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 파더스' 참여재판 간다... "양육비 미지급 신상공개, 명예훼손"
'배드 파더스' 참여재판 간다... "양육비 미지급 신상공개, 명예훼손"
  • 장한지 기자
  • 승인 2019.12.19 1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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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사안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 있다"... 검찰 약식기소를 정식 재판 회부

[법률방송뉴스] '배드 파더스'(Bad Fathers)라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이혼 뒤 주기로 한 양육비를 주지 않는 이른바 '나쁜 아빠'들의 실명과 생년월일, 얼굴을 공개하는 사이트입니다.

그 취지에도 불구하고 배드 파더스 사이트 대표는 그동안 15번이나 고소를 당했다고 하는데요.

그동안은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이나 벌금형 약식기소 정도로 마무리가 됐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정식 재판에 회부돼 내년 1월 14일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다고 합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사이트 운영자를 고소한 사람의 전 아내의 말 등을 두루 들어봤습니다. 장한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혼한 뒤 아이를 키울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이른바 '나쁜 아빠들'의 얼굴과 이름, 거주지 등을 공개하는 '배드 파더스' 사이트입니다.

홈페이지 초기 화면 상단의 '양육비 미지급은 죄입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양육비를 주지 않으려면 얼마든지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며 태도 변화와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사이트입니다.

사이트 개설 이후 지난 1년간 110건의 양육비 미지급 문제가 해결됐습니다.

등록 건수 대비 해결 건수는 27.5%. 정보가 공개된 10명 중 3명은 결국 양육비를 지급한다는 얘기입니다.

[구본창 / 배드파더스 활동가]
"양육비는 아이들의 생존권과 직결되기 때문에 '아이들의 생존권' 하고 그 다음에 양육비를 무책임하게 지급하지 않는 미지급자들의 무책임한 '미지급자들의 개인적인 명예', 두 가지의 가치가 충돌하는 것이잖아요. 두 가지의 가치가 충돌하는데 두 가지의 가치 중에 어떤 것이 우선하느냐..."

그 취지에도 불구하고 사이트 운영자 구본창씨는 1년여 남짓한 기간 동안 15번이나 고소를 당했습니다.

혐의는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입니다.

그동안 불기소 처분이나 벌금형 약식기소에 그쳤는데, 이번 고소는 재판부가 "사안을 정확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며 직권으로 정식 재판에 회부했습니다.

[구본창 / 배드파더스 활동가]
"판사가 이것은 재판을 통해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자세히. 이렇게 해서 판사 직권으로 재판으로 넘긴 것이고요. (처음이네요.) 네, 네."

관련해서 법률방송은 이번 정식 재판에 회부된 사건 고소를 한 고소인의 전 아내, A씨의 말을 들어봤습니다.

[A 양육비 지급 불이행 피해자]
"무지막지하게 이유도 없이 술을 먹고 그러는 것도 아니고 자기 감정에 따라서 폭력을 행사하고 자기 분노를 스스로 조절하기가 힘들어서 저한테 가해지는 폭력 때문에 지속되는 폭력 때문에, 그리고 그 폭력이 점점 더 강도가 심해졌거든요. 그래서 2012년도에 이혼 소송을 시작했고..."

4년 간의 힘겨운 소송 끝에 "위자료 3천만원에 매달 60만원의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지만 전 남편은 10만원씩 몇 번 주는 시늉만 하고 양육비를 주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A 양육비 지급 불이행 피해자]
"충분히 이 사람이 '줄 수 없는 상태다' 이런 것도 아니고 BMW, 벤츠 타고 다니고 또 심지어는 지금 다시 재혼을 해서 아이 아빠더라고요. 본인이 당연히 줘야 되는 것이고 본인이 파탄 사유를 그렇게 인정받았으면 반성을 하고 최소한 미안한 줄도 알아야 하는데..."

이런 일이 A씨에게만 개인에게만 벌어지는 특별한 일은 아닙니다.

실제 여성가족부의 '2018 한부모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부모가정 가구주 2천500명 가운데 "양육비를 단 한 번도 받지 못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무려 73.1%나 됐습니다.

이혼한 뒤 10명 중 7명 이상은 받기로 한 양육비를 단 한 번도 받지 못했다는 얘기입니다.

재판부가 이번 사건을 정식 재판에 회부해 자세히 들여다보겠다는 것도 배드파더스 사이트의 공익성을 인정할지 여부를 판단해보겠다는 취지가 포함돼 있습니다.

[이은영 변호사(법무법인 숭인) / 배드파더스 측 공동변호인단]
"정보통신망법 위반 사건은 비방의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공익성이 있는 경우는 비방의 목적이 부인되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양육비 미비급 사실을 알리는 사이트가 공익성이 있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고요. 그래서 무죄가 된다는..."

소송은 법무법인 태평양의 공익법인재단 동천과 여성변호사회 등 12명의 변호사로 공익 변호인단이 구성됐습니다.

재판은 변호인단 요청을 법원이 수용해 내년 1월 14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됩니다.

관련해서 지난달부터는 인터넷을 통해 "양육비 미지급자 명단 공개가 처벌되어서는 안 된다"는 국민 탄원서 접수가 진행 중입니다.

[이은영 변호사(법무법인 숭인) / 배드파더스 측 공동변호인단]
"저희가 주장하는 것도 양육비 미지급 사실은 이 사실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려야 되고,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알려야 할 그런 중요한 내용이기 때문에..."

양육비 지급을 이행하지 않는 나쁜 부모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사이트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단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재판부는 어떤 선고를 내릴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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