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서지현 성남지청 부부장검사,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 /법률방송
왼쪽부터 서지현 성남지청 부부장검사,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 /법률방송

[법률방송뉴스] 청와대와 여권 등 현 정권을 상대로 한 수사를 진행하던 검찰 중간간부들에 대한 '학살 인사'라는 비난 일변도의 평가를 받고 있는 23일 법무부의 검찰 인사. 그 외에는 별다른 화젯거리도 없는 듯한 분위기에서 그나마 거론되는 인사 대상자들이 있다.

검찰 내 성추행 폭로로 '미투' 운동을 촉발시켰던 서지현(사법연수원 33기) 성남지청 부부장검사, 강원랜드 채용비리 재수사 과정에 검찰 수뇌부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한 안미현(41기) 의정부지검 검사, 전현직 검찰 고위간부들을 경찰에 고발하는 등 검찰 내부 비판에 앞장섰던 임은정(30기) 울산지검 부장검사, 3명의 여성 검사가 그들이다.

법무부는 이날 인사를 발표하면서 “우수 여성 검사들을 법무부와 대검찰청 등 주요 보직에 적극적으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지현 검사를 법무부에 배치해 법무·검찰 조직문화 개선 및 양성평등 관련 업무를 담당하게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지현 검사는 법무부의 이날 인사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런데 법무부가 별도의 설명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힌 것이다. 법무부에 배치하겠다는 것만 밝혔지, 어느 부서로 갈지 어떤 업무를 맡길지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검찰개혁을 내세우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검찰 내부고발자 역할을 했던 서 검사에게 별도로 '임무'를 맡기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서 검사는 이번 정식 인사 대상자는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며 "곧 법무부 파견 등의 형태로 내부 인사 처리를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이처럼 서 검사가 정확한 보직이나 부서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법무부 근무 발표가 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고 보고 있다.

질병휴직 상태인 서 검사는 복직계를 내고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 검사는 지난 2018년 1월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폭로, 미투 운동에 불을 댕겼다. 서 검사는 1, 2심에서 징역 2년이 선고됐던 안 전 국장이 지난 9일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사건이 파기환송되자 "여전히 끝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개혁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안미현 검사는 지난 2018년 2월 방송에서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를 진행할 때 최종원 당시 춘천지검장이 수사 조기 종결을 지시했고, 그 배경에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과 염동열 의원, 모 고검장, 검찰 수뇌부 등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현재 의정부지검에 재직 중인 안 검사는 이날 인사에서 전주지검에 배치됐다.

그런데 당초 법무부는 안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으로 전보하려 했으나, 안 검사 본인의 강력한 의사에 따라 전주지검으로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안 검사의 의중이 또한 미묘한 해석을 낳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임은정 검사는 검찰 내부게시판은 물론 언론 인터뷰, SNS 등을 통해 가장 활발하게 자신이 몸담고 있는 검찰 조직을 비판하고 개혁 목소리를 내온 것으로 유명하다.

임 검사는 현직인 울산지검 부장검사로 유임됐다. 일부에서는 이번 인사를 앞두고 임 검사가 서울중앙지검의 요직으로 갈 것이라는 하마평도 돌았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자리를 계속 지키게 됐다.

임 검사는 지난 2018년 서울남부지검 성폭력 은폐 사건과 관련해 김진태, 김수남 전 검찰총장을 고발했고, 지난해에는 부산지검 공문서 위조 사건과 관련해 김수남 전 검찰총장, 김주현 전 대검 차장, 황철규 전 부산고검장 등 검찰 전현직 고위간부들을 고발했다.

저작권자 © 법률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