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황당' 교통사고... 핸드폰만 보며 걸어가던 보행자 과실 비율은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황당' 교통사고... 핸드폰만 보며 걸어가던 보행자 과실 비율은
  • 한문철 변호사
  • 승인 2020.02.09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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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 살피지 않고 횡단보도 건넌 보행자 책임 20%

▲한문철 변호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횡단보도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신호등 있는 횡단보도와 없는 횡단보도죠. 신호등 있는 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 신호가 들어왔을 때만 횡단이 가능하고요, 빨간 불일 때는 횡단보도가 아닙니다. 찻길이예요.

하지만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는 언제나 횡단보도입니다. 따라서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보면 주행자는 항상 좌우를 살피고 운전해야 합니다. 보행자가 들어오려고 해도 멈춰야 합니다. 그래야 안전하죠. 잠깐이라도 딴 생각을 하면 사람이 걸어가는데도 부딪히는 사고가 나기도 합니다. 동영상 보시죠.

블랙박스 차량(이하 블박차)이 왕복 2차로로 주행하던 중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앞을 지나갑니다. 어 사람 걸어오는데 아이쿠. 천천히 앞에 걸어가고 있는데 왜 못 피했을까요? 이해가 안 되시죠. 그런데 운전하다 잠시 방심하면 저런 사고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고 충격 지점을 보면 횡단보도 흰색선에서 약 2m 정도 떨어진 곳인데요. 먼저 이번 사고 횡단보도 사고일까요 아닐까요? 횡단보도 사고면 보행자를 보호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12가지 예외사유에 해당, 종합보험에 들어있더라도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그런데 잘 보시면 보행자가 횡단보도에서 2m 떨어져서 걷고 있어요. 횡단보도 사고가 아니라고 본다면 이번 사고는 법적으로 무단횡단 사고입니다. 종합보험처리로 끝나고 형사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다만 벌점과 범칙금은 부과 받겠죠.

이번 사고에 대해서 보행자 측은 “눈뜨고 뭐해요. 내가 그렇게 걸어가는데 왜 밀고 들어와요”라고 항의하며 “이번 사고는 블박차량의 100% 잘못입니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블박차량 측은 “제가 앞을 못 본 것은 잘못이지만 이번 사고는 횡단보도에서 조금 떨어져 있었잖아요. 그러니 무단횡단입니다. 그리고 보행자분도 차량을 살피지 않고 핸드폰 보며 걸어가고 있었으니까 과실비율이 100 대 0은 아니예요”라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사고 과실비율은 과연 몇 대 몇일까요?

횡단보도에서 떨어진 곳을 지났으니 무단횡단이다. 이 말은 형사적으로는 맞습니다. 하지만 민사적으로는 횡단보도의 흰색 선 위를 걸어가는 것이나, 조금 떨어진 곳을 걸어가는 것이나 무슨 차이가 있습니까? 궁극적으로는 운전자가 앞을 보지 않아서 일어난 사고죠. 

법원에서는 횡단보도에서 일어난 사고나, 그 앞에서 일어난 사고나 크게 차이를 두지 않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 일어난 사고에 대해서는 보행자 10% vs 자동차 90%로 봅니다. 물론 100 대 0인 경우도 있습니다. 보행자가 거의 다 건너가서 한두발자국 남았는데 차량이 보지 못해서 사고를 낸 경우. 그런 경우는 100 대 0입니다.

이번사고는 보행자가 중앙선 조금 건넜을 때 사고가 났습니다. 일반적인 법원의 과실 평가에 따르면 90 대 10입니다. 어떤 분은 보행자가 먼저 들어갔는데, 당연히 차량이 멈춰야지 왜 보행자가 10%나 책임을 지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행자가 앞만 보고 걷나요? 이곳은 신호등이 없기 때문에 차가 올 수 있어요.

횡단보도에 들어가기 전에도 차가 오는지 보행자를 보고 멈추는지 보행자는 좌우를 살폈어야 합니다. 그리고 보행 중에도 차량이 오는지 보행자가 좌우를 살펴야 하고요. 내가 중간쯤 갔는데 차가 빠르게 오면 서야 합니다. 따라서 주위를 살피지 않은 보행자도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리고 이번 사고의 경우는 보행자에게 일반적인 과실 비율인 10% 보다는 조금 더 과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일까요? 그냥 걸어가는 것과 핸드폰을 보며 걸어가는 것은 좀 다릅니다.

이번 사고 차량의 주행 속도는 그다지 높지 않았습니다. 이런 경우 그냥 걸어가다가 차량에 부딪힌 경우 보행자는 차량을 손으로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핸드폰을 보면서 걸어가다가 부딪히면 차량을 손으로 잡을 수 없죠. 만약 손으로 잡았더라면 이번 사고처럼 공중으로 붕 뜨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더 많이 다쳤어요. 결과가 더 중해진 것이죠.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보행자에게 과실을 조금 더 줘야 합니다.

그래서 이번 사고는 핸드폰을 보면서 걸어간 보행자에게 조금 더 책임을 지워 과실비율을 20%까지는 인정할 수 있겠습니다. 전체적으로 자동차 80 보행자 20입니다.

 

한문철 변호사 webmaster@lt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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