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보다 형량 무거운 아동·청소년 음란물 제작... “피해자 스스로 찍었어도 ‘제작’ 처벌”
강간보다 형량 무거운 아동·청소년 음란물 제작... “피해자 스스로 찍었어도 ‘제작’ 처벌”
  • 유재광 기자
  • 승인 2020.01.09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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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 여부 상관 없어"... 헌재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

[법률방송뉴스] 청소년에게 음란행위를 하게 시키며 스스로 이를 촬영까지 하도록 했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음란물 제작으로 처벌할 수 있을까요.

박모씨는 지난 2017년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알게 된 당시 18살 A양에게 “68만원을 주겠다”며 음란행위를 시켰습니다. 박씨는 또 음란행위를 하는 장면을 촬영까지 하도록 시켰습니다.

박씨는 이렇게 A양이 스스로 찍은 음란 동영상 6편을 전송받아서 보관하고 있다가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제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법 제11조 1항은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제작·수입 또는 수출한 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같은 조 5항은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임을 알면서 이를 소지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박씨는 재판 도중 “자신은 음란물을 제작한 적이 없다”며 형이 무거운 ‘제작’ 부분에 대해서 법원에 위헌제정신청을 냈지만 기각됐습니다.

이에 박씨는 “자신을 아동·청소년 음란물 제작으로 처벌하는 건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며 헌법재판소에 직접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아동·청소년 음란물 ‘제작’의 의미가 광범위하고 불명확해 죄형법정주의에 반해 위헌이다”는 것이 박씨의 주장입니다.

헌재는 하지만 박씨의 헌법소원에 대해 오늘(9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헌재는 먼저 아동·청소년 음란물 제작에 대해 “객관적으로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촬영해 재생 가능한 형태로 저장할 것을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구체적인 지시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피해자인 아동·청소년의 동의 여부나 영리목적 여부를 불문하고, 해당 영상을 직접 촬영하거나 기기에 저장할 것을 요하지도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것이 헌재의 판단입니다.

이에 헌재는 "심판대상 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대법원도 2018년 9월 같은 취지로 박씨에 대한 유죄 판결을 확정한 바 있습니다.

"직접 면전에서 촬영하지 않았어도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기획하고 촬영하거나 만드는 과정에서 구체적 지시를 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아동·청소년 음란물 '제작'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입니다.

"촬영을 마치고 재생 가능한 형태로 저장된 때 아동·청소년 음란물 제작은 범죄의 완성, 기수(旣遂)에 이른다"고 대법원은 설명했습니다.

아동·청소년 음란물 제작은 형량이 징역 5년 이상으로 징역 3년 이상인 강간죄보다 처벌이 무거운 범죄입니다. 호기심이든 뭐든 무슨 이유에서든 절대 엄두도 안 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판결로 보는 세상’입니다.

 

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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