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표창장 위조 판단 이후 '이제 학교에 남아 있을 수 없겠다' 예감"

진중권 동양대 교수 사직서. /페이스북 캡처

[법률방송뉴스]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자신의 교수직 사직에 대해 "명분도 정의도 교훈도 없다"고 비판한 공지영 작가에 대해 "직장에 사표 내는 데에 무슨 명분이나 정의나 교훈씩이나 필요하냐"며 자신의 사직에 대한 입장을 거듭 밝혔다.

진 교수는 21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표창장이 위조됐다는 판단을 내린 후 '이제 학교에 남아 있을 수 없겠다'는 예감을 했다”며 자신이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19일 동양대 교수직 사직서 제출 사실을 공개한 진중권 교수는 2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그 후에 벌어진 일은 결말까지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진 교수는 사직서를 낸 이유에 대해 먼저 "내가 동양대에 학위도 없이 교수로 특채된 것 자체가 보기에 따라서는 적폐의 일부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그러면서 "보수정권 시절, 그것도 보수적인 지방에서 학교로 들어오는 압력이나 항의로부터 나를 지켜주신 분께 진퇴에 관한 고언을 드리려면 최소한 직을 내놓고 하는 게 예의라고도 생각했다“고 적었다.

진 교수가 공개한 사직서 작성 날짜는 9월 10일이다. 9월 10일은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전 장관의 임명안을 재가한 다음 날이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딸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논란 당시 사직서를 작성하고 조 전 장관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실제 진 교수는 정의당에 탈당계를 내고 9월 27일 특강에서 “조 장관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건 명백하다”고 주장하는 등 조 전 장관 임명을 강한 톤으로 비판했다.

진 교수는 또 "정치권의 무차별적인 공격으로 학교와 총장에 대해 부당하게 잘못 알려진 부분을 해명하려면 더 이상 이 학교의 구성원이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최근 교육부로부터 학위 위조 판정을 받고 총장 해임 요구를 받은 최성해 총장에 대해 잘못 알려진 부분에 대해선 적극 해명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진 교수는 이와 함께 조국 전 장관 사태 국면에서 공지영 작가를 포함해 조 전 장관에 비판적 입장을 취했던 자신에 쏟아졌던 비판에 대한 심경도 밝혔다.

온라인에선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최성해 동양대 총장의 학위 위조 교육부 발표를 언급하며 최성해 총장과 진중권 교수를 세트로 묶어 “교수직에서 잘리기 전에 사표를 냈다”는 식으로 비판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관련해서 진 교수는 자신의 사직에 대해 "명분도 정의도 교훈도 없다"고 비판한 공지영 작가에 대해 "직장에 사표 내는 데에 무슨 명분이나 정의나 교훈씩이나 필요하냐"고 반문하며 불편한 심경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진 교수는 "누구나 제 삶의 서사를 갖고 있다. 그 서사가 깨지면 삶의 의미 자체가 사라진다"며 자신에 대한 비판에도 현재 입장을 굽힐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진 교수는 그러면서 "그래서 어떤 사람은 제 삶의 서사가 깨지지 않게 배려하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길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의 선택도 남에게 모욕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진 교수는 1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마지막 수업 마치고 미리 써놓았던 사직서 냈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5분 후에는 “내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나. 이젠 자유다”라는 글도 추가로 올렸다.

공지영 작가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 링크를 첨부해 "명분도 없고 정의도 없고 메시지도 없고 교훈도 없이!”라며 진 교수를 조롱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동양대는 진 교수의 사표를 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미학과를 나와 베를린자유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한 진 교수는 지난 2012년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로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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