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골든글로브상 수상, 칸 황금종려상 이어
봉준호 수상소감 "우리는 하나의 언어를 쓴다, 그 언어는 영화"

'기생충'으로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골든글로브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 /연합뉴스
'기생충'으로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골든글로브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5일(현지시간)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골든글로브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기생충'은 골든글로브상 수상으로 2월 9일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상(오스카) 시상식에서도 수상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아카데미상과 함께 미국 양대 영화상으로 꼽히는 골든글로브상은 아카데미상의 전초전이라 불릴 정도로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기생충'은 아카데미상 예비후보로 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주제가상 2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있다. 최종 후보작은 오는 13일 발표되는데, '기생충'은 각본상과 감독상, 작품상 후보로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비영어권 영화에 상대적으로 배타적인 할리우드에서 '기생충'이 골든글로브상을 수상한 것은 세계 영화산업을 이끄는 주류에서 인정받았다는 또다른 큰 의미가 있다.

골든글로브상을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는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에서 '기생충'을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한국 영화가 골든글로브상 후보에 오른 것은 물론 수상한 것도 '기생충'이 처음이다. '기생충'은 칸영화제 작품상인 황금종려상 수상에 이어 골든글로브상 수상으로 한국 영화의 위상을 한층 드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기생충'은 스페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 중국 룰루 왕 감독의 '더 페어웰', 프랑스 래드 리 감독의 '레 미제라블', 프랑스 셀린 시아마 감독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등 쟁쟁한 경쟁작을 제쳤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올해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기생충’의 가장 강력한 경쟁작으로 꼽혔다.

봉준호 감독은 수상 직후 소감을 통해 "놀라운 일입니다. 믿을 수 없습니다. 나는 외국어로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어서, 통역이 여기 함께 있습니다. 이해 부탁드립니다. 자막의 장벽, 장벽도 아니죠, 1인치 정도 되는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만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함께 후보에 오른 페드로 알모도바르, 그리고 멋진 세계 영화감독님들과 함께 후보에 오를 수 있어서 그 자체가 이미 영광입니다. 우리는 단 하나의 언어를 쓴다고 생각합니다. 그 언어는 영화입니다"라고 감격적인 소감을 밝혔다.

'기생충'은 한편 기대를 모았던 각본상 수상에는 실패했다. 이날 골든글로브상 각본상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브래드 피트 등이 출연한 화제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를 연출하고 시나리오를 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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