이랑 근무하는 것을 똑같이 해서..."

이에 따라 군복무를 마친 남성 변호사의 경우엔 공무원 봉급표에 따른 7급 2~3호봉 급여가, 여성 변호사의 경우엔 7급 1호봉 급여가 지급됩니다.

"별도의 추가 변호사 자격증 수당 등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서울시 측의 설명입니다.

쉽게 말해 채용 경로만 다를 뿐 일반직 7급 공무원과 하는 업무도, 대우도 똑같이 하겠다는 구상입니다.

2020년 공무원 봉급표에 따르면 6급 1호봉 급여는 208만7천원이고 7급 1호봉은 187만2천900원으로, 6급은 200만원대에서 시작하는 반면 7급은 100만원 후반대에서 시작합니다.

[서울시 관계자]
"7급으로 낮춘다, 이런 개념은 아니고 법률적인 마인드를 가졌지만 일반직 공무원이랑 똑같이 전보를 하면서, 전보라고 하면 부서이동 하면서 똑같이 근무하는 것이거든요. 한 곳에만 있으면 이게 승진하는 게 사실 굉장히 어렵거든요. 6급으로 뽑아도 한 곳에만, 법무담당관, 법률지원담당관 이런 데만 있으면 승진하는 게 굉장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거든요."

서울시는 또 법률 업무에 국한한 6급을 뽑지 않고 7급을 선발하면 채용 자체의 기회와 문호도 더 넓어질 거라고 강조합니다.

지난 2017년 5명, 지난 2018년 3명의 변호사를 채용했던 서울시는 지난해엔 단 1명의 변호사도 채용하지 않았습니다.

채용 확대와 보직 순환 근무를 통한 승진 기회 제공을 통해 양질의 자원을 얻고, 채용 변호사는 평생직장을 얻게 되는 서로 윈윈하는 방안이라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입니다.

[서울시 관계자]
"6급으로 하게 되면 채용을 할 수 있는 인원도 한정이 돼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도 있고 아주 조금씩 뽑았었잖아요. 7급으로 뽑으면 확대 채용하려고 뽑는 것이니까요."

서울시의 이런 입장에도 변호사 업계는 불쾌하다는 반응입니다.

대한변호사협회 공식 입장을 듣기 위해 변협 대변인 김영미 변호사에 입장을 물었지만 변협 차원의 공식 대응은 없고, 사견임을 전제로 "법률적인 업무를 맡길 게 아니라면 왜 굳이 변호사를 뽑냐"고 반문합니다.

[김영미 변호사 / 법무법인 숭인]
"많이 채용해 주는 것은 감사하긴 한데 그 직급을 7급까지 낮춰서 하면서 업무도 변호사로서의 고유 업무가 아니라 그냥 (변호사) 자격증 있는, 어떻게 보면 덤으로 취급을 하면서 행정업무를 다수 맡기겠다는 건데. 그 취지와는 상관없이 처음부터 근본적인 문제가 있지 않나. 너무 변호사라는, 그런 변호사라는 자격 자체를 너무 폄하한 게 아닌가..."

변호사 수가 증가하면서 시장이 포화상태가 돼가는 점을 이용해 채용 확대를 명분으로 변호사들을 7급 공채로 일종의 ‘입도선매’ 하려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옵니다.

이는 다시 7급 공무원 시험 준비생에 대한 2차 피해로 이어질 거라는 것이 김영미 변호사의 지적입니다.

[김영미 변호사 / 법무법인 숭인]
"거의 이제 변호사로서 채용하는 게 아니라 그냥 공채로 채용하는 것과 동일한 업무를 맡기고 동일한 업무를 하게 하겠다는 건데 그러면 굳이 변호사를 채용해야 할까, 약간 그런 생각도 드네요. 그렇게 되면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많은 수험생들 입장에서도 불이익이 될 것 같거든요."

채용 확대와 정년보장이라는 서울시 주장에 대해서도 과연 로펌, 특히 기회가 되면 대형 로펌으로 옮기거나, 변호사로 개업하지 않고 정년까지 서울시 공무원으로 있을 변호사가 얼마나 되겠냐고 반문합니다.

결국 7급으로 뽑아서 이리저리 부서를 돌리며 일을 시키는 데까지 시키다 로펌 등으로 옮기면 또 새로운 변호사를 뽑아 같은 행위를 반복하려는 꼼수 아니냐는 게 변호사 업계의 의심입니다.

[김현 전 대한변호사협회장]
"대단히 유감스럽고요. 그렇게 직급을 낮춰서 채용하는 데는 역시 마찬가지로 그렇게 오래 근무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뽑아서 많이 그만두고 그렇게 하면 업무인계도 잘 안 될 것이고 결국은 국민들에게 피해가 갈 것 같고요."

통상 5급 행정고시에 준해 5급으로 채용되던 변호사들의 채용 직급이 6급으로 내려갔을 때도 떨떠름하지만 받아들였는데, 이제 다시 7급으로 더 낮춘다 하니 드러내놓고 말은 못하고, 자괴감과 함께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게 변호사 업계의 반응입니다.

서울시는 다음 달 중엔 관련 내용을 검토해서 채용 공고를 내겠다는 입장인데 '7급 공무원 변호사' 시대가 현실화할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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