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 저버리지 마라"... 추미애·김오수 정면비판 대검 감찰과장, 항명인가 충정인가
"양심 저버리지 마라"... 추미애·김오수 정면비판 대검 감찰과장, 항명인가 충정인가
  • 유재광 기자
  • 승인 2020.01.29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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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사건처리 과정에 내외부 의견 들어서 결정"... 검찰에 지시
정희도 대검 감찰2과장 "특정사건 수사 개입 의도, 검찰청법 위반"
검찰 간부가 장·차관에 반기, 내부통신망 글 언론에 실시간 생중계

[법률방송뉴스]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기소 관련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사이 이른바 ‘패싱’ 논란에 대해 법무부가 감찰에 착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법무부는 어제 대검 및 전국 66개 검찰청에 공문을 보내 "사건 처리 과정에서 내·외부 의견을 수렴하는 등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에 대해 현직 검찰 중간간부가 오늘 "검찰청법을 위반한 위법행위"라고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추미애 장관 지시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검사는 지난 23일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청주지검 형사1부장으로 전보된 정희도(54·사법연수원 31기) 대검 감찰2과장입니다.

정희도 과장은 오늘(29일) 오전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법무부 차관께’라는 제목으로 김오수 법무부 차관을 향한 글을 올렸습니다. 내용을 전해드리면 이렇습니다.

정 과장은 먼저 김 차관을 향해 "장관은 정치인이지만, 차관은 정치와는 거리가 먼 순수한 법률가"라며 "이런 위법에 눈감지 말고, 직을 걸고 막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런 위법’은 앞에서 말씀드린 ‘사건 처리 과정에서 내·외부 의견을 들어 합리적으로 하라'는 법무부 지시입니다.

이에 대해 "법무부의 지시는 '선거개입 사건' 등 특정 사건에 개입하기 위한 의도로 보이고, 그러한 지시는 검찰청법을 위반한 것이다“는 게 정 과장의 주장입니다.  

정 과장은 '합리적으로 하라‘는 법무부 지시의 숨은 ‘의도’를 읽는데서 더 나아가 “그 지시를 근거로 특정 사건에 어떤 형식으로든 개입한다면”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이는 명백한 위법행위가 될 것이다"는 주장을 거듭 피력했습니다. 

정 과장은 그러면서 드라마 ‘검사외전’ 대사를 언급하며 김오수 차관에 대해 "여러 차례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하셨다. 더 이상 법률가의 양심을 저버리지 말아달라"고 말했습니다.

뒤집어 보면 김 차관이 ‘자리에 연연해 여러 차례 법률가의 양심을 저버리고 있다’는 비판입니다. 어떻게 보면 일개 ‘과장’이 ‘차관’을 ‘양심도 없다’고 내부통신망에서 힐난한 겁니다.

정 과장은 또 이성윤 지검장을 ‘패싱’하고 최강욱 비서관을 기소한 걸 두고 법무부가 “날치기 기소”라며 감찰을 시사한 데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비판했습니다.

"이번 기소는 검찰청법 12조에 근거해 검찰총장의 지휘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졌다. 그럼에도 감찰을 한다면 명백한 직권남용이고, 장관이 사실상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사를 지휘·감독하는 위법행위가 될 것이다"는 게 정 과장의 말입니다.

같은 날 단행된 자신을 포함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 대해서도 정 과장은 "절차상으로는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검찰청법 34조1항 규정을 위배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윤석열 총장이 대검 중간간부들은 전원 유임시켜 달라는 요청을 전달했는데 이건 의견 전달인지 아닌지 뭔지 논외로 하고, 정 과장은 "검찰총장의 최소한의 유임 요청마저 묵살하고 특정사건 수사 담당자, 대검 중간간부를 대부분 교체했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정 과장은 이에 "위법에 순응하지 않겠다. 가짜 검찰개혁, 정치검찰은 거부하겠다"는 자신의 결기를 밝히며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정 과장은 지난 13일에도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 대해 "검찰총장을 허수아비로 만들기 위한 인사다"라며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정면으로 비판한 바 있습니다.

정 과장의 주장 자체에 대해선 이쪽이냐 저쪽이냐, 진영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고, 여기서는 더 평가나 언급을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두 가지 궁금함이 듭니다. 

다른 정부 부처에서도 이렇게 일개 과장, 부장이 장·차관을 이른바 들이받는 일이 검찰에서처럼 심심찮게 벌어지는지, 그리고 검찰 ‘내부통신망’에 쓴 글이라고 하는데, 내부통신망에 쓴 글이 어떻게 이렇게 언론에 실시간으로 생중계되고 가공되는지.

직급을 떠나 조직 내의 부조리나 불합리에 내부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순 있습니다. 

그러나 그 내부 문제제기가 언론에 생중계되고, 내부 문제제기를 검찰과 언론이 서로의 입맞에 맞게 이용하고 이용당하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그건 ‘정치’의 영역입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그 전에도 그랬고, 이쪽 저쪽 진영을 떠나, 일개 검사의 내부 글 자체가 언론에 앞다퉈 다뤄지는 것 자체가 그게 언론이든 검찰이든 누구에 의해, 어떻게 만들어졌든 비정상적인 검찰 모습의 한 단면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장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정치검찰은 거부하겠다”는 정 과장의 결기가 정 과장 개인을 넘어 검찰 전체에 구현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김오수 차관. /법률방송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김오수 차관. /법률방송

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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