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 내내 '실검 전쟁'... 영장 기각되자 보수성향 네티즌들 움직여

27일 포털 네이버 '급상승 검색어' 1위에 '권덕진아웃', 4위에 '권덕진'이 올라있다. /네이버 캡처
27일 포털 네이버 '급상승 검색어' 1위에 '권덕진아웃', 4위에 '권덕진'이 올라있다. /네이버 캡처

[법률방송뉴스] '권덕진아웃'이 27일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권덕진'은 이날 새벽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서울동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이름이다.

'권덕진아웃'의 실검 1위 등장은 보수 성향 네티즌들이 움직인 결과다. 권덕진 부장판사를 비판하는 이들이 '권덕진아웃'을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올려놓기 위해 집단적으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특정 이슈를 놓고 상대방이 서로 경쟁적으로 실검 장악을 노리는 '실검 전쟁'과는 다르다고 볼 수도 있지만, 포털 실검을 장악하려는 기도가 조 전 장관 영장 기각을 놓고도 되풀이된 것이다.

권 부장판사의 조 전 장관 영장 기각을 놓고 보수 성향 네티즌들이 주를 이루는 온라인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 등에서는 "중도층도 화났다", "죄질이 나쁘면 사회와 격리해야 한다"는 등 권 부장판사를 겨냥한 반응들이 쏟아졌다.

강용석 변호사 등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도 이날 오전 "권덕진아웃 실검 1위 가자"며 기름을 붓기도 했다. 

조국 사태는 국내에서 포털 실검 전쟁을 본격화시킨 계기로 꼽을 만하다. 조 전 장관 관련 각종 의혹이 불거진 지난 8월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은 '조국 힘내세요' '조국 사퇴하세요'로 각각 키워드를 지정해 실검 전쟁을 벌였다. 지난 9월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은 인사청문회를 앞둔 그를 응원한다며 '조국 힘내세요', '조국 검찰개혁' 등의 키워드를 실검 상위로 밀어올렸다. 조국 찬반 집회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 10월에는 조 전 장관을 반대하는 측이 '조국 구속' '조국 수사'로 실검 상위권에 올리자, 지지자들은 '조국수호검찰개혁'이라는 검색어로 맞섰다.

실검 전쟁은 '여론 조작'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10월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네이버, 카카오 대표에게 실시간 검색어 폐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포털 다음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지난 23일 "2020년 2월부터 실시간 이슈 검색어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 측은 "최근 실시간 이슈 검색어는 결과의 반영이 아닌 현상의 시작점이 돼버렸다"며 "카카오의 철학과 맞지 않기에 이를 종료하고 본연의 취지와 순기능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겠다"고 이유를 밝혔다. 실시간 이슈 검색어는 재난이나 속보 등 국민들이 빠르게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이슈를 공유하는 서비스인데, 실검 전쟁 등으로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그 순기능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아무튼 실검 1위에 오를 정도로 조 전 장관 영장을 기각한 권덕진 부장판사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권 부장판사는 경북 봉화 출신으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사법시험에 합격, 2000년 대구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중앙지법, 서울가정법원, 서울고법 등을 거쳐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냈다. 올해 서울동부지법에 부임해 영장전담 판사로 일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중단' 관련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범죄혐의는 소명된다"면서도 영장을 기각한 권 부장판사는 지난달 27일 뇌물 혐의를 받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당시 권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도망 염려가 있다"며 "피의자의 지위, 범행기간, 공여자들과의 관계, 공여자의 수, 범행 경위와 수법, 범행 횟수, 수수한 금액과 이익의 크기 등과 범행 후의 정황, 수사진행 경과, 구속 전 피의자심문 당시 피의자의 진술 등을 종합해 판단한 결과"라고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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