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경영 파수꾼" vs "이재용 형량 낮추기 꼼수"...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출범
“윤리경영 파수꾼" vs "이재용 형량 낮추기 꼼수"...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출범
  • 신새아 기자
  • 승인 2020.01.09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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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형 전 대법관 위원장 내정 "이재용 부회장에 위원회 운영 독립성·자율성 다짐 받아”
금속노조 "김지형, 판사 시절 ‘에버랜드 전환사채’ 무죄 선고... 고양이에 생선 맡긴 꼴"

[법률방송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 등 혐의 재판을 받고 있는 삼성의 윤리경영 파수꾼 역할을 할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이끌 김지형 전 대법관이 오늘(9일) 기자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준법감시위 위원장직을 수락한 이유와 위원 구성, 향후 운영계획 등에 대해 밝혔는데 노동계에선 이재용 부회장의 ‘형량 낮추기용 기만’이라는 쓴 소리가 나왔습니다.

기자간담회 현장에 신새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기자간담회는 김지형 전 대법관이 대표변호사로 있는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 사무실에서 진행됐습니다.

간담회엔 삼성의 준법경영 계획 발표에 대한 언론의 관심을 반영하듯 수십명의 취재진이 몰렸습니다.

김 전 대법관은 위원장 제안을 받고 처음엔 완곡하게 거절했다는 말로 기자간담회를 시작했습니다.

준법경영에 대한 삼성의 진정한 의지에 대한 의심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 면피를 위해 이용만 당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는 게 김 전 대법관이 밝힌 거절 이유입니다.

김 전 대법관은 그러면서 실질적이고도 가시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김지형 전 대법관 / 삼성 준법감시위원장 내정자]

“지금 진행되는 총수의 형사재판에서 유리한 양형사유로 삼기 위한 면피용에 지나지 않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향후에 혁신적인 개선을 이루어내지 못하게 되면 ‘결국 이용만 당한 것 아니냐’ 라고 하는 평가가 이어질 것이 두려웠습니다.”

삼고초려 끝에 결국 위원장직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 김 전 대법관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 보다는 실패하더라도 뭔가를 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판단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대법관은 그러면서 삼성이 먼저 변화의 문을 열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에게 준법감시위원회 완전한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을 거듭 다짐받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지형 전 대법관 / 삼성 준법감시위원장 내정자]

“위원장 수락에 앞서서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위원회 구성부터 시작해서 운영에 이르기까지 자율성과 독립성을 전적으로 보장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위원회가 마련할 준법감시 프로그램이 실효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거듭거듭 다짐과 확약을 받았습니다.”

준법감시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총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됩니다.

경실련 사무총장 출신 고계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 언론인 출신 권태선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공동대표,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 교수, 대검 차장을 지낸 봉욱 변호사, 심인숙 중앙대 로스쿨 교수 등 6명이 시민·사회·법조계 인사로 꾸려졌습니다.

삼성 사내 인사는 이재용 부회장의 서울대 동양사학과 선배인 이인용 삼성전자 사회공헌업무 총괄 고문이 유일합니다.

영역별 전문성과 우리 사회의 대표성 등을 두루 감안했다는 것이 김지형 전 대법관의 설명입니다.

[김지형 전 대법관 / 삼성 준법감시위원장 내정자]

“이상으로 소개해 드린 6분 내정자 전원은 삼성의 아무런 관여 없이 제가 독자적으로 판단해서 참여를 권유했고 어렵사리 수락을 받았습니다. 회사 측 이인용 내정자도 예외 없이 제가 지정했습니다.”

위원회 지위와 운영은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 7개 삼성 주요 계열사와 협약을 맺고 회사 외부에 독립적으로 위원회를 설치해 준법경영 감시를 할 계획입니다.

구체적으론 이사회나 경영위원회 의결·심의사항을 모니터링 해 감시하고, 법 위반 위험요인을 인지하면 조사 및 보고를 시행해 시정 및 제재 요구 등의 조치를 취하는 한편,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합니다.

예방과 대응, 회복의 3단계를 통해 준법 감시자이자 준법 통제자로서 준법경영의 파수꾼이 되겠다는 게 김지형 전 대법관의 공언입니다.

[김지형 전 대법관 / 삼성 준법감시위원장 내정자]

“때에 따라서는 법 위반 사안을 직접 조사하기도 하겠습니다. 특히 회사 최고경영진의 법 위반 행위에 대해서 위원회가 곧바로 직접 신고를 받는 체계도 만들겠습니다. 그에 따라서 법 위반 리스크나 위반 행위를 적발할 경우 필요한 조치를...”

김 전 대법관은 “준법감시 분야에 성역을 두지 않겠다”며 “뇌물수수·청탁 등 부패행위 뿐 아니라 노조나 승계문제 등도 감시의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삼성 돈을 받고 일하는 삼성 하부 기관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듯 김지형 위원장은 “준법감시위 감시 대상에 이재용 부회장 등 총수도 예외는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노동단체들은 김지형 전 대법관의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내정에 대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라는 냉소를 보냈습니다.

금속노조 등은 김 전 대법관의 기자간담회가 열린 법무법인 지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변호사는 판사 시절 삼성의 3대 세습을 위한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에서 이건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또 “변호사 개업 후에도 노조 파괴로 악명 높은 유성기업 변호를 맡아 어용노조 설립과 직장폐쇄·해고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며 “이 부회장 형량을 낮추려는 보여주기식 행동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 했습니다.

위원회의 공식 출범은 2월 중으로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향후 위원회가 경영 효율과 준법 감시라는 상반된 가치를 어떻게 조화 시킬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법률방송 신새아입니다. 

 

신새아 기자 saeah-shi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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