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연합뉴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31일 별세했다. 향년 75세.

태광실업에 따르면 박 회장은 최근 폐암 증세가 악화돼 서울삼성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다 이날 오후 3시쯤 별세했다.

태광실업 관계자는 “박 회장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영면했다”며 “장례는 평소 고인과 유족들의 뜻에 따라 비공개 가족장으로 최대한 간소하고 조용하게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신발산업의 거목으로 불리는 박연차 회장은 1945년 11월 경남 밀양시에서 태어나 어려운 성장기를 보냈지만 자수성가한 기업인이다. 1966년 월남전 파병 당시 사업에 흥미와 재능을 발견하고 1971년 정일산업을 창업했다. 1980년 태광실업으로 이름을 바꾸고 50여년 간 그룹을 경영했다. 1987년 세계적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신발업계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하는 등 국내 신발산업의 부흥을 이끌었다.

무엇보다 박 회장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졌다. 변호사였던 노 전 대통령이 정치인의 길에 들어설 수 있도록 후원한 인물이 그였지만, 지난 2009년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로 노 전 대통령이 곤경에 처하는 계기를 만든 인물도 그였다.

당시 대검 중수부의 박연차 게이트 수사는 '노 전 대통령 일가 640만달러 뇌물' 수사로 번졌고, 결국 '논두렁 시계' 의혹까지 나오면서 노 전 대통령은 극단적 선택을 했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 전 대통령 부부에게 스위스 명품 시계를 뇌물로 제공했고, 권양숙 여사는 이 사실이 알려지자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논두렁 시계 사건의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컸다.

박 회장은 당시 조세 포탈 및 노 전 대통령 일가에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구속돼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유족은 부인 신정화씨와 아들 주환(태광실업 기획조정실장)씨, 딸 선영씨 등이 있다. 빈소는 경남 김해시 조은금강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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