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400원 미납 버스기사 해고 '정당'... '86억원' 이재용과 삼성 준법감시위, '양형기준'
2천400원 미납 버스기사 해고 '정당'... '86억원' 이재용과 삼성 준법감시위, '양형기준'
  • 유재광 기자
  • 승인 2020.02.0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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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출범 삼성 준법감시위 내일 첫 회의, 본격 일정 시작
시민단체 "준법감시위 출범, 이재용 부회장 면죄부 안 돼"

[법률방송뉴스] 국회에선 오늘(4일) 국정농단 뇌물 혐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 흐름을 비판하며 엄정한 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그 논란의 중심에 있는 게 삼성그룹의 준법경영 강화를 목표로 하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인데 내일 첫 회의를 열고 공식 출범합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삼성 저격수’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사회로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오늘 기자회견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경실련, 참여연대, 민변 등 주요 노동·시민·사회단체들에서 참석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 국정농단 범죄의 진상규명과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엄정한 판결 촉구”가 기자회견 제목입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참석자들은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 재판부에 비판적입니다.

논란의 중심은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이 부회장과 삼성에 삼성그룹의 준법경영을 감시하고 지도할 제도적 장치 마련을 촉구하고 나선 데서부터 시작합니다.

삼성이 재판부 주문에 호응해 준법경영 감시 제도를 만들면 재판부가 이를 양형 사유에 반영하는 식으로 집행유예로 풀어주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입니다.

일단 모양새는 재판부는 준법경영 제도 마련 주문을 했고, 삼성은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준법감시위원회를 꾸려 정식 발족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 과정들이 결국 서로 짜고 치는 재판부의 ‘이재용 구하기’ 아니냐는 것이 기자회견 참석자들의 지적인데, 구체적으로 문제 삼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일단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미국 연방 양형기준 제8장을 준용해 준법감시위 출범을 이 부회장에 대한 양형 판단에 고려할 수도 있음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연방 양형기준 제8장은 ‘개인’이 아닌 ‘기업’에 대한 양형기준이고, 범행 당시 준법감시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경우에 한해 적용된다는 것이 참가자들의 주장입니다.

준법감시위를 양형기준에 적용하더라도 ‘삼성전자’가 아닌 개인 ‘이재용 부회장’에 적용할 수 없고, 그나마 사후에 설립한 준법감시위를 양형기준으로 삼는 건 말도 안 된다는 비판입니다.

이와 관련 박용진 의원은 몇년 전 시외버스 운전기사가 차비 2천400원을 회사에 덜 납입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한 사건을 언급하며 이 부회장에 대한 재판부의 엄정한 판단을 촉구했습니다.

당시 이 시외버스 운전기사는 1심에선 ‘단순 실수’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복직 판결이 났지만, 항소심은 “운송수입금 횡령 행위는 심각한 비위 행위”라며 1심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버스기사는 2천400원 ‘횡령’ 했다고 밥줄이 잘렸는데, 누구는 수십억 횡령에 수십억을 뇌물로 주고도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게 온당하냐는 것이 기자회견 참가자들의 지적입니다. 대법원은 상고심에서 이 부회장의 횡령·뇌물 액수를 86억원으로 판단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삼성은 삼성전자 등 7개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삼성 준법감시위 설치·운영에 관한 협약’에 대해 이사회 의결 절차를 마무리짓고 공식 출범했다고 오늘 밝혔습니다.

그룹 외부의 독립 기구로 출범한 삼성 준법감시위는 내일 오후 서출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공식 행보를 시작합니다.

위원장을 맡은 김지형 전 대법관은 지난달 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부회장 양형사유 면피용으로 이용당하지 않겠다”며 “삼성 윤리경영의 파수꾼이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습니다.

지난해 8월 대법원은 2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승마 지원 관련 말 비용 등을 뇌물이나 횡령 유죄로 판단해 파기환송했습니다.

앞서 이 부회장은 1심에서 징역 5년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1심이 유죄로 판단한 일부 혐의에 무죄가 선고되며 집행유예로 풀려났습니다.

대법원이 이를 다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것은 이 부회장에 대해 더 엄격히 판단해 다시 정의롭게 판결하는 취지라는 것이 기자회견 참가자들의 주장입니다.

재판부 고민이 깊어 보입니다.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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