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를 만나고 인생이 바뀌었어요... 자동차전용도로는 그 자체가 편견"

[법률방송뉴스] 오토바이 자동차전용도로 허용 '국회 1호 국민동의청원' 관련해서 오늘(7일)은 좀 특별한 인터뷰이들과의 얘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국민동의청원 사이트 → 바로가기)

바로 여성 오토바이 마니아들입니다.

오토바이 자체에 대한 편견도 편견인데, 거기다 '여성 오토바이 운전자'라고 하면 "저 사람들은 뭐지?" 하는 약간은 삐딱한 시선이 있는 것도 분명 현실인 것 같습니다.

오토바이 타는 언니들, "오토바이는 내 심장"이라는 그녀들의 솔직한 오토바이 수다를 전해드립니다. 장한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뭔가 '세 보이는' 검은색 오토바이 재킷에, 웬지 오토바이를 타고 달려야 할 것 같은 묘한 자극을 불러일으키는 오토바이 헬멧.

법률방송 스튜디오에 3명의 여성 오토바이 마니아가 모였습니다.

[장시내 / 광고그래픽 디자이너]
"안녕하세요. 저는 장시내라고 하고요. 지금 광고그래픽 디자이너 일을 하고 있습니다."

[백리세 / 대학원생]
"안녕하세요. 저는 백리세이고요. 저는 현재 대학원생인데 무용을 새로 시작하려고 해서 현재 발레 입시하고 있습니다."

[최혜은 / 유튜브 크리에이터]
"안녕하세요. 지금 현재 1인 크리에이터 유튜브 '달려라으니'로 활동 중인 최혜은입니다."

'여성'과 굉음을 내며 질주하는 오토바이. 첫 질문은 왜, 어떤 계기로 오토바이를 타게 됐는지였습니다.

[최혜은 / 유튜브 크리에이터]
"저는 바이크를 탄 지 지금 19년 차가 됐네요. 19년 차가 됐고, 제가 바이크 타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때 여성 라이더분이 그때 당시 '엑시브 125cc'를 타고 맞은편에서 오시더라고요. 그래서 그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장시내 / 광고그래픽 디자이너]
"저는 결혼을 지금, 기혼인데요. 결혼을 하고 나서 남편이 타는 것을 보고 저도 '안 되겠다' 싶어서 탄 케이스인데..."

처음 오토바이를 시작할 때 부모님이나 주변의 반응은 어땠는지, 반대는 없었는지 궁금했습니다.

역시나 다 뜯어말렸다고 합니다.

[장시내 / 광고그래픽 디자이너]
"엄청 많았죠. 특히나 부모님들한테는 아직도 지금도. 처음에는 주변 사람들도 ‘죽는다’, ‘바이크를 타는 것은 위험하다’ 부정적인 얘기만 계속..."

'오토바이 타는 여성'에 대한 생래적인 거부감과 삐딱한 시선도 당연히 따라왔습니다.

[최혜은 / 유튜브 크리에이터]
"아무래도 바이크라고 하면 남자의 전유물이기 때문에 남자들의 세계에 여자가 뛰어들었다는 것에 대해서 일단 거부반응이..."

[백리세 / 대학원생]
"저는 일단 '바이크를 타게 안 생겼다' 이런 말 듣고 '도대체 왜 타냐' 이런 얘길 되게 많이..."

안 그래도 제일 궁금했습니다. 도대체 왜 타는 걸까요.

[백리세 / 대학원생]
"바이크의 장점 중의 하나가 빠른 스피드지만 저는 스피드를 그렇게 즐기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저는 조금 겁이 많아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컨트롤하자' 그리고 매뉴얼 바이크는 조작을 하는 재미가 있잖아요. 기어변속. 저는 기어변속 하는 게 너무 재미있고 그리고 저는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예쁜 풍경을 보고 이런 식으로..."

'오토바이의 매력'을 얘기하자 '라이더'들의 표정이 뭔가가 떠올려지는 듯 사뭇 진지해집니다.

[장시내 / 광고그래픽 디자이너]
"일단 저 같은 경우에는 바이크로 인해서 제 인생이 바뀐 것 같아요. 인생의 완전한 전환점이 됐고 일단 나가서 달리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쌓아왔던 스트레스를 다 잊어버리는 것 같은 그런 희열을 느끼고 내가 직접 운전을 하면서 그 운전의 모든 미세한 것들을 다 몸으로 전달을 시켜주거든요, 바이크는. 그래서 그런지 더 희열을..."

[최혜은 / 유튜브 크리에이터]
"저는 오토바이의 매력이라기보다 바이크는 저한테는 심장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항상 늘 옆에 있는 친구 같은. 그리고 말씀하셨듯이 거의 비슷할 거예요, 라이더라면. 바람을 맞으면서 좋은 날씨에 좋은 풍경을 보면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어딘가를 향해서 같이 달린다는 것, 말로 표현이 안 될 정도로 '너한테 바이크가 뭐냐'고 하면 그냥 저는 '제 삶이요' 네."

[장시내 / 광고그래픽 디자이너]
"살면서 봐왔던 풍경들이나 이런 모든 것들이 몇 배의 감흥으로 오는 거예요. 바이크를 타보지 않은 사람들은 느낄 수 없어요."

그리고 이들에게 오토바이는 그저 값비싸고 튀어 보이는 취미에서 그치는 게 아닌 살면서 일상생활에도 꼭 필요한 필수품이라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백리세 / 대학원생]
"저는 일상용이랑 투어용 두 가지가 있는데요. 스쿠터를 데리고 왔는데 일상생활용으로는 정말 편리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집 근처 아무 데나 빠르게 가서 잠깐 세우고 용무 보고 돌아오고..."

[장시내 / 광고그래픽 디자이너]
"스쿠터를 하나 입양을 하게 됐어요. 스쿠터를 하나 만들어서 타는데 서울은 스쿠터가 갑인 거 같아요. 정말 이 교통체증에서 스쿠터를 많이 타시면 교통체증이 줄지 않을까..."

스쿠터를 마치 반려동물처럼 '데려왔다', '입양했다'라고 표현하며 오토바이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세 사람.

그럼에도 오토바이에 대한 여러 편견과 차별을 얘기하는 대목에선 목소리가 높아집니다.

[장시내 / 광고그래픽 디자이너]
"그만큼 저희도 소중하게 다루는 바이크들을 주차만 하려고 하면 '바이크는 저쪽!' 저희도 똑같이 취득세를 내고 모든 나라의 세금을 내면서 도로에서 운전을 하는 입장인데도 바이크는 한 공간에 주차를 내주지를 않아요. 그런 면에서 조금 부당하다고..."

[백리세 / 대학원생]
"갑자기 택시가 끼어들면서 저한테 창문을 열고 '오토바이는 차들 피해 다녀야지, 이렇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 안 된다'고 저한테 화를 내시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너무 놀라서 저도 이것 끌고 다니며 보험료 내고 다 하고 있는데 그런 일이 저는 굉장히 많았어요. 게다가 그냥 외관상 봤을 때 딱 여자애고 조그마해 보이고 더 만만하게 생각을 많이..."

한번 말문이 터지자 자신들이 왜 일부러 도로에서 '소음'을 내는지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만 아는 '전문용어'를 섞어가며 오토바이 시내 주행에 대한 애환을 털어놓습니다.

[백리세 / 대학원생]
"끼어드는 차량이 너무 많아서 제가 클랙슨을 울렸어요. 그런데 안에 있던 운전자가 제가 어디 있는지 막 찾는 거예요. 제가 클랙슨을 울릴 때까지 저를 못 본 거죠. 저는 그런 거에 너무 충격을 먹어서 그래서 저는 운전할 때 옆 차들을 믿지를 않아요. 이차들이 항상 언제 나를 향해 달려들지 모른다는 생각을 갖고..."

[최혜은 / 유튜브 크리에이터]
"사각지대나 소리가 저배기량이다보니까 소리가 작잖아요. 이런 말 써도 되나. '후카시', 후카시라는 말 쓰는데, 일부러 이렇게 '스로틀'을 당기는 이유가 저희를 방어하기 위해서거든요. 그런데 그것을 '시끄러워' 아니면 '쟤네는 소음방해야' 이런 식으로 안 좋게 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것도 저희의 또 하나의 저희를 보호하는 수단이라고..."

자동차전용도로보다 일반 시내의 도로 주행이 오토바이 운전자들에겐 훨씬 더 위험하다고 이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장시내 / 광고그래픽 디자이너]
"오히려 바이크는 시내에서 가장 사고가 많이 나요. 자동차하고 같이 부딪히는 경우들, 사거리나 신호등이나 이런 데에서 사고가 많이 나지 위험하기도 하고요. 그런 곳에서는 오히려 외곽만 나가면 사고 나는 일은 거의 없거든요. 제 사례를 보더라도..."

그런데도 거꾸로 '자동차전용도로'라는 것을 만들어서 오토바이만 못 들어오게 하는 건 현실을 전혀 모르는, 오토바이를 타는 입장에선 정말 터무니없는 불합리한 규제라는 게 이들의 항변이자 하소연입니다.

[장시내 / 광고그래픽 디자이너]
"자동차전용도로를 달릴 수 없다는 것, 그것도 사실 말이 안 되는 거예요. 자유롭게 저희가 모든 자동차와 같이 합당하게 받을 수 있을 만한 권리를 다른 나라에서는 모든 것을 같게 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바이크만..."

[최혜은 / 유튜브 크리에이터]
"당연한 권리주장인 것이고 우리도 취·등록세와 보험료, 정말 비싸게 자동차보다도 몇 배 비싼 금액을 내고 도로를 달리는데 세금도 내잖아요. 그 권리를 누리지 못한다는 점 그게 너무 아쉬워요."

'자동차전용도로'라는 제도와 용어 자체가 오토바이에 대한 근거 없는 편견과 규제를 만들어내고 강화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입니다.

[백리세 / 대학원생]
"자동차전용도로가 있다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 그냥 일반 자동차 운전자들에게 오토바이와 다르다는 편견을 심어주게 되는 계기가 되는 거 같아서 저는 그런 게 정말 싫었거든요. 왜냐하면 오토바이가 여기 왜 들어와, 오토바이는 오토바이끼리 다녀야지 이런 식으로 아직까지 많이 생각들을..."

음주운전, 칼치기, 과속 등은 자동차를 잘못 운전하는 ‘사람’의 문제이지 자동차 자체의 문제가 아닌 것처럼 ‘오토바이’도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이들이 바라는 건 큰 게 아닙니다.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어느 한쪽을 배제하고 차별하는 게 아닌 서로를 배려하며 함께 달리자는 것, 달릴 수 있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장시내 / 광고그래픽 디자이너]
"일단 인식이 정말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자동차와 바이크의 서로 간의 관계에 있어서 자동차만 타시는 분들이 바이크에 대한 인식을 안 좋게 보시지 마시고 조금 더 넓은 시야를 가져주시고 서로 간에 신경 써주신다면..."

[백리세 / 대학원생]
"여성 라이더 분들이 조금 더 많아졌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일반 라이더들 아닌 보통 배달하시는 분들도 안전 장구 꼭 착용해주셨으면 좋겠고 그리고 자동차도 오토바이를 서로 배려하고 오토바이도 자동차를 배려해서 그렇게 배려하는 라이딩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최혜은 / 유튜브 크리에이터]
"지금 바이크 문화가 저희가 바꿔나가야 할 시기라고 저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 라이더로 활동하시는 모든 분들이 불법을 안 하고 최대한 안전을 지키면서 좋은 인식을 우리 일반 분들에게 보여주시면 고속도로, 전용도로 해제 이런 것도..."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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