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공수처, 과잉수사 또는 뭉개기 부실수사 우려"... 검찰과 공수처, 기시감
대검 "공수처, 과잉수사 또는 뭉개기 부실수사 우려"... 검찰과 공수처, 기시감
  • 유재광 기자
  • 승인 2019.12.26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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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윤석열 검찰총장 지시로 '4+1 협의 공수처안'에 대한 입장문 발표
"공수처에 검찰 수사착수 통보는 중대한 독소조항... 절차상으로도 하자"

[법률방송뉴스] 대검이 국회 처리를 앞두고 있는 공수처 설치 법안 제24조 제2항에 대해 “중대한 독소조항”이라는 강력한 워딩을 써가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문을 냈습니다.

대검이 공수처 법안에 대해 명시적으로 반대 입장을 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공수처에 대한 범죄 통보조항(안 제24조 제2항)은  중대한 독소조항임’

대검이 기자단에 공지한 입장문 제목입니다.

대검이 ‘중대한 독소조항’이라고 표현한 공수처 법안 해당 조항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발견된 공직자의 범죄 정보를 모두 공수처에 통보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고위 공직자 수사’라는 공수처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이른바 ‘4+1’ 협의 과정서 새로 삽입된 조항입니다. 

이에 대해 대검은 입장문에서 1,2,3,4로 나누어 해당 조항이 왜 독소조항인지 조목조목 지적했습니다.

대검은 먼저 공수처의 법적 성격부터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공수처는 반부패 수사기구일 뿐, 검찰·경찰의 고위공직자 수사 컨트롤타워나 상급기관이 아님에도 검경의 수사착수단계부터 그 내용을 통보받는 것은 정부조직체계 원리에 반함”이라는 것이 대검의 지적입니다.

대검은 "공수처가 검경의 수사착수 내용을 통보 받아야 할 이유도 없으며, 공수처, 검찰, 경찰은 각자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각각의 역할을 수행하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수사 착수 사전 통보 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도 대검은 지적했습니다.

“압수수색 전단계인 수사착수부터 검경이 공수처에 사전보고하면 공수처가 입맛에 맞는 사건을 이첩 받아가서 자체 수사 개시하여 '과잉수사'를 하거나 또는 검경의 엄정수사에 맡겨놓고 싶지 않은 사건을 가로채가서 '뭉개기 부실수사'를 할 수 있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수사의 신속성, 효율성을 저해하며 사건관계인의 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국가 전체적인 반부패수사역량을 저해할 우려가 높다“는 것이 대검의 우려입니다.

대검은 또 기존 검찰 수사 관행에 비춰 봐도 해당 조항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검찰에서 법무부·청와대에도 수사착수를 사전보고하지 않는데 대통령과 여당이 공수처장 내지 검사 임명에 관여하는 현 법안 구조에서 공수처에 대한 사건 통보는 공수처의 수사검열“이라는 것이 대검의 인식입니다.

대검은 그러면서 “공수처 통보가 청와대·여당 등과 수사정보 공유로 이어져 수사의 중립성 훼손 및 수사기밀 누설 등 위험이 매우 높음”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대검은 해당 조항의 절차적 정당성 문제도 도마에 올렸습니다.

"기존 패트안의 중대한 내용을 변경하는 수정안으로 수정의 한계를 넘었을 뿐만 아니라 위 조항은 사개특위, 법사위에서 공식적으로 논의조차 되지 않았던 사항이 4+1 협의 과정에서 갑자기 포함된 것으로 절차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음"이라는 것이 대검의 지적입니다.

대검의 오늘 입장문 발표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입장문 자체의 논리 구조나 명분은 크게 흠잡을 곳이 없습니다. ‘과잉수사’나 ‘뭉개기 부실수사’ 등에 대한 우려와 지적도 충분히, 당연히 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

다만 검찰이 ‘과잉수사’나 ‘뭉개기 부실수사’를 지적한 데 대해선 살짝 묘한 기시감도 듭니다.

애초 공수처를 설치하려는 것도 이른바 ‘선택적 정의’로 대변되는 검찰의 과잉수사나 ‘제 식구 감싸기’ 부실수사 논란 때문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하면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4+1 협의에서 원안에 없던 공수처에 검찰 수사착수 통보 조항을 새로 삽입해 논란을 자초한 것도 명분을 떠나 썩 좋아보이진 않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대검은 ‘공수처장 임명에 대통령과 여당이 관여하는 구조’라고 했는데 기본적으로 공수처장은 야당 추천 인사 2명이 거부하면 임명될 수 없는 구조입니다.
  
가장 궁금한 건 야당은 전여 관여할 수 없고 온전히 대통령 의중대로 임명하는 검찰총장은 ‘청와대·여당 등과 수사정보 공유’를 안 하는데 야당 인사가 반대하면 임명할 수 없는 공수처장은 뭐를 근거로 ‘청와대·여당 등과 수사정보 공유로 이어’질 거라고 보는가 하는 점입니다.

아무튼 공수처 법안 처리가 임박한 것 같은데 어떻게 처리되고 어떻게 운용되는지 지켜보고 감시해야 하는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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