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심장 터질 듯이 기뻐"... 이언주 "총선 승리 통해 개정해야"
민주당 내 유일 기권 "공수처 악용 위험" 소신 금태섭 '비난 포화'

왼쪽부터 조국 전 법무부장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법률방송
왼쪽부터 조국 전 법무부장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법률방송

[법률방송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이 30일 국회를 통과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검찰을 가리켜 "견제받지 않는 권력기관을 '해체'하기 시작한 데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한다"고 말했고,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내표는 "문재인 정권 비리 은폐처인 공수처는 북한의 보위부, 나치의 게슈타포 같은 '괴물'이 될 것"이라며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했다.

극과 극을 달리는 여야 정치권 한편으로 국회 바깥에서도 공수처를 둘러싼 말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공수처 '말말말'을 정리해본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페이스북 캡처
조국 전 법무부장관 페이스북 캡처

조국 “눈물이 핑돕니다. 오늘 하루는 기쁠 수 있겠습니다”

검찰개혁을 자신의 소임이라고 주장했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공수처법이 처리되자 지난 11월 11일 이후 오랜만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그는 "학자로서 오랜 기간 공수처 설치를 주장했고, 민정수석으로 입법화를 위해 벽돌 몇 개를 놓았던지라, 만감이 교차한다"며 "눈물이 핑돕니다. 오늘 하루는 기쁠 수 있겠습니다"라고 썼다.

조 전 장관은 "검찰개혁의 상징인 공수처란 집을 지어주신 국회의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공수처, 검찰, 경찰이 각각의 역할을 하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기초한 수사구조 개혁'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캡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캡처

진중권 “한국에만 있는 제도라던데, DNA 특성 있는 건가?"

조국 전 장관과 서울대 82학번 동기로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가 조 전 장관 딸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을 계기로 조 전 장관 비판에 나섰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진 전 교수는 “분위기가 하도 무서워서 그 동안 감히 질문도 못 꺼냈는데, 이제 통과됐으니 묻죠”라며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 공수처, 전 세계에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라던데, 왜 그것만이 검찰개혁의 방법이라고들 했던 거죠?"라고 썼다. 그는 이어 "꼭 그래야만 하는 한국인만의 DNA 특성 같은 게 있는 건가요?”라고 덧붙였다.

그는 “집권 3년 차에 접어들면서 점차 데자뷔 현상이 강해진다. 이거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고 말을 이었다. “우병우 민정수석이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돼 구속당했다면 구속은 면했지만 조국 민정수석 역시 같은 혐의로 기소됐고, 박근혜 정권이 국정원을 통해 선거에 개입했다면 문재인 정권은 청와대를 통해 선거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고”라며 “어째 이 리스트가 점점 길어질 것 같은 예감은 나만의 것인가?”라는 것이다.

박원순 “23년 세월 뛰어넘어 심장이 터질 듯이 기쁘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31일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렸다. 그는 자신이 1996년 참여연대 사무처장 시절 공수처 설치 내용을 담은 부패방지법안을 청원했다고 운을 떼고 "23년이라는 세월을 뛰어넘어 심장이 터질 듯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시장은 게시물에서 당시 국회 앞에서 법안 통과를 촉구하며 팻말을 들고 찍은 자신의 사진을 올렸다. 그는 “6년 동안 입법청원 운동을 한 끝에 다른 부패방지법안은 통과됐지만 이 공수처 법안만 반대에 부딪혀 오늘에 이르렀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수처법 통과로 제도와 상식이 만들어나갈 검찰개혁의 첫 단추를 바로 끼우기 시작했다"며 "국민의 열망이던 검찰개혁은 이제 시작이다. "법이 권력의 '흉기'가 아니라 온전히 '국민의 무기'가 될 수 있도록 정의를 위한 시간에 함께 힘을 보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언주 “분노 끓어올라, 총선 승리 통해 다시 개정하면 된다”

‘미래를 향한 전진4.0’ 창당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언주 무소속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이 의원은 “반민주악법 공수처 독재법이 통과되고 말았다”면서 "혹시나 했지만, 몸싸움을 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결국 말도 안되는 상황을 눈뜨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반드시 공수처 악법을 무력화시켜야 한다"며 “공수처법을 강행 처리하면서 온갖 국기문란 사건으로 조마조마하던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세력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겠지. 분노가 끓어오른다"고 썼다.

이 의원은 이어 “아직 끝나지 않았다. 총선 승리를 통해 다시 개정하면 된다. 그러려면 총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해야 하지 않겠나. 범보수는 뼈를 깎는 성찰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목숨 걸고 막는다더니, 모두 한강으로 가거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공수처법 국회 통과 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한국당이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한 데 대해 "이제 의원직 총사퇴도 의미 없다"며 "야당의 존재가치가 없다면 오늘 밤이라도 모두 한강으로 가거라"라며 거칠게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목숨 걸고 막는다고 수차례 공언하더니만 무기력하게 모두 줘버리고 이젠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한국당에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도대체 지난 1년 동안 뭐 한 것이냐. 뭘 믿고 여태 큰소리친 것인가"라며 "그러고도 내년 초에 당원들 모아놓고 면피를 위해 헛된 희망고문 또 할 것인가. 그러고도 견제하겠다고 내년 총선에 국민들에게 표 달라고 할 수 있겠나. 답답하고 한심하다"라고 말했다.

"정권충성 기관 악용 위험성 크다" 금태섭에 '비난 포화'

금태섭 의원은 공수처법 국회 표결에서 민주당 의원 중 유일하게 기권표를 행사했다. 검사 출신인 금 의원은 여당 의원이면서도 그간 공수처 설치에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금 의원은 공수처법 통과 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그가 해당 행위를 했다며 제명하거나 출당해야 한다는 수백개의 글이 권리당원 게시판에 올라오는 등 비난을 당하고 있다.

금 의원은 평소 "공수처는 본질상 사정기구이고 권력기관이며, 그런 또다른 특별권력기관을 만드는 것은 시대적 과제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세계 어느곳에도 비슷한 예가 없는 조직으로, 청와대를 바라보는 정권충성 기관으로 악용될 위험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월 법무부 국정감사에서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게 글로벌 스탠더드”라며 “우리 검찰개혁 방안 역시 특수부 폐지 같이 검찰이 직접수사권을 내려놔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건데, 공수처는 왜 수사권과 기소권을 다 가져야 하느냐”고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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